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줌인] 전국체전 병폐 ‘경기장 난입’ 좀 고칩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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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마지막날 신경 곤두선 시도협회 관계자
지난 21일부터 열린 제90회 전국체육대회 태권도경기. 성적에 따라 각 시도별로 1년 치 예산의 규모가 결정되는 까닭에 해마다 경쟁은 치열하다. 대한태권도협회(회장 홍준표, KTA)는 매년 일어나는 전국체전의 잡음을 줄이기 위해 일찌감치 강도감지호구 도입을 발표, 실제 적용했다. "전자호구니까"라며, 하지만 첫날부터 채점기 오작동 등으로 경기가 지연되는 등 미흡한 부분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런 가운데 대회 초중반까지도 잠잠하던 시도 관계자들의 불만도 하나 둘씩 표출되기 시작했다. 경기 마지막날 종합우승의 기로에 선 각 시도협회 관계자들의 마음은 점점 타들어갔다.
특히 마지막 날 열린 헤비급 경기에서 시도협회 임원들의 항의는 극에 달했다. 여자 헤비급 준결승 안새봄(울산)과 권은진(광주)의 경기는 울산과 광주측의 시도협회 관계자들의 항의로 경기 진행이 어려울 정도였다.
"이건 뭐야!" 울산협회의 모 임원이 경기 도중 안새봄이 뒤지고 있는 상황을 납득하기 힘들다며, 구두를 신은 채 코트로 난입했다. 언성을 높이며 항의했고, 이에 주심은 이 임원에게 퇴장명령을 내렸다.
경기 종료 몇 초를 남긴 상황. 4 대 3으로 안새봄이 지고 있었다. 울산협회의 한 임원은 또 다시 장내 의자를 집어 던지며 강력하게 항의했다. 이걸 말려야 할지, 아니면 놔두어야 할지, 안절부절하는 가운데 대한태권도협회 질서대책위원들이 이 관계자의 옷자락을 잡았다. <마음은 알겠는데 그만 좀 하시지...>
울산의 항의가 이어지자 이에 질세라 광주시협회측 인사들도 언성을 높이기 시작했다. 판정을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는 듯 한 관계자는 "야 잡고 찼잖아! 잡고, 왜! 왜!"라며 고래고래 소리질렀다. <이건 맞불작전일까?>
이게 끝이 아니다. 남자 경기에서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서울의 차동민은 남자 헤비급 준결승에서 윤석환(대구)에게 0 대 4로 뒤지며 위기를 맞았다. 거의 지는 경기였다.
차동민에게 구세주가 나타났다. 느닷없이 서울시협회 한 임원이 구두를 신고 코트에 들어가 주심에게 왜 차동민에게는 점수를 안주냐며 막무가내식 항의를 시작했다. 이에 주심이 난처한듯 임원에게 경기장에서 나가달라고 사정했다. <아니, 심판 여러분 뭘 잘못했다고 그러세요. 강하게 소리치세요, "당신 퇴장이야!" 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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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의의 효과라고 해야하나, 아니면 실력인가. 0 대 4로 뒤지던 차동민은 3라운드에서 앞후리기 등의 얼굴 공격을 연속으로 성공시키며 무려 5점을 따냈고, 역전승 했다. 구두신고 코트위에 올라서는 건 잘못이지만 어쨌든 '거센 항의'는 차동민 승리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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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체전의 병폐 경기장 난입 이제는 정말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 항의는 좋다. 그렇다면 구두라도 벗고 코트 위에 올라서야 하지 않나? 최소한, 더욱이 시도협회 임원이라고 한다면 기본을 지켜줘야 하지 않을까.
해마다 반복되는 전국체전 태권도 경기의 병폐이지만, 강력한 처벌규정도 사후 조치도 없다. 으레 이러다 말겠지라는 KTA의 방관인가. 내년 91회 전국체전에서도 똑같은 일이 벌어질 것이다. 아마 그때에도 구두신고, 코트 위에 등장하는 다수의 시도협회 인사들을 보게 되지 않을까. 혹시 코트 위에서 그들은 이렇게 생각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이 시점에서 한번 (항의)해줘야, 다음 경기에서 심판들이 신경좀 써주지."
[이석제 기자 / photo@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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