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허건식의 무예보고서] 시정마 이야기

[허건식의 무예보고서] 시정마 이야기


우리 태권도계를 비롯해 무예계는 다양한 갈등이 내재되어 있다. 이 갈등은 자신의 업적과 일에 대한 공로를 공론화하고 인정받으려는데서 발생한다. 현재 도마위에 오른 국기원 문제도 그렇고 전통무예진흥법도 그렇다. 우리 인생사에서도 수많은 우여곡절이 있고, 다양한 사람들이 공존해 가며 살아간다.

인간과 역사에서 친숙하게 지내온 동물중에는 말(馬)이 있다. 필자가 돌아본 나라들 중에 티벳족들은 말을 생활수단으로 사용하고 있어 애완견마냥 애지중지한다. 유럽같은 경우에는 귀족스포츠로 애용되기도 한다. 또, 일부 국가에서는 부(富)의 상징으로 경제적 가치를 두고 말을 사육하는 사람들도 있다. 이 중에서 경제적 가치를 두고 사육하는 종마사업은 잔인할 정도로 종마의 보호와 계보를 중시여긴다. 이것을 지키지 못하면 종마사업은 실패한 것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철저한 관리의 대상이 된다. 이 과정에서 '시정마(始情馬)'의 생애는 비참할 정도다. 마치 치열한 우리사회의 현상같기도 하고, 당장 우리에게 직면해 있는 태권도계나 무예계의 현상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이번 무예보고서에서는 이 시정마가 종마산업의 장에서 어떻게 살아가는지 살펴 보았다.

잡종마라는 이유로 철저히 외면당하는 삶


(사진출처: 한국마사회)

시정마(始情馬/Teaser, 꼬시는 말).

그냥 쉽게 ‘애무마’라고 부르는게 이해가 빠르다. 사전적 의미로는 “교미 때에 암말에게 혈통 좋은 수말이 채이지 않도록 암말의 기분만 떠보는 말”을 말한다. 시정마는 우수혈통의 종마(種馬, Stud)에 속하는 씨수말대신 씨암말을 꼬시는데 필요한 말이다.

말이 교배하는 실제시간은 3초에서 5초에 불과하다. 우수한 혈통의 씨수말은 웬만한 중소기업만큼 큰 수익을 얻고 있다. 그 씨를 받아 우수한 혈통을 이어야 하는 씨암말의 역할도 매우 소중하다. 그러나 말이 발정기가 되면 포악해지는 특성상 우수한 혈통의 씨수말의 씨를 얻기란 쉬운일이 아니다. 이렇다보니 우수한 혈통끼리 교배직전의 행위를 하게끔 놔둔다면 서로 싸우거나 포악한 행동으로 말이 다칠수 있다.

여기에 귀하신 씨수말과 씨암말을 보호하기 위해 미리 씨암말을 흥분시키는 역할을 전담하는 말이 있다. 이 말이 바로 시정마다. 한마디로 바람잡이고 애무만 하다 끝나는 정말 불쌍한 말이다.

한국마사회 자료에 따르면, 국내 종마들은 대부분 겨울철에 충분한 영양섭취와 체력단련을 집중적으로 한다고 한다. 그 후 4, 5월이 되면 암말들이 상당히 바빠진다. 좋은 종자를 받기 위해 연일 씨수말을 상대하느라 피로가 누적되고,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고 한다.

봄에 이렇게 말들이 발정을 일으키는 이유는 각종 식물들과 동물들에게서 나오는 페로몬 때문이다. 기온이 상승하고 일조량이 많아지면서 나타나는 자연의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이런 과정에서 발정기가 되면 말들이 심리적으로 불안하게 되고 발정증상이 있을때 마주들은 어떻게 해서든 좋은 종마를 얻기 위하여 집중하게 된다.

씨암말이 발정하면 정확히 판단해 절적한 시기에 씨수말과 교접해야 한다. 이렇게 해야 종마를 안전한 상태에서 보호하면서 씨를 얻을 수 있기때문이다. 하지만 신경이 예민해진 종마들의 특성상 그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많다고 한다. 거칠어진 종마들 때문에 부상의 위험은 많이 노출되기 때문에 시종마의 역할은 더욱 커진다. 시정마는 씨암말의 발정여부를 정확히 체크하고 씨암말이 씨수말을 쉽게 받아 들일 수 있게 미리 준비를 시키는 역할을 한다. 이러한 과정에서 씨암말에게 수난을 겪기도 하고 부상을 입는 경우도 많다.

시종마는 대개 체력이 좋고 암말에게 접근하는 기술이 좋은 잡종말을 쓴다. 또, 암말의 상태를 잘 살피고, 발정 적기에 있는 말에만 접근해 구애행위가 적극적이어야 한다고 한다. 씨암말의 경우 시정마에게 처음에는 경계하며 거친 방어행동을 하지만 끊질긴 시정마의 구애 행동에 받아들일 자세를 만든다고 한다. 이러한 온갖 노력에도 불구하고, 결정적인 상황에서는 씨수말에게 그 자리를 넘겨 주어야 한다. 이런 결정적인 상황에서 씨수말에게 자리를 내준 시정마는 거친 항의를 하듯 울부짖고 발버둥 친다고 한다. 심지어 이 시기에 암말에서 떨어지지 않으려는 시정마를 관리자들은 몽둥이로 두들겨 패는 경우도 있다고 한다. 잡종마라는 이유하나로 종족번식에 대한 본능은 무참히 짓밟히게 되는 불쌍한 말이 되는 순간이다.

