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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tkd.net에서 퍼옴...<공자의 본분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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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



공자(孔子)가 조국인 노나라를 떠나 제나라로 간 것은 그의 나이 35세 때였다. 노나라에 정변이 일어나 군주가 망명하고 정치 질서가 무너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자가 찾아간 제나라 역시 속으로 곪아가고 있었다.

군주인 경공은 정사를 제쳐놓고 총애하는 애첩들과 희희낙락하느라 후계자도 정하지 않았고 그 사이 실력자인 진씨 가문이 호시탐탐 군주의 자리를 엿보는 상황이었다. 조정의 신하들은 정신 나간 군주와 실력자 사이에서 갈팡질팡했고 사회 윤리는 뒤죽박죽이 되었다. 죄없는 백성들만 무거운 세금을 내고 강제부역하며 고통받고 있었다.

위기를 느낀 경공이 어느날 공자를 찾아와 물었다. 어떻게 하면 기울어져가는 나라를 바로 세울 수 있겠느냐고. 공자의 대답은 간단했다. "임금은 임금노릇을 하고 신하는 신하노릇 하며 아비가 아비노릇 하고 자식이 자식노릇을 하면 됩니다.(君君 臣臣 父父 子子)" 여덟 자 밖에 안되는 짧은 말이지만 그 말 속에서 공자가 강조한 것은 직분과 책임 정치와 사회의 윤리였다.

경공은 그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이렇게 말했다. “맞습니다. 군신과 부자가 각기 그 본분을 다하지 못한다면 나라 재정이 넉넉한들 태평할 수 있겠습니까" 그러나 경공은 공자의 말을 실행에 옮기지 못했다. 말은 쉬운데 이미 무너진 사회 정치 윤리를 바로 세운다는 것이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경공은 마침내 진씨에게 국권을 내주는 불행을 맞았다.

논어 안연편에 나온 공자의 이 직분론은 같은 편에서 강조한 신의론과 맥락을 같이한다. 바로 유명한 자공과 공자와의 문답이 그것이다. 국정의 요체가 경제 국방 그리고 국민의 정부에 대한 신뢰인데 그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위정자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잃지 않는 것이라고 공자는 잘라 말했다.

국가에 대한 국민의 신뢰는 어디서 나오는가. 임금이 임금의 본분을 다하고 신하가 신하의 본분을 다해 올바른 정치가 펼쳐질 때 백성은 정부를 믿고 편안하게 생업에 종사한다. 위정자들이 제 본분을 다하지 못하면 정치 행정의 시스템이 무너지고 백성들은 믿고 기댈 곳이 없어진다.

법가 상앙은 진나라 개혁법을 제정하고 공포하기 전에 조정에 대한 백성의 신뢰를 먼저 구축하는 일부터 시작했다. 그는 남문 거리에 나무막대를 세우고 "이 나무를 북문으로 옮겨놓는 자에게 십금을 주겠다"는 방을 써붙였다. 아무도 그 방을 믿고 나무를 옮기려는 사람이 없자 이번엔 오십금을 주겠다고 써붙였더니 누군가가 나무를 옮겼다. 상앙은 약속대로 오십금을 주고 법을 공포했는데, 이후 백성들이 조정의 정책을 믿고 법을 따랐다. 유명한 이목지신(移木之信)의 고사다.

필자는 여기서 세계태권도연맹,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 등 소위 태권도 3대 기구와 태권도계 지도층 인사들이 각기 제 본분을 다하고 있는 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태권도 경기단체가 만들어진 이래 지금껏 수많은 태권도대회에서 한번도 판정시비가 없었던 경기가 없는 것 또한 30년 동안 제도권에서 제대로 심판자질 향상시키거나 올바르게 제도를 개선시키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까닭이다.

이번 독일세계선수권대회에서도 보았듯 세계연맹 사무국 임직원들이 독일선수권조직위 측과 유기적이고 일사분란 한 협력체계가 이루어지지 않아 의전상 불협화음, 취재진들에 대한 편의 부재, 수준이하의 심판진 구성에 따른 잦은 판정시비 등 대회진행에 차질을 빚은 것도 세계연맹 집행부의 임직원들이 각기 제 소임을 다하지 못한데서 비롯된 당연한 결과다.

또 태권도 역사를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채 대학마다 각기 다른 역사를 가르치고 있고, 아직도 80년대에 제작된 품세를 교본으로 삼고 있는 것은 태권도 학자들이 제 본분을 망각했기 때문이다.

태권도의 품세연구 및 기술개발을 담당해야 할 국기원이 제 본분을 지키지 못하고 단증공장으로 전락한 것도 그러하거니와, 지방협회가 중앙협회에 딴지를 거는 것도 강력한 리더십과 관리감독 기능의 미흡에서 온 것이 아니던가.

도(道)는 가르치지 않고 오직 경기에 이기는 것만 가르치다 보니 스승에 대한 예의와 페어플레이 정신을 망각하고 경기장에서 난동을 부리는 선수만 양산하는가 하면, 종주국에 대한 경외심은 실종된 채 한국 선수들이 정상적인 기량으로 이기고도 선전의 박수는커녕 야유를 받으며 만 국가의 공적이 되어 있는 게 오늘날 경기태권도의 현주소이다.

경기에 이기는 선수를 가르치기보다 예시예종의 무도정신을 가르치고, 각계각층의 지도자들이 본분사를 지키며 제 역할을 다하는 하는 것이 절실할진대 총체적 난관에 봉착한 지금의 태권도계는 어느 한구석도 믿을 곳 없는 우리 태권도 사회, 우리 종주국의 실상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고 있을 뿐이다.

거짓말에 이골이 난 최고지도층 인사들과 둘러대기에 능숙한 집행부 임원들이 불신사회의 꼭대기 층에서 태권도인들을 우롱하고 중간층에서는 제도권집단 일선 도장집단 구성원들이 학부모들을 골탕먹이며 서로 속이고 속는 세상이라 도덕과 윤리는 고사하고 윤상(倫常)마저 흔들린다. 각계각층 구석구석에서 본분을 망각한 사람들이 제 할 일을 제쳐놓고 엉뚱한 욕심을 내다가 잘못되면 책임을 전가할 궁리만 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래서 정론을 펼치고 계도 계몽을 해나가기가 점점 두려워진다.

국기원이 국기원의 임무를 다하고 세계연맹이 자기 역할을 다하며 대한태권도협회가 제 소임을 다할 때, 그리고 지도층 인사들이 맡은 바 본분을 다할 때 비로소 우리 태권도계의 미래를 담보할 수 있으련만 주구장창 목소리를 높이다 지친 육신에는 분노와 절망감만 쌓여 가누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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