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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배달일화(4) (구마적패와의 혈투)

고향인 전북김제에서 소학교를 마친 나는 서울(경성)로
유학을 왔다.
그러나 공부엔 별관심없고 무술이나 운동에만 관심있었던
나는 부모님 몰래 권투도장에 다녔다.
당시에는 무술도장이란게 유도도장이 있기는 했으나, 유도는
일본무술이란 점때문에 싫어서 할수없이 권투도장을 다닌것이다.
아침마다 강변에서 달리기를 했는데, 어느날이었다.
두소녀가 강변모래밭에서 배구공을 가지고 놀고 있었는데
불량배 두명이 공을 뺏고 소녀들을 희롱했다.
그때 내가 나서서 도와주었다. 어릴적부터 이것저것 무술을
배웠고, 권투도 1년넘게 배운터라 3류 건달들 몇명 상대하는건
일도 아니었다. 둘다 한방씩에 보내버렸다.
그러고나서 그일을 잊고 지냈다. 몇달뒤 나는 전국중학권투선수권
에 나가서 결승까지 올라갔고, 결승전에서 상대를 힘겹게 누른뒤
우승을 차지했다. 내가 링에서 내려오는데 어느 낯익은 소녀한명이
나에게 꽃다발을 건네는게 아닌가?
자세히보니 몇달전 강변에서 도와줬던 그소녀들중 한명이었다.
그녀는 "그때는 경황이 없어서 인사도 제대로 못드렸어요.그래서
항상 미안한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어느날 우연히 길거리에 붙은
벽보에서 최영의씨가 오늘 결승전을 갖는다는걸 보게되어서 이렇게
찾아온거랍니다."
그녀는 나보다 3살 연상이었다.그때부터 그녀와 나는 사랑하는 사이가
되었다.
그런데 시간이 흐를수록 그녀에게 깊은 수심이 있다는 것을 알게되었고
나는 어느날 캐물었다. 그녀는 "저에겐 어릴적 부모님이 정해주신
약혼자가 있답니다.그는 일본유학까지 다녀온 인텔리이지만 종로
구마적패의 중간보스에요.
저는 건달과 결혼하기는 죽어도 싫어요" 나는 그녀가 약혼자가 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나는 "그러면 그와 파혼하면 되잖아요."
그녀는 "우리집에서도 뒤늦게 그걸알고 파혼하려 했으나 그가 놓아주질
않아요. 파혼하면 우리집을 가만놔두지 않을거예요."
그녀는 무서운듯 떨고 있었다.
나는 주먹을 불끈쥐며 "걱정말아요. 내가 당신을 지켜주리다."
그녀는 말없이 머리를 내어깨에 기댔다.
며칠후 권투도장에 갔더니 선배하나가 나를 불렀다.
"영의야, 몸조심해라. 구마적패 애들이 너를 수소문하고 다닌다더라.
오늘도 도장에 와서 너의 훈련시간등을 묻고 갔다더라."
나는 "올것이 왔구나"라고 직감했다.
훈련을 마치고 하숙집으로 가는 지름길로 가기위해 좁은 골목길을
접어들었을때, 앞에 몇놈이 진을 치고 있었다.
그중 안경쓴 한놈이 "네가 최영의냐?"
나는 "그렇다 "
그는 "어린놈이 공부나 할것이지 남의 여자나 꼬드기고 다니고,,,"
나는 "싫다는 여자를 억지로 붙잡아두는게 건달들이 할짓이냐?"
당시의 건달들은 요즘의 건달들과는 달라서 의리의 사나이들이었다.
그는 "어린놈이 배짱이 좋군. 얘들아,붙잡아와라."
세놈이 달려들었다. 나는 발을 쓸것도 없이 스트레이트만으로
세놈을 눕혀버렸다.그러자 언제 몰려들었는지 여러놈이 달려들었다.
나는 일단 골목골목을 돌아서 하숙집방향으로 뛰었다.놈들의 숫자가
너무 많았던 것이다.
하숙집으로 뛰어들어와 방안으로 들어오자 잠시후 여러놈이 뛰어드는
소리가 들리더니 방문이 열렸고 여러놈이 덥쳐들어왔다. 나는 닥치는대로
놈들을 때려눕혔다. 몇놈은 방문을 움켜쥐고 마당으로 나가떨어졌고
몇놈은 방바닥에 뒹굴었다.
그러나 아직 15살에 불과했고, 무술도 배우는 단계였던 나에게
전문주먹꾼들 수십명은 역부족이었다. 순간적으로 헛점을 보이자
나는 곧 수세에 몰렸고, 이내 바닥에 쓰러졌다.그러자 놈들의
주먹과 발세례가 퍼부어졌다.그날 하숙집할머니의 나를구하기위한
노력은 눈물겨웠다.억센놈들에게 맞아가면서 뜯어말렸던 것이다.
내가 초주검이 되자 안경쓴놈이 다가오더니
"오늘은 이쯤 해두겠지만,다시한번 내약혼녀를 건드리면
네놈 목숨은 없는거야. 그래도 주먹하나는 쓸만한 놈이군."
그날일로 나는 몇달동안이나 병원신세를 졌다.
무엇보다 부모님과 가족들의 실망이 컸다. 내가 서울에서
공부열심히 하고 있는줄로만 아셨던 것이다.
나는 몸이 아픈것보다도 그녀가 걱정되어서 죽을맛이었다.
그래서 점차 몸이 나아가자 놈들에게 복수하기로 계획을
세웠다. 그러나 곧 친구를 통해 그녀의 결혼소식을 들음으로써
나의 복수계획은 물론 나의 첫사랑도 허망하게 끝나버렸다.
더이상 내가 다치는것을 원하지 않았던 그녀가 서둘러 결혼을
해버린 것이다.
그러자 갑자기 한국이 너무도 싫어졌다.그로부터 몇달후
나는 관부연락선을 타고 일본으로 밀항을 하게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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