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계 보좌관들의 ‘눈치’가 부른, 홍 회장의 ‘엔진 고장’

홍 회장의 ‘과속 드라이빙’ 양 전무가 제어하지 못했다, 비난 이끌어

홍준표 회장이 대한태권도협회 대의원총회에서 양진방 전무와 얘기를 나누고 있다.
“신나게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잠시 휴게소에 들러서 기름도 좀 넣고, 허리도 좀 펴고, 가족들과 커피도 한잔 하고 했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엔진에 과부하가 걸렸어….”
최근 태권도계 중진들과 언론 종사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홍준표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을 두고 이런 말을 한다. 최근 국기원 이사직까지 사표를 제출하고 난 터라, KTA 회장직에 대한 홍 회장의 ‘태권도 동력’ 또한 힘을 잃어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는 것. 역시 홍 회장을 둘러싼 작금의 현실이다.
한번쯤은 ‘숨고르기’를 했을 법도 한데…. 홍 회장은 ‘도장 부가세 10% 면세’ ‘230억 투입되는 태권도회관 건립’ ‘대한민국국제협력단 태권도 봉사단원 50명으로 증원’ ‘국방부장관기 존폐위기서 구출’ ‘올림픽 출전 전 체급 석권’ 등에 이어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의 정상화’를 위한 이사장직 도전까지 멈추지 않았다. 어떻게 보면 KTA의 정치인 출신 역대 회장인 구천서, 김정길 전 회장들과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의 ‘공적’이었다.
하지만 너무 혹사시켰다. 아니, 더 정확하게 말하면 “태권도계를 개혁 하겠다”던 ‘강성’ 홍 회장의 박자(빠르기)를 누구하나 조절해 주지 않았다.
홍 회장 ‘엔진 고장’의 책임은 누구에게 있는 것일까. 워낙에 카리스카 넘치는 홍 회장의 업무 추진 스타일이었던 까닭에 스스로에게 책임을 물어야하는가? 아니면 공개석상에서 홍 회장의 빈 자리를 채워주는 조영기 KTA 상임부회장이나, 흐름을 잡아주는 이승완 KTA 상임고문에게 물어야할까.
여기서 냉정하게 따져 물어야 할 점이 있다. 적어도 홍 회장은 KTA의 수장이고 국내 태권도인들의 기둥이다. 때문에 전국 16개 시도태권도협회의 동향과 태권도계의 공기를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는 총괄 실무 담당자 KTA 양진방 전무이사의 배역은 주인공(홍준표) 못지않게 중요했다. 하지만 양 전무는 이번 자신의 배역에서 만큼은 적극적이지 못했다.
지금껏 세 명의 여야 실세를 KTA의 주군으로 모셨지만, 이번에는 활약상이 달랐다. 구천서, 김정길 전 회장 때와 같은 직언과 충언을 하지 못했다. 안 한건지 못 한건지는 확언할 수 없지만, 어쨌든지 간에 세 번째 주군 앞에서 만큼은 힘을 쓰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한 예로 지난 6월 30일 홍 회장이 KTA회장 부임 이후 처음 전문지 기자들과의 긴급 간담회 자리였다. 국기원 등 태권도 현안에 대한 홍 회장의 발언이 이어졌고, 다음날 ‘홍 회장의 말말말’을 꼬집는 내용의 기사들이 올라갔다. 이후 측근의 전언에 의하면, 양 전무는 이날 자신이 홍 회장의 기자 간담회 개최를 사전에 막지 못했음을 상당히 후회했다고 한다. 태권도계 흐름을 올바로 전달하지 못한 일종의 자책감인 것이다.
바로 이것이 홍 회장의 ‘과속 드라이빙’을 양 전무가 제어하지 못했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는 표면적인 이유다. 적어도 홍 회장이 태권도계에서 만큼은 바른 처신을 할 수 있도록 직언을 아끼지 말아야 하는 ‘핵심 축’이 눈치를 보며 일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많은 태권도인들이 양 전무를 향해 ‘보신(保身)’ 때문이냐, 아니면 해야 할 일 때문에 ‘인내’하는 것이냐며 ‘물음표(?)’를 던지는 것도 이 때문이다.
홍 회장의 입이 되고 발이 되어 전국 각지에서 열리는 태권도대회에 축사를 대신했던 조영기 상임부회장의 말이 떠오른다. 예전과는 달리 쩌렁쩌렁했던 원로의 기백은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한 마디, “지금은 홍 회장을 뵐 면목이 없다”고 말했다. 이후 홍 회장의 태권도계를 향한 진심어린 마음만큼은 이해해야한다는 그의 주장이 이어졌지만, 홍 회장의 업적이야 태권도인들이라면 누구든 알기에 생략한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