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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2년 이종우 국기원 부원장의 충격 고백입니다..

일부 아시는 분들도 있지만.. 우리 무토에서 많은 태권도의 의혹 그리고 잔재를 확실히 떨쳐 보내줄

인터뷰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내용이 많은 관계로 제가 일부분씩 나눠서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은 시드니 올림픽 게임 승부 조작 부터 전자 호구의 도입 까지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2001년 11월 ‘신동아’는 ‘태권도 황제’ 김운용 회장의 퇴진과정을 심층취재했다. 지난해 태권도계는 2월 파행인사에 이어 4월 국가대표선발전에서 승부조작 사태가 벌어졌는데, 이에 대해 김회장이 감정적으로 대응하면서 1년 내내 분규에 휩싸였다. 김회장을 지지하는 세력과 ‘범태권도 바로세우기 운동연합(운동연합)’측은 배수의 진을 치고 맞섰다. 오랜 힘겨루기 끝에 김회장의 일선 퇴진으로 파국은 막았지만, 불씨까지 완전히 꺼진 건 아니었다.

한국 태권도는 세 개의 축을 중심으로 움직인다. 대한태권도협회(대태협)와 국기원, 그리고 세계연맹 등이다. 이 가운데 대태협은 얼마전 이윤수 의원과 구천서 전의원이 표대결을 벌여, 구 전의원이 회장으로 취임했다. 또한 세계연맹은 2001년 총회에서 김회장이 4년간의 임기를 보장받은 상태다. 문제는 국기원인데, 김회장은 지난해 ‘운동연합’ 회원들이 데모를 벌이던 도중 국기원장에서 물러났다.

2001년 태권도 사태의 후유증은 컸다. 우선 김회장과 함께 한 시대를 이끌어온 엄운규 국기원 부원장이 운동연합의 퇴진 요구를 받아들였다. 또한 엄부원장의 오랜 측근이었으며, 국가대표선발전 당시 심판배정 등에 관여했던 임윤택 세계연맹 사무차장은 업무방해 및 배임수재 혐의로 구속됐다. 그런가 하면 김회장과 아들 정훈씨는 사법 당국의 내사를 받기에 이르렀다.

이종우(75) 국기원 부원장은 엄 전부원장과 함께 ‘김운용 신화’를 주도한 인물이다. 그는 김회장을 태권도계에 끌어들인 장본인이며, 대태협 국기원 세계연맹의 요직을 거치면서 태권도 분파를 통합해 새롭게 형틀을 만들고 경기화를 추진했다. 엄부원장이 조직을 담당했다면, 이부원장은 김회장의 브레인이라는 것이 태권도계의 일반적 시각이다. 하지만 그는 김회장에게 쓴소리도 마다하지 않는 사람으로 알려져 있다. 2002년 3월5일 기자는 국기원으로 이부원장을 찾아갔다. 그와의 네번째 만남이다.








“나는 더 이상 욕심 없다”
―태권도계가 1년째 파행을 겪고 있습니다. 그 후유증으로 김운용 회장이 일선에서 물러나고 일부 관계자들이 구속되는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지난 1년 동안의 흐름을 종합적으로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소문에는 별소리가 다 나오지만, 내가 사람 이름을 구체적으로 거론하는 건 곤란합니다. 나로서는 직접 관여하지 않았으니까 뭐라 말하기도 어렵고요. 여하튼 문제가 많은 사람(임윤택 세계연맹 사무차장)을 데려다놓은 것이 화근이라고 생각해요.”

―어떤 조직이든 어려움에 처하면 원로들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부원장께서는 태권도계가 내분을 겪는 동안 무엇을 했습니까.

“나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태권도계를 이만큼 만들어놓은 사람은 김운용씨라고 생각해요. 그 사람의 추진력으로 오늘날 태권도가 이만큼 발전했다면, 설사 과오가 있더라도 업적을 인정해야 되지 않냐는 거죠. 그래서 데모하는 사람들에게 ‘너희가 용서하는 기분으로 문제를 풀어라. 태권도계를 감시 감독하는 기구를 만들어서 김운용씨가 탈선하지 않도록 하자’고 제안했던 거죠. 그건 김운용씨 없는 한국 태권도는 아직 이르다고 보았기 때문이에요.”

