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새보다 더 급한 것이 시합규칙 입니다.
품새라니요? 물론 현행품새도 그간의 실전성과 점점 멀어지고 있지만도요..
더 급한 것은 경기 규칙의 개정 입니다. 개정이 과격하면 개선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합니다..
근데 현직 태권도 사범님께서 현실을 이토록 외면 하시면...정말 실망입니다.
저의 의견은 중앙일보에서 퍼온글로 대신 하겠습니다.
태권도 난개발 뜯어 고치기
[중앙일보 2004.09.16 18:32:30]
[중앙일보 김석현 스포츠 부장] 도장에 들어서면 맨 먼저 벽에 걸린 태극기에 경례한다.
정신 가다듬는 순간이다. 조용한 태극기, 차분한 마루 냄새…. 그 분위기와 만나면 방금
전까지 밖에서 까불고 다닌 게 갑자기 미안해지곤 했다.
한겨울에도 도장엔 불씨 하나 없었다. 창문까지 열어 찬바람과 냉기가 바깥 그대로였다.
맨몸에 얇은 광목 도복 하나 걸치고, 맨발로 마루를 디디면 오그라든다. 그래서 빨리 몸
을 달구려고 더 세게 팔다리를 뻗고 기합을 질렀다.
도장의 규율은 어린애라고 깔보지도 봐주지도 않았다. 대부분 어른이던 그들은 같잖은 꼬
마인 나와 겨뤄줄 때도 고개 숙여 예를 갖췄다. 그 억센 팔다리들과 부딪느라 내 정강이
뼈와 팔뚝은 늘 퍼렇게 멍들었다. 새끼줄 감은 나무토막도 매일 두들겼다. 여차하면 사범
의 호통과 발이 날아왔다.
가끔 그들은 어디서 얻어맞고 온 일을 얘기했다. 그들이 맞는 이유는 망치를 든 손을 함
부로 휘두르지 못하는 것과 같았다. "싸움 피하려고 그냥 몇대 맞아줬다"고 했다.
청도관.무덕관.창무관.지도관.송무관.오도관…. 문파는 많았지만 유단자들은 지나가다 아
무 도장에나 들어가 몸을 풀 수 있었다. 지금과 달리 흔치 않던 검은 띠에 대한 예우였
다.
오래 전에 태권도를 한 사람들은 아마도 기억할 장면들이다. 독한 수련, 엄한 규율, 나서
지 않는 겸손과 예절. 그게 태권도의 정체다. 그래서 무도(武道)라고 한다.
그런 태권도가 많이 변했다. 덩치부터 부쩍 컸다. 군(軍)과 동네꼬마들을 통한 대중화가
주효했다. 해외에서 내린 뿌리도 탄탄하다. 2000년부터는 올림픽에도 나가는 우리 상품이
다. 한데 늘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무도다움의 퇴색, 상품으로서의 불완전성 같은 것들
이다.
딱딱한 마루바닥 대신 쿠션 있는 매트. 주로 아이들로 채워지는 요즘 도장 모습이다. 겨
울에도 온실처럼 따뜻하다. 아이들은 도복 속에 내복을 껴입는다. 실내화까지 신기도 한
다. 도복 바짓단을 질질 끌며 나다니는 아이들. 그 애들이 무도의 의미를 알까. 수년 전
미국 시골에서 연수하던 시절 그곳 도장에서 본 그들의 엄격.진지함에 놀란 적이 있다.
동경 대상인 종주국의 도장 풍경을 그들이 보지 못하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밖
에서는 그런데 우리 도장들은 버릇없는 태권소년들에게 관대하기만 하다.
이번 아테네올림픽은 태권도를 망신 준 무대였다. 재미없는 경기라는 비난이 최고조
였다. 마주 서서 강종거리다가 옆구리에 발길질 몇번 주고받고 끝나는 게임. 화끈한 이종
격투기가 뜨는 세상에 그건 확실히 불량품이었다. 그나마 문대성의 막판 시원한 KO승 금
메달이 체면을 살렸다. 재미가 없는 건 선수들이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굳이 어렵
고 화려한 기술을 감행할 이유가 없는 단조로운 득점규정 때문이다. 고난도 기술에 훨씬
큰 점수를 주면 제2, 제3의 문대성은 우리에게서 얼마든지 나온다.
급속한 대중화로 무도다움을 잃고, 자만에 빠져 대충 상품화한 게 오늘의 태권도다. 양
적 팽창을 따라가지 못한 질적 부족. 이른바 태권도 난개발의 후유증이다.
장기 집권한 김운용(전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씨의 퇴장, 그리고 이번 올림픽 때의 입방아
는 태권도에 변신을 주문하고 있다. 수련방식과 경기규정 모두에 더 강하고 세련된 경쟁
력을 요구한다. 기왕 세계무대에 내놓은 우리 상품이라면 군말 없이 최고급으로 키워야
한다. 일선도장과 협회와 세계연맹이 함께 나서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더 급한 것은 경기 규칙의 개정 입니다. 개정이 과격하면 개선이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 합니다..
