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예총-한무총, 전통무예진흥법 놓고 기득권 싸움?

박정일 무예총 사무총장의 제명이 ‘불씨’
지난 15일 한국전통무예총연합회(총재 유정복, 이하 무예총) 출범으로 대한민국 무예계가 술렁이고 있다. 이는 국내 상당수의 무예단체장들이 “이번 무예총은 전통무예진흥법(이하 무진법)을 선점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라고 비판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반면 무예총 측은 “사심없는 순수 무예인들이 모여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단체를 만들기 위함”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왜, 무예총과 한무총이 이렇게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것일까? 시작은 이번 무예총의 고위 임원으로 취임한 박정일 사무총장(무예총)이 최근 한무총에서 제명당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물론 그 이면에는 사전 박 사무총장이 ‘한 집 아래 두 살림’을 하려고 한 것이 화근이었다.

한국무술총연합회의 장수옥 사무총장(왼쪽)과 한국전통무술총연합회의 박정일 사무총장
먼저 전통무예진흥법(이하 무진법)을 놓고 평행선을 그리고 있는 양측의 입장을 정리해 보자. 무진법은 지난 2008년 3월 28일 전통무예를 진흥하여 국민의 건강증진과 문화생활 향상 및 문화국가 지향에 기여하는 것을 목적으로 제정됐다. 하지만 무진법 제정 이후 한무총은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가입절차를 만드는 등 기득권을 장악하려 한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기존에 없던 새로운 무술연합단체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나기 시작했고, 결국에는 소위 ‘힘 있는(?)’ 총재를 내세운 최근의 한무총까지 모습을 드러내며 두 단체의 대립의 골은 점점 깊어지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관련, 한무총의 장수옥 사무총장은 “전통무예진흥법 제정이후 10여개의 무술연합단체가 생겨났다. 물론 연합회가 생기는 것에 대해 비판을 하려는 것은 아니다. 정확한 그들의 속내는 알 수 없지만 출범시기가 보기좋지 않다. 진흥법을 이용하기 위한 것으로 밖에 비춰지지 않는다. 또 다른 단체의 출범으로 무예계는 불협화음을 내고 있다. 중요한 때일수록 한 단체를 중심으로 더욱 화합을 해야 하는데 걱정이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무예총의 박정일 사무총장은 이런 한무총의 주장에 대해 정면 반박한다. “우리는 무진법을 선점하려는 단체가 아니다. 오히려 한무총이 기득권을 장악하려는 것 아니냐. 한무총은 무진법 제정 이후 임원진을 대폭 물갈이했다. 그리고 한국의 무예단체를 모두 통합하겠다는 약속을 한 바 있다. 하지만 한무총은 오히려 신입 단체에 대한 가입조건을 더욱 까다롭게 변경했고, 고액의 가입비까지 요구했다. 이는 분명 한무총이 기득권을 장악하려는 횡포라고 밖에 볼 수 없다. 또 현재 속해 있는 무에타이, 공수도, 킥복싱 등은 과연 전통무예라고 할 수 있을까. 정말 의심스러운 부분이다. 이를 더 이상 볼 수 없어 직접 나선 것 뿐이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로 인사문제다. 이번 무예총의 사무총장으로 취임한 박정일(검도련)은 한무총의 회원이었다. 무진법 제정 이후 박정일은 통합을 강조하며 새로운 임원진을 꾸리는데 앞장서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 3월 한무총은 협회 임원으로서 유사단체를 설립했다는 명목으로 박 사무총장은 제명됐다. 박정일은 이시종 회장과 장수옥 사무총장에게 강력히 항의하며 철회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끝내 자신의 요구가 받아드려지지 않자 무예총의 공식 출범을 알린 것이다.
이에 대해 한무총은 공식적인 절차를 걸친 합당한 인사라고 말한다. 장 사무총장은 “이사회에서 12명의 이사들이 만장일치로 제명에 동의했다. 한무총의 일원으로서 유사단체의 행사에는 얼마든지 참석이 가능하다. 그렇지만 새로운 무술연합단체를 설립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 행동이다. 한무총 회원으로서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지 못한 것으로 판단했고 제명을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박 사무총장은 여전히 한무총이 자신에게 행한 제명조치는 절차를 무시한 것이며,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그는 “제명 결정은 절차를 무시한 것이다. 총회의 허가도 없이 이사회에서 한 단체를 제명시킨다는 것은 말도 안 되는 것이다. 또한 그런 결정에 대해 회장의 직인 또는 사무총장의 직인이 찍힌 어떠한 통보도 받지 못했다. 옳은 소리를 하는 사람에게 부당한 인사를 감행한 것이라고 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성량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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