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흰띠

자료출처 : http://jawoon.byus.net

글이 너무 좋아 옮겨 봅니다. 오늘을 사는 현대인들...그리고 지도자들이 마음에 새기고 가야 할 글인 것 같아 허락없이 옮겨 왔습니다. -- 김

7. 흰 띠

진달래가 곱게 피어 마음이 들뜬 봄날!
말을 더듬고 몸이 말을 잘 안듣는 규혁이가 입관을 했다.
흰띠를 매어 주고 주먹 쥐는 법을 알려 주는데 몇 번을 알려 주어도 주먹쥐는 것이 잘 안된다.
다음날 또 주먹쥐는 것을 알려 주는데 또 안되는 것이였다.
그러자 규혁이가 속이 상했는지 " 사 사 사범님! 저 저 태 태 태권도 안 안 할래요."하고 말한다.
안쓰러워 웃으며 물끄러미 바라보니 규혁이가 고개를 떨군다.
문득 주먹 쥐는 것이 잘 되는 나를 삼일 동안이나 반복 시키던 사범님 생각이 났다.
그것은 규혁이처럼 주먹을 잘 못쥐는 아이를 지도 하는 것보다 더 힘든일이 아니였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규혁이가 태권도를 포기 하지 않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소중하게 생각되어 나는 인내를 가지고 지도 하기로 했다.
규혁이에게 주먹 지르기 한번 하기 위해서 나는 여러번 시범을 보여야만 했고 반복된 설명을 계속 해야 했다.
많은 갈등 속에 규혁이를 지도하며 첫 심사(8급)에 응심 시키기 위해서 나는 넉달이라는 시간이 걸려야 했다.

첫 심사 날!
규혁이 어머니는 백합꽃으로 만들어진 꽃다발을 준비해 오셨다.
그러면서 나에게 " 사범님! 규혁이가 사범님 이야기만 해요. 이번 심사에 기대가 굉장히 큰데.... 합격해야 이 꽃다발을 줄텐데.... "

심사가 시작되고 규혁이는 앞차기에 이어 태극1장을 하기 시작했다.
어설픈 동작으로 열심히 하던 규혁이가 17번째 동작에서 다리가 꼬이며 넘어지고 말았다. 그러자 장내는 시간이 정지된 듯 잠시 조용하다가 이내 웃음바다가 되었다.
순간 나는 " 아! 어떻게 할까? "하고 고심하다 규혁이를 바라보며 박수를 쳐 주었다.

일어선 규혁이의 얼굴이 일그러지며 눈물이 흐르기 시작한다.
" 규혁아! 다시 시작해 " 하고 내가 힘있게 말하자 나를 쳐다 본다 .
" 준비! 태극1장 시~작" 하고 구령을 붙이자 규혁이는 다시 시작했다.

아무런 생각이 나지 않는다.
다만 규혁이가 끝까지 할 수 있기를 바랄 뿐....잠시후 박수 소리에 정신이 들었다.
바라보니 규혁이는 태극1장 마지막 18번째 동작인 앞굽이 몸통 반대 지르기를 하고 있었다.

심사가 끝나고 꽃다발을 내게 가져오는 규혁이!
비로소 나는 규혁이의 마음을 알 수 있었다.
무엇이 소중한지를 아는 그 마음을....콧등이 찡해져온다.

그랬다.
규혁이는 내게 자신을 맡기고 있었던 것이다.
嵩山(숭산) 소림사에서 신광이 달마에게 자기를 맡기듯.....

傳燈錄(전등록)에 전해지기를

『神光(신광)은 달마를 만나기 전에 공자와 노자의 교리 그리고 장자와 주역을 통하고도 진리를 깨우치지 못하였다. 그리하여 신광은 道를 구하기 위해 소림사로 가서 달마를 조석으로 섬기며 물었으나 아무런 가르침이 없자 홀로 생각하기를 " 옛사람이 도를 구할 때는 뼈를 깨뜨려 골수를 빼내고 피를 뽑아 주린 이를 구제하고, 머리를 진땅에 펴고 벼랑에서 떨어져 주린 호랑이를 먹였다. 옛사람도 이러하거늘 나는 또 어떤 사람인가." 하며 그 해 12월 9일 밤 폭설이 내리는데 신광은 꼼짝도 않고 서 있으니 새벽녘에는 눈이 무릎까지 쌓였다.

달마가 민망히 생각하여 물었다.
" 네가 눈 속에 오래 서서 무엇을 구하는가?"
이에 신광은 슬피 울면서 사뢰었다.
" 바라옵건데 감로의 문을 여시어 여러 중생들을 널리 제도하여 주시옵소서 "
달마가 대답하였다.
" 위 없는 묘한 도는 여러 날을 부지런히 정진하여 행하기 어려운 일을 행하고 참기 어려운 일을 참아야 하거늘 어찌 작은 공덕과 작은 지혜와 경솔한 마음과 교만한 마음으로 참 법을 바라는가. 이는 헛수고만 할 뿐이다."
이 말을 들은 신광은 달마가 자기의 작은 공덕과 지혜와 경솔함과 교만함이 가득찬 마음을 질책하는 것을 깨닫고 슬며시 칼을 뽑아 왼쪽 팔을 잘랐다고 한다.
그것으로 신광이 자기의 마음을 보이자 달마는 신광이 법기임을 비로소 깨닫고 혜가라는 법명과 법(道)을 전해 주었다고 한다. 』

흰띠!
자기를 스승에게 맡길 줄 아는 마음을 가져야 진정한 흰띠인 그러한 제자다움을....나는 규혁이를 통해 느끼면서 참된 스승이란 흰띠와 만나면 흰띠가 되어야 진정한 스승이 되리라 생각하며 그가 전해준 백합꽃을 바라 보았다.

" 향기가 좋고 아름다웠다! 오래도록 나의 기억에 남을 만큼.... "

자운무예 용두태권도장의 홈페이지에서...옮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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