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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대한태권도협회 품새대회 및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협회장기 & 국가대표 선발전」을 마치고

고등부 남자 개인전.
우리 선수와 L고의 경기가 있었다. 살짝 중심을 잃기는 했지만 확실히 숙련도로 보아서는 더 잘 했다. L고 학생은 단기간에 동작을 익힌 티가 났지만 심판들은 당연스럽다는듯이 L고 학생에게 손을 들어 주었다. 첫판부터 감이 좋지 않다는 걸 느꼈다. 지난 용인대, 한체대 총장기 때와 별 다름없이 경기가 진행될 것이라는 예상을 했다. 남자 고등부 경기를 쭉 지켜보는 동안 이런 예상은 딱 맞아 떨어져 갔다.
심판들은 L고와 C회, 그리고 S팀에게 유리한 판정을 보였다. 그것도, 많은 사람들이 내려다보고 있는 와중에 꼼짝도 안하고 뻔뻔한 판정을 했다.
고려에서 상대편 선수가 너무나도 눈에 띄게 중심을 잃었지만 그 선수가 이겼던 것이다. 선수들의 눈으로 보아도 우리 선수가 더 잘했다는데 심판들이 그걸 몰랐을까? 정말 황당한 시츄에이션이었다.
여고부 경기가 끝나고 옆 코트에서는 여자 대학부 경기가 진행되었다. 8강, 준결, 결승전으로 올라갈수록 H대 학생들 빼고는 다른 학교 학생들이 한명 한명 떨어지는 걸 볼 수 있었다. 그리고 1등은 H대 A선수였고 2등도 H대 L선수였다. 속으로 ‘아주 우릴 가지고 노는 구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앞으로 남은 3일 동안 경기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지 눈앞에 아른아른 떠올랐다. H대 아님 특정팀에게 유리할 게임이 펼쳐질 것을 말이다. 한편으로는 어깨가 축 쳐지고 기운이 나질 않았다. 하지만 어차피 이렇게 될 거 한번 부딪쳐 보자는 오기가 생겼다. 상에 집착을 둘 것이 아니라 뻔뻔한 심판들의 뻔뻔한 판정도 지켜보고 어디 한번 멋지게 짜 놓은 걸작 한번 지켜보자는 생각으로 속상한 마음을 가라앉혔다.

둘째날 드디어 사건 하나가 터졌다. 여자 중등부 준결승전(금강)에서 T팀과 C팀 선수의 경기에서 정말 불공정한 판정이 나왔기 때문이었다. C팀선수가 학다리 서기에서 완전히 발을 떨어뜨렸는데도 불구하고 그 선수가 이긴 것이다. 전광판에 3:2라는 결과가 나오자마자 그 팀 지도자분이 뛰어나오셨다. 그리고 심판들에게 욕설을 퍼부으셨다. 그런 상황에서 심판들은 눈 하나 깜짝 안하고 절대 뒤돌아보지도 않고 결승전을 진행하려고 준비 중이었는데 어쩜 저렇게 뻔뻔스러우실까 하는 생각뿐이었다. 지도자분의 그런 행동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계속 진행되었다. 아무튼 날이 갈수록 협회장기의 경기 진행이 비리가 있을 것이라는 의심을 할 수밖에 없게 만들었다.
큰 사건이 있은 후 남자 대학부 경기가 시작되었다. 정말 만만치 않은 경쟁이었다. 남고부 경기와는 비교도 되지 못할 만큼 더욱더 치열했다. 우선 출전 선수의 수도 고등부의 2배는 되었고 선수들의 실력도 대부분이 많이 늘었다. 우리도장 대학교 오빠들도 잘하긴 했지만 모두 아쉽게 떨어졌다.

대기하는 동안 앞 팀의 점수를 보았는데, 내가 생각한 대로 심판들은 채점을 해 주었다. 실력으로 보아서나 호흡으로 보아서나 아직은 부족한 특정 팀이 예선에서 1등으로 올라가 있던 것이다. 선수들 모두 어이없는 표정이었다. 우리들이 예상한 대로 특정 팀은 가뿐하게 8강에 진출할 수 있었다. 이제 28팀 중 3등 안에 들어야 할 뿐이었다. 특정 팀이 불공정하게 높은 점수를 받은 뒤에 더 어이없는 일이 벌어졌다. C팀이 그보다 더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다. 대부분의 팀들의 실력이 전체적으로 좋아졌고, 다른 잘했던 팀과 비슷한 실력이었던 C팀은 예선에서 8.00이라는 점수를 받았다. 저 점수를 받을 정도로 그렇게 잘햇나? 심판들의 판정이 어떻게 돌아갈지 감은 잡았지만 이렇게 적나라하게 엉터리 판정을 할 줄은 몰랐다. 더 속상했던 것은 심판들이 C팀 이후로는 채점하기도 귀찮다는 듯 차이 나게 낮은 점수를 주기 시작했다. 끝번호인 우리 팀에게도 과연 제대로 채점을 해줄까 걱정이 되었다. 그리고 7.83이라는 점수로 우리는 예선에서 탈락했다. S팀도 7.93을 받았는데, 호흡도 맞지 않고 동작도 엉성한 S팀도 그 점수를 받았는데 어떻게 우리한테 이렇게 점수를 줄 수 있을까. 심판들은 첫날 경기에서 상처를 받은 우리의 가슴에 또한번 상처를 내 주었다.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예선탈락한 우리들은 일찍 시합장에서 나왔다. 그리고 나중에서야 고등부 단체전 결과 소식을 전해들을 수 있었는데 “하긴, 예선전에서 그렇게 뻔뻔하게 올려줬으면 상은 타게 해줘야지“ 선수들의 입에서 이런 말이 나올 정도로 경기는 엉망이었다.

