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홍 회장, KTA측근 구속위기에 꼬리 자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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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은 측근 여전히 “한 달 전”, “2,3주 전 결심한 것”이라는 해바라기식 해명
6월 30일. 홍 회장은 "전권을 달라. 빠르면 3개월, 길면 6개월이면 충분히 해결 가능하다. 성질 같아서는 한 달이면 국기원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국기원 원장은 생각 없다. 운영은 국기원 이사장이 하는 것이다. 국기원 문제를 해결할 사람이 없다"고 강변했다.8월 19일. 홍 회장은 코리아오픈 축사에 “태권도는 세계 7천만 태권도인들의 것이다. 국기원과 태권도 각종 단체들을 개혁해야한다”고 주장했다.
8월 21일. ‘반 엄운규 이사장 측’은 “엄운규 원장이 원로답게 물러나 주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다. 이제는 홍 회장도 엄 이사장을 이해를 할 수 없다는 입장인 것 같다”고 말했다.
8월 31일. 서울지방법원이 엄운규 이사장이 낸 ‘국기원 이사 보선 결의 무효와 집무정지 가처분 신청’에 대해 양측의 화해 권고 결정을 내린 이날, ‘반 엄운규 측’은 "홍준표 회장의 국기원 이사장직을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이렇게 국기원 이사장직을 원하던 홍준표 회장이 돌연 입장을 바꿨다. 바로 9일 오전 경찰청 특수수사과의 ‘서울시태권도협회 임직원 비리사건 수사결과’ 발표를 통해, 자신을 국기원 이사장으로 세우기 위해 전면에 나선 태권도계의 측근 이승완 상임고문과 임윤택 특별보좌관의 사전 구속영장 신청이 밝혀진 직후다. 아이로니컬하게도 국기원 이사직에 대한 홍 회장의 첫 번째 사표 제출도 9일, 이날 이었다. 이어 다음날인 10일, 홍 회장은 특급우편으로 국기원에 사표를 전달했다. 국기원 개혁을 주장하던, 홍 회장이 자신의 추종세력이 줄줄이 구속위기에 처하자 돌변한 것이다.
이런 홍 회장의 모습에 태권도계는 ‘어쩔 수 없는 정치인’이라며 날을 세우고 있다. 측근들이 실제 구속영장이 발부될 수도 있는 최악의 상황에 처하자 ‘동반 이미지 추락’을 우려해 슬그머니 뒤로 빠졌다는 것이다. 직설적으로 말해, 자신의 사표를 통해 ‘보신(保身)’하겠다는 속셈으로 보이기까지 한다. 국기원의 한 핵심인사는 “사실, 똥물 튀기기 싫어, 사퇴서를 낸 것으로 본다. 이미지에 큰 타격을 받게 될 수도 있는 상황에서 정치인들이 으레 그래왔듯이 홍준표 회장도 비슷한 선택을 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형적인 정치인의 습성을 보여준 한 ‘예’라는 것이다.
네티즌들의 댓글도 이런 홍 회장을 정면 비판하는 내용들로 거의 도배 수준이다. 아이디 ‘광무’ 씨는 지난 6월 홍 회장의 ‘사자는 강아지와 싸우지 않는다’는 발언을 기억하면서 “어디서 약은 행동을 하려는 건가. 혼자 살겠다고 사표를 내는 것이냐. 면책될 수 없다. 이제 강아지에게 물리는 사자가 되어보아라”고 말했고, 아이디 ‘과객’씨는 “국기원 모 이사하고, 서울시 회장이 구속되자 바로 꼬리를 자르는 것이다. 정치인들은 도와줄 때는 같이 가지만, 상황이 불리하니 바로 돌아선 것이다. 그 두 사람 중 누군가가 홍 회장을 KTA 회장으로 만든 인물 아닌가. 그런데 상황이 어렵다고 바로 돌아서는가? 전혀 홍 회장답지 않다”고 지적했다.
여러 상황을 종합해 봐도 현재 스코어는 ‘-(마이너스) 홍 회장’ 이다. 솔직히 이번 일로 홍 회장의 이미지는 떨어질 때로 떨어졌다. 그런데도 남은 측근들은 여전히 “한 달 전부터 결심한 것이다”, “2,3주 전에 사퇴를 결정한 것이다”는 등의 ‘해바라기식’ 해명을 이어가고 있다. 차라리 이사직 사표 제출과 동시에 홍 반장이 어떤 루트를 통해서라도 국기원의 정상화를 위한 지지 발언을 한마디만 전했더라면 어땠을까. 본인은 떠났어도 여론은 달라졌을 것이다. 아무튼 홍 회장님 이번 일로 꽤나 골치 아프게 생겼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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