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커트발’은 종주국 잡는 비장의 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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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가 달라졌다. 지난 2009년 덴마크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때부터 이런 변화의 흐름이 감지됐지만, 지난 3일부터 4일까지 멕시코 티후아나 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청소년올림픽 세계예선전과 6일부터 9일까지 열린 제8회 세계청소년태권도선수권대회를 통해 그 변화는 ‘정착’으로 바뀌었음이 확인됐다. 이 변화의 주인공은 바로 ‘커트발(견제발 : 상대의 공격을 차단 혹은 압박하기 위해 앞발을 드는 행위)’이었다. 남자부에서 종합우승을 차지한 이란과 3위를 차지한 터키, 남자부에서 금메달만 3개를 획득한 멕시코, 여자부 종합 3위를 차지한 터키, 4위를 차지한 미국 등 거의 대부분 해외 선수들이 커트발을 요긴하게 사용해 메달을 획득했다. 대다수의 선수들이 경기 내내 커트발에 이은 얼굴 내려찍기, 앞발 돌려차기 등으로 점수를 쌓았다.
이는 각국 해외지도자들의 종주국 대한민국을 대상으로 철저한 사전 분석을 했기에 발생한 결과였다. 한 해외 대표팀의 감독은 “한국에서는 커트발을 들면 경고사항이다. 하지만 국제대회에서는 어느 정도 용인된다. 국제심판들은 커트발이라 해도 상대의 부상을 유발하는 등의 직접적인 영향을 주는 행위가 아니라면 경고를 주지 않는다. 분명 한국 선수들이 국제대회에서 혼란을 일으킬 것을 예상했다”고 말했다. 국내, 국제 대회 적용 경기룰이 다르다는 점을 간파한 '필승전략'을 세운 것이다.
여기에 외국 선수들의 체격을 이용한 맞춤형 3점짜리 기술의 가미는 메달의 영광까지 안겨줬다. 앞발 내려찍기에 앞발 얼굴돌려차기, 앞발 주고 반대발 내려찍기 혹은 얼굴 돌려차기였다. 만약 상대가 들어오기라도 하면 뒤후려차기 혹은 뒤차기로 응수했다. 대부분의 커트발 선수들의 한결같은 패턴이었다. 공격이 없을라치면 앞발을 들고 있는 상황에서 상대를 압박해 경기장 코너로 몰아 경고를 유발했고, 상대의 전진은 몸통 밀어내기로 저지시켰다. 공격과 방어의 완벽한 조화를 꿈꿨던 것이다. 해외선수들의 긴 다리를 이용한 견제와 공격의 비법은 한국선수 뿐만 아니라 커트발에 당황해 하던 타 해외 선수들에게까지도 제대로 먹혀들었다.
실제 한국은 유독 유스올림픽 첫째 날, 그리고 청소년선수권 둘째 날까지 커트발에 발목을 잡히며 초반 KO를 당하기도, 또 예선에서 수차례 탈락하기도 했다. 서둘러 커트발 대비책을 세우고 같이 커트발로 쌍수를 놓으며 대응해 가까스로 여자부 종합우승은 지켜낼 수 있었다. 경기 중간에 급조한 뒤차기, 후려차기 등의 시도 등이 한국팀을 보는 이들의 마음을 답답하게 만들기도 했다. 한국대표팀의 문용철 코치는 “한국팀 고전의 가장 큰 이유는 커트발이었다”고 대회를 총평했다. 커트발이 계속되는 한 한국의 시대는 없다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이런 코트발이 단순히 변화로만 받아들여지지는 않는다. ‘태권도의 변질’로 보는 시각도 있다. 고의민 기술위원은 “앞발로 얼굴을 차는 것은 태권도 기술이 아니다”, 최정호 국제심판은 “태권도가 가라테 경기화 되어간다”는 우려를 내놓는다.
국제, 국내 대회의 각기 다른 적용 경기규칙, 커트발의 등장 과연 태권도 경기력에 독이 될지 약이 될지 여부는 차기 메이저 국제대회에서 밝혀질 예정이다.
[멕시코(티후아나) =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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