국기원 이사회는 최근 김회장의 복귀를 추진했다. 하지만 이것이 또 한번 분란을 초래했다. 2002년 1월 김회장의 재추대를 결정한 국기원 이사회를 향해 ‘운동연합’은 “이사들도 책임지고 사퇴하라”고 요구했다.

―김운용 회장이 국기원장에서 물러날 때 이부원장이 배후에서 모종의 역할을 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데모대가 김운용씨 집과 의원회관으로 몰려간다고 하니까 그건 막아야겠다고 생각했죠. 김운용씨가 나름대로 태권도 발전을 위해 노력해왔는데 대외적인 망신을 당해서야 되겠습니까. 그래서 일단 사표를 받고 나중에 조용해지면 컴백시키고 싶었어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의원회관으로 찾아가서 ‘우선 조용하게 수습하자’고 하니까 그 양반이 사표를 써주더라고요.

나는 사표를 학생대표한테만 보여주고 대외적으로 공개하지 말라고 당부했는데, 이 사람들이 데모대 앞에서 읽고 텔레비전에 비치고 그랬어요. 그래서 막 화를 내면서 ‘왜 나를 잔인한 사람으로 만드느냐’고 소리질렀습니다.”

―이부원장께서는 김운용 회장의 국기원장 복귀에 찬성하는 거죠.

“당연하죠. 국기원과 세계연맹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요. 김운용씨는 지난해 세계연맹 총회에서 4년 동안의 합법적 임기를 보장받았잖아요. 그러니까 국기원장을 맡는 게 좋다는 얘기인데 운동연합 사람들이 내 말을 안 들어요. 나는 이제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더 이상 뭘 하고 싶은 욕심도 없어요. ‘운동연합’ 사람들이 진정으로 한국태권도를 위한다면, 김운용씨에게 마지막 기회를 주어야 합니다.”









김운용의 업적과 실수
―태권도계에서는 김운용 회장을 박정희 전대통령과 비교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공이 컸던 만큼 과도 많았다는 지적인데, 부원장께서는 어떻게 보세요.

“그 양반이 아니었다면 오늘날 한국 태권도가 세계화될 수 없었어요. 태권도인들이 어디 가서 돈 10원 구하기도 어렵던 시절에 윗사람의 힘을 빌려 이 만큼이나마 만들어놓았잖아요. 국기원 지을 때 태권도인이 모금한 게 얼마인지 압니까? 몇 백만원인가 그래요. 창피한 일이죠. 태권도인이 모두 나서서 그것밖에 구하지 못했다니까요. 하긴 나부터도 안 냈으니까. 돈 낼 생각은 안하고 김운용씨 얼굴만 쳐다보던 시절이었어요.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1960년대만 해도 태권도 사범들은 깡패 취급을 받았어요. 내가 명색이 지도관 관장을 지냈는데 42세가 돼서야 장가를 갔습니다. 주먹 쓰는 놈한테는 딸도 안 준다던 시절이에요. 그런 수준에서 시작해 오늘날의 태권도를 만든 겁니다. 그러니까 김운용씨 공로를 인정할 수밖에 없는 거죠.

김운용씨의 과는 간단해요. 그 사람이 지나치게 ‘나 아니면 안된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자기가 열심히 뛴 건 사실이지만, 태권도인들이 도와주었으니까 가능했던 거잖아요. 그런데 그걸 인정하지 않으려고 들어요. 태권도인들은 잘 모르기 때문에 자기가 아니면 아무것도 안된다고 생각하는 거죠. 또 한가지 김운용씨는 떼거지로 달려드는 데 겁을 내는 사람입니다. 조직력이 강하다 싶으면 그쪽으로 기울어져요. 그러다가 그쪽 얘기만 듣고 문제가 많은 사람을 두둔하다가 대가를 톡톡히 치렀잖아요.”

