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정은의 건강백서] 목소리는 심장·폐장·신장의 완성품
식사 중, 해가 진 뒤, 걸어 다니며 말하기 등 자제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목소리를 가지고 있고, 또한 말을 하는 스타일도 조금씩 다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는 전화나 라디오에서 나오는 말씨만으로도 그 목소리가 어떤 이의 목소리인지 짐작할 수 있듯이, 목소리와 말하는 습관 또한 건강의 척도가 되기도 합니다. 오늘은 목소리와 말하는 것의 한의학적인 의미와 건강하게 말하는 방법에 대하여 말씀을 드리도록 하겠습니다.동의보감에 ‘心爲聲音之主, 肺爲聲音之門, 腎爲聲音之根’ 라는 문구가 있습니다. 목소리는 심장, 폐장, 신장과 관련이 깊다는 말입니다. 목소리와 말함에 있어서 이 세 가지의 장부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합니다.
폐가 목소리(성음)를 주관한다면 심장은 언어를 주관합니다. 성음(聲音)이 목소리 자체가 어떠하냐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면 언어는 말의 의미가 어떠하냐에 초점을 맞춘 것입니다. 성음을 폐가 주관한다고 한 것은 폐는 원래 기(氣)를 주관하는데, 기가 충만한지 부족한지에 따라서 소리를 내느냐 못 내느냐를 보는 것입니다. 언어는 심장이 주관하므로 말의 의미가 제대로 전달되는지 아닌지에 초점을 맞춥니다. 머리로 말의 앞뒤를 연결하여 의미 있게 말을 전달하는 과정이 ‘심주신(心主神-심장이 정신을 주관한다)’하는 기능에 속한다는 것입니다.
말이 잘 나오지 않거나 목이 쉬는 원인은 신장이 허한 것으로 봅니다. 일을 많이 해서 기가 허해지거나, 혈이 허하여 폐가 열을 받았거나, 기침을 오래했거나, 감기 뒤 끝에 열이 풀리지 않아도 목이 쉽니다. 뿐만 아니라 말을 시작할 때에 목소리가 잘 나오지 않거나, 원래부터 목소리가 허스키한 경우에도 신장 기능이 떨어진 것으로 봅니다. 이와 같이 말을 잘하지 못하는 원인은 기혈의 허손, 신허(腎虛) 입니다. 신장이 허해서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경우에는 인삼, 천궁, 숙지황, 당귀 등이 들어간 인삼평보탕(人蔘平補湯)이 좋습니다.
목소리로 오장육부의 기능을 판별하는 간단한 방법은 다음과 같습니다. 간에 병이 있으면 목소리가 구슬프고, 심장에 병이 있으면 목소리가 굳세고, 비장에 병이 있으면 목소리가 느리고, 폐병의 경우에는 목소리가 급하고, 신장에 병이 있으면 목소리가 가라앉아 있습니다. 담(쓸개)에 병이 있으면 목소리가 청량하며, 위장에 병이 있으면 목소리가 빠르며, 소장에 병이 있으면 목소리가 짧게 나옵니다. 또 대장에 병이 있으면 목소리가 길게 나오고, 방광에 병이 있으면 목소리가 약하다고 했습니다. 또한, 소리치거나 욕을 한다거나 성내는 소리를 하는 것은 간이 좋지 않아서이고, 잘 웃는 것은 심장이 좋지 않아서입니다. 잘 흥얼거리는 것은 비장이 약한 것이고, 통곡하는 소리를 자주 내는 것은 폐장이 좋지 않아서이고 신음하는 소리를 내는 것은 신장이 약하기 때문입니다.
참고로『강목』에 ‘하품은 기가 부족한 것이고 재채기는 기가 통하는 것’이라고 하였습니다. 하품은 기가 부족하여 기를 끌어당기는 것으로 주로 신장의 병입니다. 신장에 병이 있으면 얼굴이 검고 잘 두려워하며 하품을 자주한다고 하였습니다. 양기(陽氣)는 상승하고 음기(陰氣)는 하강하므로 서로 당기게 됩니다. 바로 기가 부족하면 자주 하품을 하게 되는 것입니다. 재채기는 기를 통하게 하는 행위입니다. 폐기가 허하여 주리(腠理)가 치밀하지 못하면 사기(邪氣)가 들어오기 쉬운데 재채기는 이 사기(좋지 않은 외부의 기운)의 침입을 밀어내는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음은 기운을 손상하지 않으면서 건강하게 말하는 법입니다. 우선 말을 적게 하여 내기(內氣)를 길러야 합니다. 말이 많으면 기침을 하거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습니다. 두 번째로는 말을 하거나 글을 읽을 때에 늘 목소리가 기해(氣海)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야 합니다. 기해(氣海)는 배꼽아래 약 3cm 아래쯤에 위치한 혈 자리로 말 그대로 기운의 바다입니다. 말을 할 때에는 그 곳에 힘을 주고 복식으로 말을 해야 합니다. 세 번째는 매일 해가 진 뒤에는 말을 하거나 책을 읽지 말아야 합니다. 그리고 식사할 때는 되도록 말을 삼가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가슴과 배가 아프게 됩니다. 또한 누운 채로 크게 말을 하면 기력을 상하게 됩니다. 오장을 종이라고 생각하면 종을 눕혀서는 소리가 제대로 나지 않기 때문입니다. 마지막으로 길을 가면서 말을 하면 기를 잃게 됩니다.
물론 일상생활에서 온전히 지키기는 어려울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말을 하면서도 정기를 기를 수 있다면 상황은 달라지겠죠? 오늘부터 실천해 보시는 건 어떨까요?
심정은 원장 이력
빼어날 수 한의원 원장(www.thegreatsoo.com)대한한의학회 회원
대한형상의학회 회원
전국의료관광협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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