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도르 불안한 승리, 역전 카운터 한방

2라운드 1분 48초 만에 로저스 상대로 TKO승리

표도르가 오른손 훅을 로저스에 적중시키며 TKO승 하는 장면
에멜리아넨코 표도르(33·러시아)가 8일 미국 시카고 시어스센터 아레나에서 열린 '스트라이크포스'에서 2라운드 1분 48초 만에 오른손 훅 한 방으로 브렛 로저스(28·미국)를 상대로 승리(TKO)했다. 하지만 ‘격투황제’, ‘60억 분의 1의 사나이’다운 모습은 아니었다.
2라운드 1분 48초에 표도르의 카운터 펀치 한방이 터질때까지, 그의 경기력은 '100점 만점에 50점' 정도였다. 1라운드 내내 로저스와 엎치락 뒤치락하며 공방을 펼쳤다. 이런 가운데 그라운드 기술, 철창 경기장 적응, 체력저하 등에서 불안요소가 드러나기 시작했다.
1라운드 초반부터 위기는 시작됐다. 상대 로저스에게 왼손 스트레이트를 허용하며 콧 등 부위에 찰과상과 함께 심한 출혈이 시작됐다. ‘얇은 피부’ 때문이 아닌 제대로 된 타격에 의한 것이었다. 표도르의 스텝은 무거워졌고, 날카로웠던 오른손 훅도 크게 빗나가기 시작했다. 1라운드 종료 직전에는 로저스와의 상위 포지션 점령을 위한 그라운드 싸움을 벌이던 끝에 마운트 포지션을 뺏기면서 다섯 차례나 얼굴에 유효타를 허용했다. 위기 극복을 위한 몇 차례 관절기술 시도도 있었지만 번번이 무의에 그쳤다. 마지막 로저스의 빗나간 왼손 펀치의 순간을 노려 오른손 훅을 얼굴에 꽂아 넣으며 극적인 승리를 거두기까지 표도르가 패배할 수도 있던 정황임에는 재론의 여지가 없다.
물론 표도르는 승리 직후 인터뷰에서 “1라운드 내내 상대의 약점을 관찰했다. 결국 펀치를 뻗을 때의 빈틈을 찾았다”며 초반 고전의 이유를 설명했지만, 1라운드에서 보인 표도르 패배의 위기를 설명하기에는 모자란 감이 있다.
상황을 종합해 볼 때, 만약 철창경기에 경험이 많은 선수와의 대전이었다면 표도르는 더욱 고전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저스가 ‘한 방’을 노리는 타격가인 관계로 철창을 효율적으로 이용하지 못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만약 철창경기에 노하우가 있는 경륜있는 타격가였더라면 상황은 틀려졌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서른 중반에 접어든 표도르, 경기 전 인터뷰에서 “경기장이 철창이라고 해서 달라질 것 없다. 나의 기술은 장소가 바뀐다고 해서 변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그래도 불안한 승리였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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