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가 가라데 영향 받은 것은 사실
3월 6일자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국정홍보처가 한국관련 외국 사이트를 조사한 결과 한국정보가 있는 외국 사이트 654개를 검색한 결과 이중 56.4%인 369개에서 515건의 잘못된 정보를 찾아냈다고 한다. 이중에서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태권도 관련 부분이다.
국정홍보처는 미국 몬타나 대학의 격투기 사이트(www.bstkd.com)가 태권도의 기원이 일본의 가라데라고 소개하고 있다고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국정홍보처는 아울러 이 사이트 운영자에게 잘못된 정보를 시정하라고 요구하고 관련자료를 보낸다고 한다.
그러나 국정홍보처의 이러한 조치는 적절하지 않은 것이다. 왜냐하면 태권도가 가라데의 영향을 받은 것은 분명한 사실일뿐더러 심지어는 태권도가 가라데에서 파생된 무술이라는 주장을 한다 해도 이를 근본적으로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청도관 창립자인 이원국 옹 등 1940년대 중후반 태권도를 전파하는데 앞장 섰던 많은 원로들이 일본에서 가라데를 수련한 이들이라는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아직도 이 사실을 모르는 사람들은 이에 대해 더 이상 왈가왈부하지 말아야 한다. 실제 이원국 옹은 일본 송도관 계보에 지금도 그 이름이 등록되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송무관을 세운 노병직 옹도 일본 송도관 가라데를 수련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자신이 세운 송무관의 송자가 바로 송도관의 송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원국 옹이 세운 청도관의 도 또한 송도관의 도다. 이는 이름을 밝히지 말라고 부탁한 태권도 원로로부터 직접 들은 얘기다. 이 원로는 태권도는 가라데의 이미테이션(imitation)이라고 말했다.

지금은 고인이 된 청도관 출신 우종림 장군은 기자와의 대화에서 "나는 공수도를 했었고 나중에 최홍희 장군 등이 주축이 돼 이름을 바꾼 것일뿐"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미국 태권도 발전에 큰 공헌을 한 ATA의 고 이행웅 회장도 자신이 처음에 미국에 갔을 때 코리언 가라데라고 자신의 무술을 소개하며 가르쳤고 실제 태권도와 가라데의 차이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는 모두 태권도라는 무술이 아예 존재하지 않았다가 가라데를 배운 사람들이 해방후 도장을 열어 가라데의 한국식 발음인 공수도를 가르치다가 나중에 태권도라는 이름을 쓰게 되었다는 것을 말해주고 있다.
이는 강원식 태권도신문사 사장과 이경명 충청대 교수가 공동 집필한 태권도현대사에서도 잘 소개되어 있다.
양진방 용인대 교수나 김영선 연세대 강사, 안용규 한체대 교수 등도 한결같이 태권도가 가라데의 영향을 받았다는 사실은 인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해왔고 그들의 입장은 상당히 타당성을 인정받고 있다. 강원식 태권도신문사 사장도 자신이 강의하는 대학원 수업에서 그렇게 가르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이들 주장의 핵심은 1945년 이전에 우리나라에 태권도라는 무술이 존재했었다는 어떠한 증거도 없고 현실적으로 초기 태권도 원로들이 모두 가라데 수련자라는 점을 봤을 때 현재 국기원, 세계태권도연맹이 채택하고 있는 2000년 역사의 태권도라는 공식적인 입장은 옳지 않다는 것이다. 그래서 양진방 교수는 일찍이 해방 이전의 태권도사는 전통무예사로 수정되어야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해방 이후에 태권도를 수련했던 원로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태권도의 용어나 기술 등 모든 것이 가라데와 다르지 않았다고 한다. 어떤 원로는 그것이 가라데라는 사실도 모르고 배웠지만 나중에 가서야 그것이 가라데와 똑같다는 것을 알고 놀랐다고 말하기도 했다.
물론 태권도는 50여년의 시간을 경과하면서 가라데를 극복해왔다. 고유의 발차기 기술을 지속적으로 발전시켜왔고 경기화 부문에서는 올림픽에 정식종목으로 채택되는 등 괄목한 만한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태권도가 가라데에서 나왔다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이를 부정하고자 하는 것은 역사를 왜곡하는 것이다. 이미 태권도는 독자적으로 자기 정체성을 확보했고 가라데에 주눅들지 않아도 될만큼 세계적으로 전파됐다. 그리고 태권도의 종주국이 한국임을 부정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더 이상 전통 콤플렉스에 빠져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노파심에서 추가하자면 태권도와 가라데의 관계 문제를 논할 때 수천년 전 고대사는 들추지 말자는 것이다. 지정학적으로 봤을 때 중국에서 한반도를 거쳐 일본으로 문화가 전파되었으니 일본 것의 원류는 결국 모두 우리 것이라느니 가라데의 원류가 탄생한 오키나와 같은 작은 섬에서 기마자세가 나올 리가 없으니 이는 말을 타고 다니던 대륙에서 건너간 것을 증명하는 것이라느니 하는 말들 말이다. 이는 전혀 다른 논제가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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