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준 칼럼] 도복 구기지마라!
스승과 제자(2부)
그날 이후로 난 도복을 소중히 여기는 버릇이 생겼다. 아무리 오래된 도복이라도 쉽게 버리지 못했다. 삼일에 한번 씩은 도복을 깨끗이 빨아 입었고 불혹[不惑]의 나이를 넘어선 지금도 수련이 끝나면 제자들에게 시키지 않고 언제나 도복정리는 내손으로 직접 했다.요즘 도장의 탈의실에 들어가면, 불쾌할 정도로 마음이 아프다. 많은 수련생들이 자신이 입었던 도복을 스스로 정리하지 못한다. 도복의 띠는 아무렇게나 팽개쳐 있고 옷걸이에 걸어놓지 못한 도복들이 바닥에 뒹군다. 심지어는 도복을 그대로 벗어놓고 몸만 빠져나가는 수련생들도 있다. 유단자나 유급자 모두 도복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가를 실감하지 못한다.
탈의실 벽면에 붙여놓은 “자신의 도복은 스스로 잘 챙기세요!”라는 문구가 무색하다.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도복을 옷걸이에 걸어놓고 나오는 마음은 결코 유쾌하지 못하다. 공권유술의 도장을 마치 동네의 헬스크럽으로 여기는 것 같아 마음이 편치 못하다. 어떤 수련생은 도복을 세탁하기 위하여 집을 가져갈 때 도복을 아무렇게나 비닐봉지에 구겨 넣어 가지고 간다. 한쪽으로 띠가 삐져나오고 부피를 줄이기 위해서 발로 밟는다. 그것이 걸레인지 도복인지 알 수가 없다. 아무리 모르고 하는 행동이라 하지만 해도 너무한다.
수련생은 공권유술을 단순히 취미생활로 즐기면서 기술을 익힌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나에게 있어서 공권유술이란? 하루하루를 보내는 생활이며, 자존심이며, 종교와 같은 존재이다. 그러므로 제자와 스승이 함께 공권유술을 수련함에 있어서 결례[缺禮]를 범하지 않도록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다음은 주의사항이다.
1.도복은 두벌이상을 구입하여 삼일에 한 번씩 세탁을 한다. 이것은 자신의 파트너에게 지저분한 땀 냄새로 불쾌감을 주지 않기 위함이다. 또한 선배나 스승과 함께 수련을 할 때 결례를 범하지 않게 된다.
2.수련이 끝나면 도복을 잘 정리하여 옷걸이에 걸어놓는다. 만약 여의치 않다면 가지고 다녀도 좋다. 사실 이정도도 할 수 없다면 무술을 수련할 자격이 없다. 스승이나 사범이 언제나 제자의 도복을 정리해주는 모습을 보이게 하는 것은 배우는 사람의 자세로 부족하다.
3.도복을 집으로 가지고 갈 때는 도복 개는 법을 숙지한다. 아무렇게나 구겨 넣어서는 결례가 된다.
4.검은색의 띠는 자주 세탁하지 않는다. 검은 띠를 딴 지 6개월도 안된 유단자의 띠 색깔이 하얀색으로 바랜 것을 본적이 있다. 무력을 높여 보이게 하는 싶은 것이라 짐작된다. 심지어는 일부러 탈색시키는 경우까지 있는데 이것은 그의 선배나 스승에게 큰 결례다.
5.자신의 띠 색깔 보다 낮게 띠를 맨다면 자신의 위치를 망각 하는 것이다. 옷을 세탁하고 띠를 실수로 안 가져 왔을 때 부득이하게 다른 띠를 착용할 수 있다. 이때 자신의 띠보다 낮은 급수의 띠를 매는 경우가 종종 있는데 이는 정말 바보같은 행동이며 스승에게 결례가 된다.
6.찢어진 도복이나 터진 도복을 착용하는 것은 수련생 전체에게 결례가 된다. 수선하여 입던지 새로운 도복을 구입하는 것이 원칙이다.
7.공권유술은 타류의 무술과는 달리 도복안에 티셔츠를입는 것이 허용된다 그러나 빨간색 노란색 총천연색의 티셔츠에 미키마우스같은 만화그림이나 뜻을 알 수 없는 영문 티셔츠를 도복 안에다가 받쳐 입는 것은 결례가 된다. 하얀색 티셔츠를 단정하게 입는 것도 좋은 방법중에 하나다.
다음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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