―부원장께서는 ‘운동연합’에 대해서도 비판적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운동연합’이 태권도 발전을 생각하기보다 자기들 감정에 치우친 측면이 있어요. 내가 그 사람들을 잘 모르니까 뭐라고 비판하기는 어렵습니다. 소문은 많지만 남의 말만 듣고 떠들 수는 없잖아요. 한가지 얘기하고 싶은 건 자기들이 김운용을 먹여 살리고 김운용이가 자기네 돈을 집어삼킨 것처럼 말하는데 그건 말이 안돼요. 지금은 그런 걸 따져보았자 감정만 상할 뿐입니다. 이쯤에서 서로 잘못한 건 덮어두고, 잘한 것만 얘기하는 게 좋아요.”

이부원장은 말을 아꼈다. 지난해 ‘신동아’ 인터뷰 때는 이따금씩 김회장을 날카롭게 공격했지만, 이번엔 철저히 김회장을 보호하는 듯한 인상을 풍겼다. 이것은 그가 최근 김회장의 국기원장 복귀를 추진하고 있는 점과 무관하지 않은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무조건적으로 김회장을 추종하는 세력과는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일종의 ‘비판적 지지론’인 셈이다.

―김운용 회장은 태권도가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과정에 결정적 역할을 했고, IOC위원으로 활발하게 스포츠 외교를 전개했습니다. 그렇다면 태권도계에서 추앙을 받아야 마땅한데 현실은 다른 것 같습니다.

“생각하기 나름인데요. 우리가 그림 전체를 보고 얘기해야지 일부분만 보고 말하면 안돼요. 나도 그 양반한테 서운한 게 많지만 그건 개인적인 문제예요. 태권도 전체의 덩어리가 어떻게 굴러가느냐 하는 게 더 중요합니다.”

―김회장의 가족이 태권도계에 개입했다는 소문이 무성합니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오래도록 집권하다보면 아무래도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죠. 일개 군인도 장교가 되면 그 부인이 부대원들로부터 사모님 대접을 받잖아요. 하물며 대장이면 말할 것도 없죠. 군 전체를 통할하는 사람의 부인이니까. 요즘 뉴스에 보면 대통령 아들에 관한 게이트가 쉴새 없이 나오지 않습니까. 제가 구체적인 문제를 거론하는 건 적절치 않은 것 같고, 그냥 그 정도에서 판단해보세요.”

―지난 번에 인터넷 사업과 관련해서 개인적 불만을 털어놓은 적이 있는데….

“어떤 사람이 인터넷에 국기원과 세계연맹 사이트를 만들어서 태권도 사업을 해보자고 제안했어요. 내가 예산을 뽑아보니까 한 8500만원 들어가겠더라고요. 그런데 그 사업자는 그걸 다 설치해주고 3000만원을 더 내겠다는 겁니다. 그러면 국기원과 세계연맹이 앉아서 1억1500만원을 버는 거잖아요. 그래서 담당자한테 얘기했는데 아무리 기다려도 답변이 없어요. 소문에는 나하고 누구하고 사이가 좋지 않아서 안된다는 거예요. 어찌나 기분이 나쁘던지 ‘이게 무슨 감정 가지고 할 일이야? 사적인 문제를 왜 끌어들여’ 하고 따졌지요.

나중에 알고보니까 김운용씨 아들이 이미 계약을 끝냈다는 거야. 돈도 내놓았다가 찾아갔다는 소리까지 들리잖아. 그래서 ‘내가 명색이 국기원 부원장이고 김운용씨 참모인데 나를 속여? 이런 나쁜 놈의 새끼들’ 하고 한바탕 욕을 퍼부었지. 차라리 솔직하게 얘기했으면 나도 이해했을 거야. 아들이든 누구든 사전에 계약했으면 도리가 없는 거니까. 그런데 그게 무슨 비밀이라고 사람을 바보로 만들어?”









심판을 다루는 것도 기술
―지난해부터 김운용 회장의 행보를 보면 무난하게 넘어갈 수 있는 문제도 오히려 긁어부스럼으로 만드는 경향이 있는 것 같습니다. ‘사재를 털어서 국기원을 지었다’는 발언이 대표적인 경우 아닌가요.

