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꾼은 되지 맙시다!

요즘은 태권도장 뿐 아니라 모든 무도도장들이 너나 할 것 없이 어렵고 힘들다고들 합니다. 수련생은 출산율 저하로 갈수록 감소하고, 주위에 태권도를 비롯한 같은 업종의 무도도장은 교회 십자가 수 보다 갈수록 많아지고, 사범님 구하기는 하늘의 별따기이고, 막상 어렵게 채용한 사범님은 기대치에 못 미치면서도 급여는 많이 달라고 하고, 건물 월세 및 물가는 천정부지로 뛰고... 일일이 나열하기 힘들만큼 어렵고 버거운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돌이켜 생각해 보면 이 모든 것이 우리들 스스로 만들어 놓은 환경이 아니겠습니까?
학부모님들이 생각하는 요즘 태권도장은 무도(武道)의 개념이 아니라 피구하고 게임을 하며 재미있게 놀다가 오는 체육관(體育館)으로 인식된 지가 오래되었습니다. 어느 날 한 학부모님이 자녀를 태권도장에 데려다 주시면서 하신 말씀이 “오늘은 피구할 때 빨리 죽지 말고, 잘 놀다와”라고 말씀하시더군요.
이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대한민국 관장님, 사범님!
왜 태권도장에서 피구를 해야 재미있고 게임을 해야만 재미있습니까?
태권도 발차기 실력이 향상되는 것이 재미있고, 품새 진도를 하나하나 익혀가는 것이 재미있고, 또한 겨루기를 통해 보호 장비를 착용한 상대방을 정확이 맞추는 희열 등이 피구나 그 어떤 게임보다 재미있다는 것을 수련생들에게 느낄 수 있도록 할 수는 없나요?
수련생들에게 조그마한 동기부여와 매일매일 수련방법을 조금씩만 달리하면 얼마든지 재미있는 태권도 수련이 될 수 있다고 봅니다. 4단 이상의 수련시간과 어느 정도의 사범생활 경력을 가진 지도자라면 누구나 조금씩만 연구하면 얼마든지 신나고 재미있는 태권도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권도 광고지를 접하다 보면 태권도를 배우면 인성교육, 자신감향상, 성적향상, 비만탈출, 성격교정…….등 태권도는 만병통치약인 것처럼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매일 태권도장에서 피구와 게임만 하는데 어찌 아이들과 부모님들이 원하는 대로 변화되겠습니까? 오히려 유치원 선생님들이나 학교 선생님들이 말하는 것처럼 태권도를 배우면 산만해 질뿐입니다.
부모님 잘 만나 사범생활도 전혀 하지 않고 너무 쉽게 취득한 사범자격증과 생활체육 자격증만 가지고 아무런 경험 없이 태권도장을 개관하여 수련생들을 지도하려하니 지도 방법과 경영 능력이 없어 싸구려 교육밖에 할 수 없는 것입니다. 지금이라도 국기원에서는 사범자격증을 남발하지 말고 자격증 취득의 자격을 좀 더 엄격하게 관리하는 것이 태권도 발전에 도움이 되리라 생각 합니다.
사범(師範)이라는 직업은 훗날 태권도장을 개관할 목적으로 아이들을 지도하는 방법과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노하우를 배우고 익히는 직업이라 생각합니다. 태권도장을 개관하여 운영할 목적이 아니라면 보수도 작고 직업 환경도 열악한 사범생활을 굳이 할 필요가 없다고 봅니다.
태권도 지도자는 흔히 저희들이 자부하는 인성과 건강을 책임지는 사람들입니다. 어린 수련생들의 인성과 건강을 책임지는 지도자들이 아무런 책임감과 의무감도 없이 돈만 쫓아 여기저기 옮겨 다니다 보면 훗날 자신이 도장을 개관하였을 때 별 도움이 되지 않으리라 봅니다. 지도자는 항상 책임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 할 때 자신은 물론이거니와 제자들에게도 좋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생각을 해 봅니다.(물론 많은 경험을 가지기 위해 도장을 옮겨 다니는 것과는 별개입니다) 생각해 보십시오. 같은 사람으로 태어나 다른 사람의 인생에 영향을 끼치는 직업을 가진다는 것이 쉬운 일이겠습니까?