근데 현직 태권도 사범님께서 현실을 이토록 외면 하시면...정말 실망입니다.
저의 의견은 중앙일보에서 퍼온글로 대신 하겠습니다.
태권도 난개발 뜯어 고치기
[중앙일보 2004.09.16 18:32:30]
[중앙일보 김석현 스포츠 부장] 도장에 들어서면 맨 먼저 벽에 걸린 태극기에 경례한다.
정신 가다듬는 순간이다. 조용한 태극기, 차분한 마루 냄새…. 그 분위기와 만나면 방금
전까지 밖에서 까불고 다닌 게 갑자기 미안해지곤 했다.
한겨울에도 도장엔 불씨 하나 없었다. 창문까지 열어 찬바람과 냉기가 바깥 그대로였다.
맨몸에 얇은 광목 도복 하나 걸치고, 맨발로 마루를 디디면 오그라든다. 그래서 빨리 몸
을 달구려고 더 세게 팔다리를 뻗고 기합을 질렀다.
도장의 규율은 어린애라고 깔보지도 봐주지도 않았다. 대부분 어른이던 그들은 같잖은 꼬
마인 나와 겨뤄줄 때도 고개 숙여 예를 갖췄다. 그 억센 팔다리들과 부딪느라 내 정강이
뼈와 팔뚝은 늘 퍼렇게 멍들었다. 새끼줄 감은 나무토막도 매일 두들겼다. 여차하면 사범
의 호통과 발이 날아왔다.
가끔 그들은 어디서 얻어맞고 온 일을 얘기했다. 그들이 맞는 이유는 망치를 든 손을 함
부로 휘두르지 못하는 것과 같았다. "싸움 피하려고 그냥 몇대 맞아줬다"고 했다.
청도관.무덕관.창무관.지도관.송무관.오도관…. 문파는 많았지만 유단자들은 지나가다 아
무 도장에나 들어가 몸을 풀 수 있었다. 지금과 달리 흔치 않던 검은 띠에 대한 예우였
다.
오래 전에 태권도를 한 사람들은 아마도 기억할 장면들이다. 독한 수련, 엄한 규율, 나서
지 않는 겸손과 예절. 그게 태권도의 정체다. 그래서 무도(武道)라고 한다.
그런 태권도가 많이 변했다. 덩치부터 부쩍 컸다. 군(軍)과 동네꼬마들을 통한 대중화가
주효했다. 해외에서 내린 뿌리도 탄탄하다. 2000년부터는 올림픽에도 나가는 우리 상품이
다. 한데 늘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무도다움의 퇴색, 상품으로서의 불완전성 같은 것들
이다.
딱딱한 마루바닥 대신 쿠션 있는 매트. 주로 아이들로 채워지는 요즘 도장 모습이다. 겨
울에도 온실처럼 따뜻하다. 아이들은 도복 속에 내복을 껴입는다. 실내화까지 신기도 한
다. 도복 바짓단을 질질 끌며 나다니는 아이들. 그 애들이 무도의 의미를 알까. 수년 전
미국 시골에서 연수하던 시절 그곳 도장에서 본 그들의 엄격.진지함에 놀란 적이 있다.
동경 대상인 종주국의 도장 풍경을 그들이 보지 못하는 게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밖
에서는 그런데 우리 도장들은 버릇없는 태권소년들에게 관대하기만 하다.
이번 아테네올림픽은 태권도를 망신 준 무대였다. 재미없는 경기라는 비난이 최고조
였다. 마주 서서 강종거리다가 옆구리에 발길질 몇번 주고받고 끝나는 게임. 화끈한 이종
격투기가 뜨는 세상에 그건 확실히 불량품이었다. 그나마 문대성의 막판 시원한 KO승 금
메달이 체면을 살렸다. 재미가 없는 건 선수들이 실력이 모자라서가 아니다. 굳이 어렵
고 화려한 기술을 감행할 이유가 없는 단조로운 득점규정 때문이다. 고난도 기술에 훨씬
큰 점수를 주면 제2, 제3의 문대성은 우리에게서 얼마든지 나온다.
급속한 대중화로 무도다움을 잃고, 자만에 빠져 대충 상품화한 게 오늘의 태권도다. 양
적 팽창을 따라가지 못한 질적 부족. 이른바 태권도 난개발의 후유증이다.
장기 집권한 김운용(전 세계태권도연맹 총재)씨의 퇴장, 그리고 이번 올림픽 때의 입방아
는 태권도에 변신을 주문하고 있다. 수련방식과 경기규정 모두에 더 강하고 세련된 경쟁
력을 요구한다. 기왕 세계무대에 내놓은 우리 상품이라면 군말 없이 최고급으로 키워야
한다. 일선도장과 협회와 세계연맹이 함께 나서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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