“옛날에는 장관보다 청와대 경호실이 더 셌잖아요. 김운용씨가 경호실 출신이니까 웬만한 업자한테 부탁하면 알아서 다 지원했거든. 땅은 양택식 서울시장한테 얘기해서 기부체납 형식으로 구했고, 건축자재는 도처에서 공짜로 얻었어요. 내가 그때 김운용씨 밑에서 실무를 맡았기 때문에 내막을 잘 알아요. 김회장은 자기 힘이 아니었으면 불가능했다는 생각에서 그런 식으로 얘기한 건데, 매우 경솔한 행동이었죠. 설사 자기 공로가 있더라도 겸손하게 나왔으면 더 높게 평가받을 수 있었는데, 그 양반은 그걸 못해. 꼬투리 잡힐 줄 뻔히 알면서도 거짓말을 하는 거야. 나도 솔직히 그게 불만이에요.”

―이번 솔트레이크시티 동계올림픽에서 보여준 김회장의 행동을 어떻게 보세요.

“한번쯤 그 양반의 입장을 생각해 봐야겠죠. 솔트레이크시티올림픽 개최지 선정 때부터 여러가지 스캔들이 나왔잖아요. IOC위원장 경선과정에서 IOC측과 갈등도 있었을 것이고. 그러니까 발언 자체에 큰 의미를 두기보다 정치적 제스처로 이해해야죠. 그 양반은 직선적인 사람이어서 감정을 숨기지 못해요.

나는 하도 오랫동안 모셨기 때문에 그 사람 마음을 훤히 들여다 볼 수 있어요. 김운용씨는 승부욕과 추진력이 아주 강한 사람이에요. 한국선수단의 성적이 부진하면 가만히 있질 못해요. 국내에서 아들 문제로 시끄러운 데도 욕을 먹어가면서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을 칭찬했다면 나름대로 속사정이 있었을 거예요.”

이부원장은 김회장의 남다른 승부욕을 강조하면서, 2000년 시드니올림픽에서 벌어졌던 일화를 털어놓았다. 이 내용을 곱씹어 보면, 한국이 얼마만큼 엘리트 체육에 중독돼 있는지를 실감할 수 있다. “한국선수단의 메달 수가 적으니까 김운용씨가 심통이 나서 나를 쳐다보고 말도 안해요. 그때 한국이 다른 종목은 다 작살나고 마지막으로 태권도에 희망을 걸었거든요. 김운용씨 얘기가 ‘우리가 4체급에 출전해 금메달 3개를 땄지만, 나머지 4체급은 쿼터제한 때문에 아예 출전도 못했으니까 금메달 4개를 양보한 거나 다름없다’는 거예요. 그런 와중에 주최국 호주가 챙길 걸 다 챙기니까 김운용씨가 열통을 터뜨린 겁니다.

내가 그때 세계연맹 부총재로 태권도 경기의 기술적인 관계를 다 책임지고 있었습니다. 경기를 앞두고 심판을 배정할 때 ‘이 사람은 된다 안된다’ 하는 것을 내가 다 결정하다시피 했어요. 심판들한테 노골적으로 한국을 봐달라고 할 수는 없잖아. 그래서 배 울리라고 등을 친 거죠. 눈치 빠른 놈은 금방 알아듣지만, 둔한 놈은 그런 걸 잘 몰라. 봐달라고 할 수는 없고 그냥 공정하게 해달라고 말했지만, 막상 한국이 지면 태도가 달라질 수밖에 없잖아요. 그러면 ‘왜 그 따위로 심판을 보느냐?’고 소리를 지르는 거죠.”

―한국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실력을 충분히 발휘하고 공정하게 평가받도록 힘을 썼다는 말씀인가요. 아니면….

“그렇지. ‘공정하게 해라’ 이렇게 얘기하면 다 알고 눈치채거든. 이런 공작을 내가 책임지고 했잖아. 그런 게 없었으면 금메달 하나나 둘밖에 못 따요. 다른 나라가 아니고 한국이니까 그게 통한 거죠.”

―저는 한국선수가 뛴 결승전 세 게임을 모두 지켜보았는데, 한국선수가 내용적으로도 이긴 것으로 여겨지는데….

“결승만 보면 안되죠. 전체적으로 잘 되려면 예선전부터 신경써야 해요. 그래서 그게 간단하지가 않은 겁니다. 소위 작전이라는 게 있어요. 강적은 미리 죽이는 거지. 우리가 죽이는 게 아니라 심판이 죽이는 거예요. 심판에게 ‘공정하게 하라’고 말하면 알아서 그렇게 한단 말입니다. 예선전부터 ‘가지치기’를 해야지 안하면 나중에 곤란해져요.”