서두에 말씀드린 바와 같이 요즘은 사범님 모셔오기가 “하늘의 별따기” 이라고 흔히들 말 합니다. 어쩌면 일선 관장님들의 그릇된 생각과 잘못된 행동들이 꿈과 열정을 가진 젊은 사범님들을 태권도 사범이라는 직업에 실망하고 태권도가 아닌 다른 직장으로 내 몰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어느 정도의 생활의 안정이 될 수 있는 보수를 정당히 주고 수련생들을 함께 지도하면서 태권도 선배로서 가지고 있는 수련생 지도법 및 태권도장 운영 노하우를 함께 연구하고 전수해 준다면 지금 보다는 젊은 사범님들의 태권도사범에 대한 인식이 많이 좋아지리라고 생각합니다. 사범님들에게 관장님은 운전만 하는 사람, 컴퓨터만 하는 사람, 아니면 매일 바빠서 태권도장에는 수련비만 가지러 오는 사람으로 인식되고 있지는 않는지요?
“내가 사범생활 할 때는 말이야...”로 시작되는 설교 보다는 함께 땀 흘리고 어려운 상황들을 어떻게 이겨 낼 것인가! 같이 생각하고 고민하는 같은 직장의 동료라고 생각하면 관장님이나 사범님이나 더 발전하는 관계가 되지 않을까요?
며칠 전에는 다른 태권도장에서 수련을 하던 1품, 2품 형제가 등록을 하였습니다. 품새 수련을 하는데 두 수련생 모두 태극 4장 - 7장을 하지 않아 물어보니 “안 배웠습니다.” 하더군요.
부모님과 상담 할 때는 분명 지난달에 국기원에서 1품, 2품을 합격하였다고 하였는데 유급자 품새를 다 모르다니 황당하여 자세히 물어보니 자신들은 국기원 갈 때 1장부터 3장 그리고 8장, 고려 품새만 익히고 연습하였다고 합니다. 더 이상 할 말을 잃었습니다.
언젠가 한번은 국기원심사장에서 품새를 지휘하는 사회자분이 실수인지는 모르겠지만 태극 6장을 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응시수련생 중 반 이상이 멀뚱하게 서있기만 하더군요. 그런데 더 이해하기 어려운 일은 일선 태권도장 몇몇 관장님 사범님들께서 학부모님들이 계시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왜 난데없이 태극 6장을 시키느냐고 큰 소리로 항의 하더군요.
현실이 이렇다 보니 국기원 “심사비가 너무 비싸다.” “관장들이 사기꾼이다”라는 말들이 나오는 것이 아닐까요? 국가에서 인정하는 공인 심사를 보는데 어떻게 꼭 알고 익혀야 할 진도도 다 숙지하지 않고 심사에 응심을 하는 것인지, 또한 지도자 스스로 분명 잘못된 것임을 알면서도 사회자에게 항의를 하는 무모한 행동을 하는지 쉽게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혹, 우리는 말로는 인성을, 규칙을, 예의를 강조하면서도 막상 스스로는 아이들에게 위선과 거짓을 먼저 가르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어느 후배 관장은 이제 국기원심사규정을 태극 1장부터 3장 그리고 태극 8장, 고려 품새 중 응심자가 선택해서 해야 한다고 우스갯소리를 하더군요.
요즘 수련생들은 머리 회전이 빨라 매일 조금씩만 품새 및 발차기를 지도하여도 일년 정도 수련을 하면 심사에 응심하는데 별 어려움이 없을 텐데 우리 스스로가 너무 안일하게 지도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경영에 어려움을 겪고 계시는 관장님들께서 이런 말씀들을 하십니다. 나는 태권도를 전문적으로 가르치는데 옆에 있는 태권도장에서는 태권도를 안 가르치고 매일 수련생들이 좋아하는 줄넘기, 피구, 게임등 만 하여서 옆 태권도장에는 수련생들이 많고 우리 도장에는 수련생들이 없다고... 나는 옛날 내가 배운 태권도를 정석으로 가르치고 옆 태권도장에서 가르치는 태권도는 태권도가 아니라고 자기 변명을 합니다.