대학일반부 단체전 결승전은 K와 H대였다. 당연히 결과는 5:0. 깔끔하게 H대가 우승했다. K대가 H대보다 잘하든 못하든 H대에게 주려고 작정한 시합이었다. K대 학생들뿐만 아니라 지켜보는 많은 관중들도 모두 이 생각을 했을 게 뻔했다. 결승전이면 그래도 거르고 걸러져서 남은 팀인데 5:0이 나올 정도로 실력차이가 날수 있을까? 설상가상으로 그런 판정에 대해 H대는 뻔뻔하게 환호성을 크게 치고 좋아라 했다. 정말 자기들이 훨씬 잘했다고 생각하는 건지 K대를 약을 올리려는 건지 올바르지 않은 행동을 보여주었다고 생각한다. 어쨌든 대회날짜가 지나갈수록 시합장 상황은 재미있는 스토리를 우리들에게 보여주고 있었다.

마지막 날_국가대표 선발전
나의 첫 상대는 광무 도장 중 3 짜리 동생이었다. 품새는 6장. 상대 선수의 힘이 장난이 아니라는 얘길 들었고 나도 품새 하는 걸 봤었기 때문에 첫판부터 긴장을 놓지 않을 수 없었다. 그래도 질꺼라는 걱정보다는 이길 수 있을꺼라는 자신이 있었다. 자신있게 코트를 밟았고 자신있게 6장을 했고 자신있게 결과를 기다렸다. 하지만 “홍, 승!”소리와 함께 지켜보던 관중들의 반은 환호와 함께 박수를 쳤고 반은 어이없다는 소리를 내었다. 시합 첫날 첫경기에서 졌을 때처럼 웃음조차 나오질 않았다.
우리 사범님이 소청을 하러 내려갔지만 주최측에서는 나이가 젊다는 이유로 사범님을 거의 무시했고 괜히 시간만 질질 끌었다. 경기는 계속 진행되다보니 시간을 놓쳐 소청도 먹히지 않을 뿐이었다.
우리 도장언니는 프로답게 결승전까지 올라갔다. 언니의 결승 상대선수는 H대 L선수였다. 그 전에 남자 성인 1부에서 K대오빠와 H대 선수의 결승전이 있었는데 K대 오빠가 확연하게 잘 했음에도 불구하고 4:1로 졌는데 우리 언니도 그렇게 될 것 같은 불안한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드디어 결승전. 언니가 훨씬 더 잘했는데도 H대 L선수가 5:0으로 이겼다. 우리 언니는 이렇게 될 것이라는 걸 예상이라도 한 듯 코트에 무릎을 꿇고 앉아버렸다. 그리고 사범님이 코트에 올라가 소리를 쳤다. 눈물이 핑 돌았다. 비록 작은 저항이었지만 속이 다 후련했다. 사범님이 한소리 친후에 우리도장은 바로 시합장을 떠났다. 언니와 후배가 국가대표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지만 나는 차라리 나온 게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이건 국가대표선발전이 아니라 다 짜놓고 선수들을 가지고 놀았을 뿐이지 자기들끼리 다 해먹는 스토리일 뿐이었다. 소수 몇 명을 위해 수많은 선수들이 들러리를 서 준 것이다.
우선, 그래도 조금은 나아졌겠지 라는 기대를 한 것에 비해 너무 노골적으로 경기를 진행했던 심판들의 판정과 태권도를 이끌어가는 태권도 협회의 주최인물들의 무책임하고 뻔뻔한 행동들에 대해 너무 실망스럽고 같은 태권도 인으로서 앞길이 막막했다. 대회라는 것은 최고의 실력자를 가려냄으로써 모두의 실력 또한 함께 향상시키려는 목적으로 열리는 것인데 이건 완전히 고등학생들을 대학교에 진입시키려는 하나의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다는 점도 옳지 않다는 생각을 했다. 자기 제자들을 좋은 대학에 보내기 위해 그렇게 억지로 1위, 2위를 만들꺼면 차라리 애초에 자기들끼리 경기를 만들어서 지네끼리 해먹던가 해야지 그렇게 수많은 실력 있는 선수들을 이용해서 그들에게는 상처만 남겨다 주면서까지 그렇게 해야 할까? 이기적인 어른들의 생각부터가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이번 대회를 통해, 많은 사람들이 품새 경기의 아직도 없어지지 않은 비리와 불공정한 판결을 알고 그것을 없애기 위한 노력을 했으면 좋겠다. 또한 이번 일을 통하여 우리 선수들도 다시 새롭게 마음을 잡고 심판들이 할 말이 없어지도록, 그 누가 보아도 정말 최고다 감탄할 정도로 열심히 연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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