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균 40명 휴관’ 신종플루에 무술 도장 죽어난다

학교 휴업에 도장도 휴관

사진은 기사 내용과 무관함
인천 검단에서 초등학교를 길 건너에 두고 5년 넘게 태권도 도장을 운영해 오던 한 모(54) 관장은 요즘 인플루엔자A(H1N1ㆍ신종플루) 때문에 울상이다. 석 달 전까지만 해도 수련생 100명을 자랑했지만, 현재는 60명이다. 최근에는 이들 중 약 절반 정도가 심각하게 휴관을 고려중이라고 해 상황은 극한으로 치달았다. “지금은 제가 직접 차량 운행을 해요. 아껴야죠. 요즘 학부모들로부터 이런 전화를 받아요. 신종플루가 잠잠해질 때까지는 좀 쉬겠다는 말들이죠. 겉으로는 쉰다고 하지만, 혹시 퇴관으로 이어지지는 않을까 걱정입니다.”
2일 국가전염병단계가 ‘심각(Red)’으로 격상된 가운데, 전국 528개 초등학교의 휴업(2일 교육과학기술부 통계자료) 사태로 도장이 신종플루의 직격탄을 맞았다. 3일에는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 소재의 야탑, 중탑, 돌마, 하탑 등 4개 초등학교가 오는 7일까지 휴업을 확정하면서 상황은 일파만파 퍼지고있다. 신종플루에 대한 확산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일선 도장들의 ‘9월 대목(2학기 신규 입관)’도 거의 ‘0(ZERO)’수준에 가깝다.
심각한 것은 신종플루 역풍이 잠잠해진다고 단순히 해결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도장 컨설팅 전문업체의 A과장은(익명요구) "인천 국제도시 인근의 도장에서는 많게는 60명 평균 40명의 수련생이 도장에 나오지 않고 있다"면서 “신종플루가 언제까지 지속될지 모르는 상황에서 호전된다 하더라도 이번에 휴관한 수련생들 중 상당 수는 어쩔수 없이 퇴관으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어떤 이유에서건 한 달 휴관을 시작하면 퇴관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신종플루 확산 방지를 위한 각 초등학교의 ‘휴업 및 사설 학원 출입 자제’와 관련한 가정통신문 배포 등은 학부모들의 잇따른 ‘휴관’ 결정에 직접 영향을 끼쳤다. 인천 연수동의 시장 입구에서 2년 가까이 도장을 운영해 온 B(31)관장은 최근 학부모들이 학교 측으로부터 받았다는 가정통신문을 보았다. 통지문의 내용은 이랬다. ‘신종플루 확산 예방에 따른 조치로 10월 29일부터 11월 4일까지 휴업합니다. 현재 학원 등의 출석도 당분간 자제해 주시기 바랍니다.’ 현재 박관장도 약 1주일 동안 도장 문을 닫은 상태다. 박 관장은 “학교 측의 조치에 도장들도 따를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시 도장 문을 연다고 해도 약 20명 정도 수련생 감소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우려했다.
이와는 반대로 이번 신종플루 사태가 어느 정도의 타격은 있지만, 도장의 흥망을 좌지우지 할 만큼의 위기는 아니라는 견해도 있다. 인천 성산태권도장의 이성희 관장은 “저항력을 키워주는 식습관과 태권도를 통한 규칙적인 운동이 수반된다면, 충분히 이겨낼 수 있는 상황이라고 본다. 학부모들이 대부분 예방접종을 한 뒤, 다시 도장에 보내겠다고 얘기한다. 믿는다”면서 “만약에 휴관을 하게 되더라도 최악의 경우에 10명 내외 정도의 수련생 이탈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정부는 현재 각 학교 측에 휴교령 등의 학교운영과 관련한 직접적인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
현재 서울의 경우에는 학급 내 확진환자 수가 10%이거나 의심환자가 25% 이상이면 학급 휴업을 실시한다. 만약 동일 학년에 2개 이상의 학급이 이에 해당 될 경우, 학년 휴업으로도 전환할 수 있다. 또 두 개 학년 이상이 휴업을 할 때에는 학교 전체의 휴업까지도 가능하게 되어있다. 각 16개 시도별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현재 전국 초등학교가 신종플루로 인해 휴업의 위기에 내몰린 것은 사실이다. 이는 곧 초등학생을 주 수련층으로 하는 일선 무술(태권도,검도,합기도) 도장의 흥망에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하게 될 것이라는 위기의식으로 다가오고 있는 것이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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