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펜하겐] 잘못된 영상판독, 빛바랜 한국의 첫 금메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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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효섭 2대 5로 승리, 이란측 "메달 도둑맞았다" 항의

결승전에서 패한 이란의 나데리안 리자가 항의하며 코트 중앙에 앉아있다
“효섭아 (세계태권도연맹) 운영부(비디오판독위원) 잘못이야, 너가 잘못한 거 아니야 당당하게 인터뷰해.” 한국에 첫 금메달을 안겨준 염효섭의 우승 인터뷰가 진행되는 가운데 대한민국 대표팀의 한 관계자는 이같이 말했다.
16일(현지시각) 덴마크 코펜하겐 볼레럽 슈퍼아레나에서 열린 제19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남자 -63kg급에 출전한 염효섭(국군체육부대)이 대한민국에 첫 금메달을 안겼다. 우승의 기쁨을 누릴 새도 없이, 세계 각국에서 모인 태권도인들의 야유 속에 염효섭은 코치와 함께 경기장을 빠져나와야만 했다. 상대 나데리안 리자(이란)는 경기가 끝난 뒤에도 약 10여 분간 코트 한 가운데 앉아 침묵의 시위를 벌였다. 볼레럽 경기장을 찾은 관중 모두는 국적을 불문하고 “이란” “이란”을 외치며 바닥에 발을 굴렀다. 선수의 잘못도, 코치의 실수도 아니었으며, 세계태권도연맹(WTF) 비디오판독위원의 신중하지 못한 결정이 부른 '실수'였다.
간절히 바라던 대한민국의 첫 금메달에 상처가 난 배경은 이랬다. 2회전 중반까지 염효섭은 1대 2로 뒤지고 있었다. 양 선수 10여초 간의 소강상태가 이어졌고, 밖에서 안으로 돌려 들어오는 염효섭의 왼발 내려찍기가 리자의 얼굴을 향했다. 전광판은 청(염효섭)에게 3점을 더해줬다. 리자는 펄쩍 뛰면서 재빨리 코치를 향해 비디오리플레이 할 것을 요구했고, 이내 소청은 시작됐다. 이후 결과를 알리기 위해 비디오판독관이 주심에게 결과를 보고, 이내 주심이 판정을 듣고 돌아섰다. 그 순간 경기장 내부가 울릴 정도의 야유가 쏟아졌다. 결승전을 촬영하고 있던 덴마크 국영 TV가 비디오판독을 의뢰한 얼굴 부위 타격의 장면을 3회 정도 반복해서 보여줬다. 너무도 적나라하게 염효섭의 왼발 얼굴 내려찍기가 리자의 몸통호구 윗 부분을 가격하는 장면이었다. 엄청난 야유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주심은 염효섭의 손을 들어줬고 경기는 속행됐다. 이번 대회 WTF 비디오판독관에 선임된 이란의 태권영웅 하디는 “미친 짓이다. 엉뚱한 판정을 내렸다”며 거칠게 항의했다. 남미 지역의 한 국가대표팀 감독은 “얼굴에 맞지 않았다. 왜 이런 판정을 내렸는지 모르겠다. 이란은 메달을 도둑맞은 것”이라고 밝혔다.
상황은 이정도 선에서 일단락되는 듯했다. 하지만 3회전 종료 30여초를 남겨 놓고, 리자가 역전을 위해 필사적으로 달려드는 과정에서 염효섭과 네 차례나 엉겨 붙게 됐다. 주심은 갈려 선언을 했고, 이후 총 네 번의 갈려 선언이 있었지만, 주심은 단 한번도 시간을 멈추기 위한 수신호를 보내지 않았다. 1초가 중요한 그 순간에 시간은 흘러만 갔고, 리자는 제대로 공격 한번 못해보고 패했다. 염효섭은 결국 4대 2로 승리했다.
이와 관련 WTF의 전익기 기술위원은 “선수의 얼굴이 흔들리는 걸 보고 감독관이 인정한 것이다. 앞과 옆에서 잡은 카메라는 카메라 두 대 뿐이었던 관계로 카바를 못했다. 부심이 볼 수 없는 사각이 생긴것이다. 이런 문제를 방지하기 위해서는 카메라가 5대나 필요하다. 이 부분은 향후 WTF에서 보완할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해명했다.
WTF 경기규칙 24조 3항에 나와있는 즉시비디오판독 절차에 따르면, '비디오판독위원의 판정은 판독 요청 접수 후 2분 이내에 이루어져야한다. 비디오판독위원의 결정은 최종이며, 경기 동안 및 경기 후 더이상의 항의는 수용되지 않는다'고 명시돼있다.
[덴마크 코펜하겐 =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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