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의 귀향 ‘ITF의 산 증인’ 남태희, “태권도는 하나”


'오도관 공동창설자' ‘국제태권도연맹(ITF)의 산 증인’ 남태희(84) 원로가 8년 만에 한국을 찾았다.
그의 오른손에는 낡은 지팡이가 하나 쥐어져 있었고, 이따금 ‘세계태권도연맹-국제태권도연맹’이라는 태권도 분단의 현실에 묻혀지낸 50여년의 세월이 떠오르는 듯 감정에 북받쳐 말을 잇지 못했다. 22일 세계태권도연맹(총재 조정원,WTF)을 방문한 남태희 원로는 이렇게 종주죽 태권도계 인사들과 처음 대면했다.
남태희 원로가 “태권도인들로부터 남태희는 ‘적’이라는 취급을 받으며 살아왔다”고 말하자 조정원 총재가 “뿌리는 하나입니다. 이제 시작입니다”라며 견고해보이던 WTF-ITF 간의 벽을 허물었다. 이날 모임의 외형은 ‘해외 태권도사범 감사패 전달식’이었지만, WTF의 ITF에 대한 간극을 좁히자는 것이 핵심이었다.
WTF의 수장 조정원 총재와 ITF의 뿌리 남태희 원로는 이날 마주보고 앉아‘태권도의 하나’ 됨에 뜻을 같이했다. 남태희 원로는 “이번 방문을 통해 WTF가 ITF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잘 알게 되었다. 많은 변화가 느껴진다”고 말했다. 조 총재 역시 “WTF에서 해외 사범들을 직접 본부로 초청해 감사패를 전달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WTF는 ITF의 모든 이들에게 문호를 개방하고 있다. 태권도라는 이름 아래서 우리는 하나다”고 답했다.
여지껏 종주국 태권도 유관 기관 단체로부터 단 한번도 초청을 받지 못했다는 남태희 원로. 이날 가슴에 품어 온 아쉬움들을 모조리 털어낸 그는 “지금까지 국내 태권도 단체들로부터 한번도 반가운 초대를 받은적이 없었다.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해 달라는 조 총재의 공식서신을 받았다. 이전까지 한국 태권도계에 좋지 않은 기억을 가지고 있던 나의 마음은 오늘 방문으로 바뀌었다”고 말했다.
약 10여분 간의 짧은 인터뷰가 끝나갈 무렵 그는 이 말을 전했다. “이제 ITF,WTF 따질 필요 없습니다. 태권도는 하나가 되었습니다. 가슴이 후련합니다.”
현재 남태희 원로는 미국 LA에 거주중이다. 건강을 생각해 대외적인 활동은 최대한 자제하고 있다. 이날 남태희 원로는 84세의 나이가 믿겨지지 않을 정도로 젊은기자와의 대화를 유쾌하게 이끌었다. 활력 넘치는 그였다.

조정원 총재가 남태희 원로에게 감사패를 전달하고 있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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