시정마에게 정조대와 같이 비닐옷을 입히지 않아 시정마의 씨를 방어하지 못해 씨암말을 임신시키는 경우도 발생한다고 한다. 이렇게 되면 1년 종마농사는 물거품이된다. 이런 이유로 종마사업계에서는 시정마에 있어 번식을 철저하게 억제하고 있다. 잡종이라는 이유도 있고, 우수한 말을 생산해 내야 하는 마주의 마음은 이해하겠지만, 평생을 애무만 하다가 삶을 끝내야 하는 시정마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시정마가 스트레스를 받아 시정마의 기능을 제대로 못할까 우려돼 간혹 다른 잡종암마와 교접의 기회를 주기도 한다.

종마의 3초를 위해 수십분, 심지어 수시간을 구애한 시정마의 애처로운 삶은 우리 인간사회에서도 많이 있다. 그 대표적인 말이 “죽쑤어서 개준다”는 말이다. 시정마와 같이 열심히 준비하고 살아도 종마와 같이 새치기를 해 이익을 쥐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다. 국가권력자도, 정치인도, 공무원도, 직장인도 인간사회 많은 부분에서 종마와 시정마같은 사람이 존재한다. 종마를 얄미워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종마보다는 마주같은 사람을 더 얄미워 해야 하지 않을까.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우리 태권도계나 무예계를 보면서 '마주-종마-시정마' 같은 사람들이 있다.
이후의 상상은 여러분들에게 넘긴다.

허건식의 무예보고서는?


필자는 무예인들과 다양한 정보를 공유하기 위해 블로그를 개설했다. 1994년부터 운영해 온 무예보고서를 최근 몇년간 중단해오다, 새롭게 오픈했다. www.womau.net 혹은 martial-arts.tistory.com 에서 필자의 그동안의 글과 공개되지 않았던 글을 볼 수 있으며, 다양한 정보를 교류할 수 있다.

댓글 7

느낌이 웬지 2010.01.26
좀 잔인한게 인간이네. 시정마. 나도 시정마인가생각해보게 됩니다. 좋은 글 감솨.
불쌍한 말 2010.01.26
기본욕구를 억제시키는 나쁜 마주. 동물학대. 나쁜 마주.
무인 2010.01.27
죽쒀서 개준다는 말은 노력한 성과물을 하찮게 사용한다는 뜻일게다. 그러나 그 죽이 개도 못먹을 것이라면 개가 먹어주는 것만도 고마운 일이다. 허건식은 전통무예진흥법 제정에 깊숙히 참여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과연 죽을 제대로 만들어서 사람이 먹도록 내놓은 것인지 알 수 없다. 전통무예를 완전히 훼손시키고 있지나 않은지. 정부가 법시행을 하는데 엄청난 어려움을 느껴 법 집행을 회피하게 하는 모호한 법조문이 아닌지 반성해 봐야 한다. 시정마는 그 역할 때문에 대우를 받는 것이다. 억울해 할일이 아니다. 시정마가 제역할을 제대로 하지도 못한다면 짐수레나 끄는 신세로 전락할 것이다.
아래 무인님 2010.01.27
웬전통무예진흥법 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논문이나 보고 말하셔. 왜 법이 그렇게 됐는지. 무인님. 그거 무카스에서 이미 다 이야기된거야. 아직도 짜증나게 전통무예를 운운하는 사람이 있으니 무카스 리플 수준 알만하다.
정말 나쁜놈이죠 2010.01.27
성욕을 방해하다니 정말 나쁜 마주입니다. 불쌍한 말님. 마주를 퇴출시킵시다. 여기 마주같은 무인님이 ? 이런..
무인 2010.01.29
아래 무인님이라는 분, 무진법 세미나에 10번 정도나 참가한 사람이거든요. 그런데 허씨가 관여해서 만든 법조몬이 애매모호, 허리멍텅해서 지금 모처럼 만든 법이 있으나마나로 돼가니가 하는 말이지요. 그런데 허시는 제 잘못은 생각않고 마치 무예인들이 잘못힌양 하는 양이 보기 좋지 않아서시리.
무사 2010.01.30
꼴통 무인님 법을 어떻게 허씨 혼자만듭니까? 허씨가 대통령입니까? 군부독재 총수입니까? 정부가 그렇게 단순무식합니까? 세미나 10번이나 간 사람이 법이 어떻게 만들어졌는지를 모릅니까? 10번세미나를 가셔놓고 뭘 배웠습니까? 제가 알기로는 세미나 4번밖에 안했습니다. 무인님은 허씨가 명예훼손으로 걸면 걸리는 리플을 달고 계십니다. 그런 무식한 무인이 되지 마세요. 법은 해당부처인 문화관광부, 국회 법사위, 문화관광위 등에서 철저하게 분석해서 만들어냅니다. 무예포럼의견도 들어갔고, 무술단체장 의견도 들어간걸로 알고 있습니다. 죽어라고 외쳐봐아 1줄 들어가기 힘든 것이 법조문입니다. 이런 무식한 리플맨이 있으니 무카스 질떨어지게. 무슨 사이비 사단법인 정관만드는지 아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