그러나 생각해 보면 세상 모든 것들은 시대와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인간은 그 변화에 스스로 맞추어 가야하는 것 아닙니까? 태권도가 처음 시작한 시기부터 지금까지 아무런 변화와 발전이 없었다면 지금까지 태권도라는 무술이 남아 있었을까요? 변명을 앞세우지 말고 내가 변화하는 환경에 따라 노력하고 연구하고 공부 했는지부터 생각해 보아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물론 태권도장 간판을 달고 태권도장을 운영 하면서 줄넘기, 피구, 실내농구, 학교체육 등 아이들이 좋아만 하는 종목에 더 중점을 두고 수업을 하면 그곳은 태권도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수련생들 체형교정과 신체발달에 줄넘기가 얼마나 좋은 운동입니까? 성장운동에 농구만큼 좋은 운동도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태권도 수련을 매일 하고 부가적으로 위에 열거한 운동을 매일 조금씩 하면 수련생들도 흥미 있어 하고 즐기면서 지도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태권도수련이 주가 되고 나머지 운동들이 보조 운동이 되어야 하는데 주 운동과 보조 운동이 바뀌다 보니 수련생들의 태권도 실력은 엉망이 되고 부모님들 인식에도 태권도장은 단순한 놀이 공간으로 생각하는 것이 아닐까요?
저도 태권도를 지도한지 이십년이 조금 더 지났습니다. 처음 지도할 때와 지금을 비교하면 모든 것들이 너무 많이 바뀌고 변했습니다. 학부모님들이 저희 태권도 지도자를 대하는 모습도 너무 많이 변한 것을 느낍니다. 지금까지 많은 학부모님들과 입관(入館)상담을 하면서 “우리아이 태권도 좀 잘할 수 있게 해 주세요”라고 부탁하신 학부모님은 한 분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영어학원에 보내면서는 영어를 잘 할 수 있게, 수학 학원에 보내면서는 수학을 잘 할 수 있게, 피아노 학원에 보내면서는 피아노를 잘 칠 수 있게 해달라고 부탁하는 학부모님들은 있어도 태권도장에 보내면서는 왜 태권도를 잘 가르쳐 달라고 부탁하지 않는 것일까요?
오히려 인성을 부탁하고 건강을 부탁하고 자신감 배양을 많이 부탁합니다. 요즘 부모님들은 태권도 잘하는 것에 그렇게 관심이 없습니다. 다만 태권도를 제대로 수련하면 신체가 건강해 지고 그로 인해 자신감이 생기고 규칙이 몸에 배어 예절이 바르고 하는 것 아닙니까? 그것이 태권도 교육의 가장 큰 장점 아닙니까? 그런데 태권도장에서 태권도를 지도하지 않고 흥미위주의 운동만 하니 부모님들이 요구하는 태권도 수련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지금 당장은 조금 어렵고 힘이 들지라도 제대로 된 태권도 교육을 지도한다면 분명 머지않은 시간에 부모님들 인식 속에 태권도장 이라는 곳이 사구려 운동을 하는 놀이터가 아니라 한 사람을 바꿀 수 있는 최고의 고급 교육으로 자리 잡혀 갈 것입니다. 소비자 즉 부모님이 최고의 만족을 느낄 때 수준은 낮으면서 비싼 교육이 아니라 최고의 고급 교육이라는 것을 인정 할 것입니다.
지금 제가 태권도장을 운영하는 자리는 이제 막 개관한지 한 달 후면 일 년이 되어 갑니다. 다른 시에서 태권도장을 운영하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이곳으로 오게 되었지요. 처음 인수 받은 인원은 정확히 17명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사범님들 월급 줄 형편도 못되어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물론 주위에 태권도장 및 기타 무술 도장들도 많습니다. 이곳에서 제가 살아남는 방법은 부모님들에게 제대로 된 태권도장으로 인정받는 방법 밖에 없었습니다. 겨울과 여름철 외에 도복을 입고 오지 않으면 운동을 시키지 않음은 물론이고 2개월에 한번 자체 심사를 보는데 심사규정을 엄격하게 하였습니다. 월 3회 이상 무단결석을 하면 심사 볼 자격을 주지 않고 심사 점수가 80점이 되지 않으면 불합격 처리 하였습니다. 심사 점수는 100점 만점에 부모님이 가정에서의 생활점수 50점을 채점하시고 제가 태권도장에서의 생활과 운동능력에 대한 점수 50점을 합하여 80점이 되지 않으면 무조건 불합격 처리 하여 2주후에 재심의 기회를 주었습니다. 물론 처음엔 부작용이 심했습니다. 특히 그동안 기존에 있던 수련생이나 다른 도장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다 옮겨온 수련생 및 학부모님들의 항의가 심했습니다. 하지만 태권도 급수는 아무런 노력 없이 실력의 향상 없이는 취득할 수 있다는 것을 수련생들에게 수시로 인지 시키고 부모님들께는 태권도 수련을 제대로 잘 하면 수련생들이 가정에서도 변화되고 부모님들께서 태권도를 가르치면서 자녀들에게서 얻고자 하시는 효과를 반드시 얻을 수 있다고 많은 설득을 하였습니다. 태권도 관장님 사범님이 수련생이 아무리 잘 한다고 하면 무슨 의미가 있습니까? 직접적인 수련비를 내고 교육을 시키는 부모님이 만족도를 못 느끼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금방 실망하지 않겠습니까? 태권도를 수련하기전과 수련 후에는 분명 변화 되는게 있어야 하는데 태권도를 수련 할 때나 수련하지 않을 때나 똑 같다면 교육이라 할 수 없겠죠?
