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반쪽짜리 국기원 공청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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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 전문지 기자회 박성진 기자 “치우친 면이 있다”
국어사전 상에 공청회(公聽會)란 ‘국회나 행정 기관에서 일의 관련자에게 의견을 들어 보는 공개적인 모임을 말하거나, 국민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거나 사회 일반에 영향력이 큰 안건을 심의하기 전에 국회나 행정 기관이 학자, 경험자 또는 이해관계자를 참석하게 해 의견을 듣는 공개회의’라고 명시되어 있다. 영어로는 'public hearing'이다. 10일 오후 2시 삼정호텔에서 국기원 주최, 태권도 전문지 기자회 주관으로 열린 ‘태권도 진흥법 개정에 따른 문제점과 해결방안을 위한 공청회’의 근본 취지 역시도 다양한 의견을 듣기 위함이었다. 하지만 법정법인화 진행개요, 진흥법 개정안의 방향, 법률적 문제 등에 대한 발제가 끝난 직후 열린 공청회의 하이라이트인 ‘토론’에서 그런 기대는 무너져 내렸다. 무려 3시간여에 걸쳐 진행된 토론 과정에서 여러 사람이 각각 의견을 내며 논의하는 모습은 없었다. 한 곳(문체부)을 지적하고, 하나(태권도특별법)를 비판하는 과정에서 공청회의 ‘공정성 확보’는 물 건너갔다.
공청회는 어느새 어떤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촉구하기 위해 또는 어떤 목적을 끌어내기 위한 성격의 ‘궐기대회(蹶起大會)’로 바뀌어 있었다. 공식 초청된 5명의 토론자 모두는 ‘태권도 특별법은 문제 있다’며 강변했다. 문체부와 국기원 양측의 문제점에 대해 날선 비판을 할 것으로 기대됐던 김창영 경향신문 기자도 “문체부에 취직한 사람이 국기원에 올 날이 머지않았다”며 색을 드러냈다. 문체부측 발제자인 허건식 서일대 교수까지도 초입 발제에서는 “태권도인의 요구였다”, “주무부처인 문체부는 법을 집행하는 곳”이라며 편을 들었지만, 2부 토론에서는 “비참할 정도로 끌려가고 있는 태권도계의 현실”이라는 소견을 밝혔다. 공청회 준비 단계부터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공청회를 위해 생산적이고 건설적인 소통의 장이 되기 위해 노력 하겠다”던 태권도 전문지 기자회의 취지가 무색해지는 순간이다.
공청회를 주관하는 태권도기자회 대표이자 발제를 맡은 태권도조선의 박성진 기자는 “이 자리가 치우친 면이 있다. 처음 참여할 때에도 부담이 있었다. 기자들이 들어오면 객관성을 잃어버릴 것이라는 주변의 우려도 있었다. 법적인 부분에서 봤을 때, 문체부도 다 논리는 있을 것”이라고 평했다.
이날 문화체육관광부측 관계자들은 공청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국기원측 인사들이 대거 참여할 것이라는 생각에 자칫 ‘문체부-국기원’ 대립을 대중에 알리는 자리가 될 것임을 고려한 결정이었다. 결국 문체부는 공청회 이전에 전문지 기자들을 불러 간담회를 열고 양해를 구하는 것으로 상황을 마무리했다.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이 태권도 전문 기자회까지 앞세워 야심차게 추진했던 공청회. 1월 5일 이승완 국기원 이사장은 태권도 전문지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 "국기원이 정말 가야할 길이 무엇인지 많은 태권도인들에게 다양한 의견을 들어보는 공청회를 열겠다"고 자신했다. 이런 공청회의 성공을 위해 총 3천 5백만원이라는 국기원 예산도 투입됐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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