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상구 마이애미 정착기]⑪뭐 하러 어렵게 가르칩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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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가르치고 있는 태권도는 어려울까? 쉬울까?”
독자 여러분들께, 한 가지 묻겠습니다. “태권도를 수련하는 성인 수련생이 공중에서 몇 번의 발차기를 하고, 몇 번을 회전하는데 관심이 있을까요? 이런 고난이 기술을 동경하며 ‘아, 배우고 싶다. 나도 해야지’”라는 생각을 할까요? 대답은 “절대로 아니다”입니다. 이들이 원하는 것은 ‘어라, 나도 할 수 있네’ ‘어, 이것 봐라’ ‘나도 되잖아?’ 입니다. 쉽게 말해서 내가 할 수 있는 것을 배우고, 할 수 있어야지만 돈을 내면서도 아깝지 않다는 생각을 하는 것이죠. 여기에 착안해서 만들어낸 것이 TNT(태권도와 타이복싱)입니다. 조금 딱딱한 내용일 수도 있겠지만 이번시간에는 TNT의 과정에 대해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도록 하겠습니다. TNT는 총 10단계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수련을 마치기 위해서는 총 2년의 시간이 소요됩니다. 너무 오래 걸린다고요? 에이, 태권도의 품새을 생각해 보세요. 태극 1장부터 8장까지, 고려, 금강, 태백, 평원, 십진, 일여 등 길게는 10년 이상의 수련 기간이 필요하죠. 이런 측면에서 본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부분이랍니다.
먼저 TNT의 출발은 ‘누구나’ 배우고 따라 하기 쉬운 동작들로 구성됐다는 것입니다. 그럼 1단계부터 살펴보도록 하죠.

3년째 TNT를 수련 중인 안젤라
1단계는 좌우 펀치부터 시작합니다. 주먹 타깃을 잡아주는 보조자와 글러브를 낀 수련자가 마주보고 섭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점은 수련자가 펀치를 타깃에 맞추는 것이 아니라 보조자가 상대의 펀치를 잡아 주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초보자를 위한 일종의 ‘배려’라고 볼 수 있죠. 중요한 것은 타깃에서 “뻥! 뻥!” 소리가 날 정도로 수련자의 ‘흥’을 돋우어 주어야한다는 것입니다. 이어 크로스펀치, 스트레이트, 어퍼컷, 잽 등을 배우면서 펀치 공격의 주요 기술 등을 몸에 익힙니다. 딱 5분만 하면 온 몸이 비를 맞은 듯이 젖어 버리죠. 동기유발을 위한 TNT의 중요 과정 중에 하나입니다. 또 보조자의 얼굴공격을 상체를 낮추어 좌우로 피하는 더킹(ducking) 동작을 배우게 됩니다. 여기까지 약 2개월 여의 기간이 소요됩니다. 물론 기본적으로 막고, 지르고, 차기 그리고 기본자세 등 태권도의 모든 동작을 배워야 하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야 나중에 단계가 올라 갈수록 태권도를 응용한 동작들도 소화해 낼 수가 있기 때문이죠.
2단계부터는 이제 ‘띠’가 수여됩니다. 그리고 펀치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팔꿈치 공격이 시작되죠. 역시 약 2개월의 연습 과정이 필요합니다. 3단계부터는 이제 ‘발차기’ 공격도 추가됩니다. 본격적으로 TNT에 빠져들게 되는 전신 운동 과정에 발을 들여 놓는 것이죠. 대부분의 성인 수련생들은 이정도 수준까지 오게 되면, 반복과 숙달의 개념으로 운동을 하게 됩니다. 성인 수련생들에게 띠의 개념은 그리 중요하지 않기 때문이죠.
바로 여기까지가 성인 수련생들에게 TNT를 중독 시키는 과정입니다. 글러브를 끼고 타깃을 두드리고, 어디에 대고 펀치를 휘두르더라도 귀신처럼 맞아 들어가는 자신을 보게 되죠. 저는 그들에게 자신감을 선물하는 것입니다. 어려워 보이는 운동을 다 큰 성인들이 뭐 하러 배우겠습니까? 그것도 한화로 한 달에 20만원이 넘는 돈을 지불하면서요.
저희 도장에 성인 수련생들이 찾아와 훈련을 시작하면 수련장 내부는 금방 전쟁터로 변해버립니다. 여기서 “뻥!” 저기서 “뻥!” 정신이 하나도 없죠. 아마 분위기에 취해서라도 펀치 한 번 발차기 한번을 더 내지르고 싶어질 겁니다.
여러분이 가르칠 때 고개가 갸우뚱하다면 수련생도 마찬가지입니다. 아주 간단합니다. 하루 일과를 마치고 방에 누워 이렇게 생각해 보십시오. "내가 지금 가르치고 있는 태권도는 어려울까? 쉬울까?"
*편집부의 사정으로 강상구 마이애미 정착기는 다음주까지 목요일 이틀간 지연 연재됩니다. 독자여러분의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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