“페어플레이는 없습니다”
이부원장의 입에서 ‘가지치기’라는 말이 나왔다. 이것은 승부조작의 대표적인 유형으로, 라이벌이 될 만한 상대를 일찌감치 탈락시키는 편법을 말한다. 예를 들어 한국선수에게 강한 A선수가 있다면, A를 예선에서 떨어뜨려 한국 선수의 우승을 돕는 것이다. 체육계에서는 86서울아시안게임과 88서울올림픽 당시 일부 투기종목에서 이러한 ‘가지치기’가 있었다는 소문이 무성했다. 하지만 이것을 공개적으로 시인한 경우는 없었다.

―2001년 국가대표선발전과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때도 그게 문제가 됐잖아요. 당시엔 심판들이 특정학교 출신 선수들에게 불리한 판정을 내린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설퍼서 그렇죠. 얕은 수를 쓰면 소용없는 거예요. 그런 식으로 하니까 다 들통이 나잖아요.”

―한국이 태권도 강국의 위용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가지치기’도 불가피하다는 뜻인가요.

“그렇죠. 무서운 사람이 심판으로 나가면 우리 마음대로 안돼요. 한국하고 결승에 붙은 선수를 그냥 죽이려고 드는 것도 곤란해요. 그러니까 처음부터 어느 나라가 강하다는 걸 파악하고 시작해야죠. 심판을 배정하는 것도 기술이에요. 어느 나라가 나오는데, 어느 나라가 결승에 가면 안된다. 그러니까 누구 누구 이렇게 해서 죽이는 거죠.”

―태권도는 예절을 중시하는 스포츠라는 측면에서 볼 때, 그건 스포츠맨십에 어긋나는 불공정 행위가 아닌가요.

“심판이 장난치면 승부가 뒤바뀝니다. 한번 못 봤다 그러면 그만이고, 자꾸 감점을 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내가 심판 한 명을 이거(손으로 목을 가로지르며) 시켰잖아요. 그 사람이 한국 여자선수에게 감점 줘서 패하게 만들었거든. 내가 심판들 모아놓고 ‘감점 절대 주지 마라. 주의를 줘라, 두 번 주의 주고 세 번째 가서 경고를 줘라’고 말했는데도 그가 감점을 준 거야. 그 경기 끝나고 ‘너 그렇게 하면 안돼. 너 감정 있어?’ 하고 소리치니까 벌써 초죽음이 되더라고요. 그러고 나니까 심판들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어요.”

―‘가지치기’는 냉정하게 볼 때 승부조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게 공개되면 한국 망신이지만 그건 현실이에요. 예를 들어 한국과 독일이 제일 강할 경우 둘이 붙었는데 독일을 지게 하는 건 아니에요. 그 이전에 독일이 결승에 올라와서 한국과 대결할 경우 불리하겠다는 감이 들면 미리 죽이는 거지.”

―그건 공정한 승부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부원장님의 말대로라면 한국이 승부조작이라는 편법을 동원해 태권도 강국의 명성을 유지한다는 오해를 받을까 걱정됩니다.

“이건 국익과 관계되는 거예요. 민감한 사안입니다. 한국 태권도가 망가지면 난리가 나고 선수들의 사기가 땅에 떨어져요. 요즘 외국선수들 기술이 휙휙 올라가거든요. 한국이 태권도의 주도권을 잡고 있으니까 그런 일이 가능한 거예요. 쇼트트랙의 김동성도 다 그런 거죠. 페어플레이는 없어요.”

―올림픽을 포함한 대부분의 국제대회에서 이런 불문율이 적용된다는 말씀입니까.

“그렇죠. 주도권 잡은 나라가 언제든지 강국이 돼요.”