그래서 부모님께 심사점수를 50점 채점 할 수 있는 권한을 드렸습니다. 가정에서 채점하는 심사 점수 50점 중 몇 항목 중 “부모님께 존댓말 쓰기” 항목을 넣어 다른 점수가 아무리 높아 80점 이상이어도 부모님께 존댓말 쓰기 항목에서 점수를 받지 못하면 무조건 심사에 불합격 시켜 부모님 존중하는 것부터 지도 하였습니다. 이렇게 하다 보니 저희 태권도장 수련생 중 새로 등록한 흰띠 수련생을 제외한 나머지 수련생들은 100% 부모님께 존댓말 사용을 합니다. 저는 부모님들께 항상 입버릇처럼 이야기 합니다. 태권도 교육 너무 쉽게 생각하지 말고 정말 로 제대로 된 교육 고급 교육 시키자고...
태권도 교육 제대로 시키면 인생까지는 아니더라도 인격형성과 건강만큼은 제대로 키워 줄수 있다고... 지금은 오히려 부모님들께서 이번 우리아이가 집에서 너무 생활이 엉망이니 심사 불합격 시키신다고 점수를 30점이 안되게 채점해 주십니다. 제가 50점 만점을 줘도 80점이 되지 않아 불합격이니...
이런 것들이 인정받았는지는 몰라도 지금 저희 도장 수련생은 이제 막 80명을 넘었습니다.
요즘은 부모님들의 학력도 높고 인터넷도 발달하여 부모님들이 태권도장에 대한 많은 정보를 가지고 있고 교육관 또한 뚜렷한 분들이 많습니다. 물론 형식적으로 태권도장을 보내시는 부모님들도 계시지만 깐깐한 교육을 원하시는 부모님들도 의외로 많습니다. 저희 부모님들은 말씀 하십니다. “우리 아이 태권도장 만큼은 명문 도장에 보내고 있다고” 교육은 깐깐 할 수록 더욱 신뢰를 느끼고 쉽게 얻지 못해야 매력을 느끼고 그것을 가지려고 노력하는것 이라고 생각합니다.
두서없이 갑자기 답답한 마음에 적은 글이지만 결론은 별것 없습니다.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 관장님 사범님들 좀 더 공부하고 연구하며 소비자인 학부모님들이 만족도를 느낄 수 있는 태권도 교육을 하자는 것과 관장님은 사범님들을 좀 더 배려하고 배움의 길을 알려주고 사범님들은 항상 배운다는 자세로 책임감을 가지고 성실하게 각자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자는 것입니다. 또한 사람들을 교육시키는 교육자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생활하며 바른 지도와 바른 마음가짐으로 학부모님 및 고학년 수련생들의 조롱의 대상이 되지는 말자는 것입니다.
관장님 사범님!
태권도 광고지에 써 놓은 문구처럼 수련생들이 변화 할 수 있고 정신적 육체적으로 제대로 성잘 할 수 있도록 태권도를 잘 지도하여 이 어려운 상황을 극복하고 무엇보다 광고지에 멋지게 써넣은 문구에 학부모님 및 수련생들이 많은 기대를 하였다가 실망하는 일이 없도록 노력합시다. 최소한 사기꾼이라는 말은 듣지 말아야 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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