스포츠에 강국의 논리가 작용하는 건 분명한 사실이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 당시 일본 유도는 대진표가 불리하다며 재추첨을 실시한 일이 있다. 또한 88서울올림픽 때 한국의 어느 복싱선수는 불리한 경기를 펼치고도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뿐이 아니다. 한국 레슬링에서는 유령선수가 대진표에 무더기로 등록되는가 하면, 종목을 가리지 않고 심판매수설이 흘러나오고 있다. 구기종목에서도 경기장소 경기시간 대진표 심판배정 등에 강국의 이해관계가 반영되는 게 상식이다. 스포츠맨십은 스포츠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중요한 요인이지만, 경기 외적인 요인은 끊임없이 승부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다.

―일본 유도도 텃세를 누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부원장께서는 강자라면 그 정도의 특권을 누려도 된다고 생각하십니까.

“그냥 누려도 된다는 게 아니고요. 문제는 민족혼을 살려야 한다는 거죠. 올림픽이나 국제대회에서 금메달을 따면 국민적 사기가 크게 올라가잖아요. 그런데 이런 얘기가 인터넷에 뜨면 이거….”

―부원장님이 생각하기에 우리 태권도가 만약 특권 없이 공정하게 대결하면 몇 체급이나 금메달을 딸 것 같습니까.

“잘 봐서 반타작이고 그렇지 않으면 40% 정도. 열 체급 중 네 개는 욕심이고, 여섯 개는 분산될 겁니다. 그러니까 열 개 중에서 세 개쯤 딸 수 있다고 보면 됩니다.”









이젠 기계로 판정해야 한다
이부원장은 자신이 간접적으로 승부에 개입했다는 사실을 털어놓고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아무리 국익을 위해 불가피한 선택이었다지만, 공정한 행위로 볼 수는 없기 때문일 것이다. 사실 지난해 태권도계가 파문에 휘말린 직접적인 도화선도 국가대표선발전에서의 편파판정 시비였다. 이부원장은 태권도의 애매한 판정기준을 보완하기 위해 오래 전부터 대비책을 준비해왔다고 한다.

―태권도 판정기준을 보니까 ‘강하고 정확하게 가격할 때는 득점’이라는 말이 있더군요. 그렇게 해놓으면 심판에 따라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제 우리가 한 단계 뛰어넘어야 합니다. 내가 과학의 과자도 모르는 사람이지만 열심히 연구해서 전자호구(護具)를 개발했어요. 그걸 채택하면 판정시비는 대부분 사라질 텐데 그걸 안해요. 인간이 인간을 못믿는 사회는 불행한 사회입니다. 지금은 심판도 못 믿는다 그겁니다. 불행한 얘기지만 우리는 이 시점에서 기계에 의존해야 한다고 봐요. 전자채점기로 해서 때리는 대로 점수를 주는 거예요. 그냥 스쳤다고 점수가 올라가는 게 아니고 파워를 과학적으로 측정해서 처리하는 겁니다.”

―그렇게 되면 국내에서는 어느 정도 공정성을 회복할 수 있겠지만, 국제 무대에서는 한국이 불리할 수도 있겠네요. 복싱의 경우 컴퓨터 채점이 도입된 이후 약세를 면치 못하고 있는 걸 보면.

“그런 차원에 머무르면 태권도는 더 이상 발전할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사람이 하면 감정이 생기거든요. 한국을 잡으려고 이렇게 했다느니, 때린 것만 보고 맞는 건 보지 않는다느니…. 모든 사람이 그런 편견을 갖게 마련이에요. 그러니까 기계에 의존하면 차라리 마음이 편하지 않겠냐 이런 얘기죠.”

―승단심사에서도 불공정 시비가 나오는 것 같습니다. 협회와의 관계가 좋지 않은 도장은 물을 먹는다는 얘기가 파다합니다.

“그런 일이 생기면 자꾸 의혹이 증폭된다고요. 그러니까 기계로 판정하자는 거죠. 기계가 결정하면 깨끗이 해결되잖아요. 불합격했다고 기계를 때려부술 수도 없을 테고.”

―지난 번에 승단심사와 심사비 문제 등을 언급하면서 ‘태권도인 전체가 범죄자’라고 말씀하셨는데….

“나를 포함해 모두가 죄인이라는 얘기죠. ‘죄 없는 사람은 이 여자한테 돌을 던지라고 했더니 한 사람도 던지는 사람이 없더라’는 성경 말씀처럼 우리도 그런 심정으로 살아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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