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칼럼]왜곡된 연구, 잘못된 연구, 논문에 책임을 져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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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도를 수련하면 사회성이 좋아진다? 정답은 ‘차이가 없다’
태권도를 수련하면 사회성이 좋아진다는 가정 하에 수행된 연구들은 한 때 태권도 연구물의 약 20%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인기 있는 주제로 받아들여졌던 때가 있었다. 물론 지금도 태권도를 수련하면 수련생의 사회성이 좋아질 것이란 연구들이 수행되고 있고, 태권도 지도현장에서는 이와 같은 정보를 사용하여 입관상담이나 부모들과의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이번에는 태권도 수련과 사회성에 대하여 기존 태권도 논문의 관점을 가지고 좀 새로운 시각으로 이를 해석해 보고자 한다. 단, 이 글은 태권도 수련이 사회성 함양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것을 말하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태권도와 사회성의 관계를 규명하기 위해서는 좀 더 논리적인 접근과 무도(武道)라는 이상적 가치보다 현장과 사회성이론에 대하여 설득력 있게 접근할 필요성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사회성을 사회학 분야에서는 인간이 사회적으로 승인된 행동방식과 태도를 배우는 과정과 같이 인간행동과 그 환경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 반면, 심리학 분야에서는 인간이 자아를 형성시키는 과정에서 집중, 인내, 자신감, 남을 이끄는 리더행동과 같은 인간 내면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태권도 수련은 사회학적 또는 심리학적 사회성 중 어떤 부분에 더 효과가 있을까? 물론 둘 다와 관련이 있을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으며 이 중 어떤 한 가지에만 관련이 있을 수도 있다.
이것을 밝혀내기 위해서 어떤 방법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할까? 연구자들이 연구를 수행하기 위해 가장 많이 사용한 방법은 태권도를 수련한 사람들과 수련하지 않은 사람들에게 설문을 받아 그 점수의 차이를 비교하는 것이었다. 그런데 정말 아이러니 하게도 대부분의 연구결과에서 태권도를 수련하는 사람들의 점수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좀 더 정확히 얘기하자면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값’을 가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결과에 대하여 몇 가지 질문을 던져 보고 싶다. 태권도를 수련하지 않은 사람들은 어떠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하였을까? 이런 연구에 참여한 대부분의 어린이들은 가정, 학교, 교사, 또래(친구)와의 관계 속에서 보내는 시간과 특성은 비슷하다고 가정할 때, 연구에 참여한 어린이들이 하루 1시간 정도 태권도에 참여할 경우 태권도에 참여하지 않는 다른 어린이들도 체육, 무술, 학원활동 등에 참여했을 것이다. 그렇다면 태권도 수련은 다른 여타의 무술 및 체육적 신체활동 또는 학원활동과 어떤 차이점을 가지고 있는가? 사회성 발달의 측면에서만 본다면 그다지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
그리고 태권도를 수련하면 어떻게 사회성이 좋아지는가? 이에 대하여 학계의 입장은 다음과 같다. 우선 사교성, 책임성, 개방성, 준법성, 인내력, 단체생활, 친화력, 표현력 등이 사회성을 대변하는 것들인데, 다른 신체활동 또는 기타 활동으로도 이들 요소들을 학습 또는 습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사회성은 부모의 영향을 많이 받을 뿐만 아니라, 유소년기를 지나면서 사회적 행동들에 대하여 다양한 환경 속에서 습득하게 된다.
따라서 태권도 수련이 사회성 발달에 긍정적이라는 논리를 펴기 위해서는 다른 활동에 참여하는 어린이들과 다르게 태권도에 참여하는 어린이들이 왜 이들 요소를 더 잘 학습하는지에 대한 구체적인 논리나 답을 찾아야 할 것이다. 그리고 태권도에 참여하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의 비교는 태권도 수련에 따른 사회성 발달이나 태권도와 사회성의 관계를 밝혀내기 위한 적절한 방법이 아닐 수도 있다.
위 내용을 종합해 볼 때 막연히 태권도 수련이 사회성 발달에 도움을 준다는 논리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것에 대하여 단순히 한 개인이 학위논문을 받기 위함이나 통과절차를 위한 요식행위 정도로 논문이 쓰이고 연구물이 보고된 것이며, 이런 풍토가 뿌리내린다면 머지않아 태권도의 지식기반은 치명적인 상처를 받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태권도의 학문적 수준은 학계와 대중들로부터 저평가 될 것이다. 즉 대중들로부터 신뢰와 믿음을 잃게 될 것이다. 여기서 대중은 수련생, 학부모, 지도자, 그리고 잠재 수련자 등 태권도의 민초와 같은 것이어서 그 위험성은 더욱 심각하다. 그리고 태권도인이라고 자청하는 사람들마저도 도덕성 상실과 책임감 부재로 인하여 이러한 일들을 공공연히 자행하고 있다는 것에서 그 문제의 심각성이 더욱 크다.
세계의 비판을 받았던 연구 논문들

어린이들이 태권도를 수련하고 있다(사진은 본 글과 관련없음)
다음은 왜곡된 연구나 연구자의 가정을 밝히기 위한 잘못된 연구로 인하여 세계적인 비판을 받았던 사례들이다.
미국의 S라는 학자는 지능지수가 연령에 따라 쇠퇴한다는 가정 하에 연구를 수행한 적이 있었다. 이러한 가정을 밝혀내기 위하여 20, 30, 40대의 지능지수 수준을 검사하였다. 그 결과에서 20대의 지능지수가 가장 높았고, 40대의 지능지수가 가장 낮게 나타났다. S라는 학자는 이러한 결과를 자기가 가정한 가설을 지지하는 것이라고 주장하였지만 사실 그 결과는 세대에 따른 교육수준의 차이, 생활과 문화의 차이 그리고 무엇보다 40대는 20대에 비해 지능지수 검사 유형을 학습하거나 풀어본 경험이 적었다는 것에 더 큰 이유가 있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다른 사례를 하나 더 살펴보자. 미국의 M학자는 백인과 흑인 사이에는 태생(유전학적으로 백인이 우월할 것이란 가정)적으로 지능지수에 차이가 있어 백인의 지능이 더 높을 것이라는 가정을 밝히기 위한 실험을 하였다. 연구결과는 놀랍게도 백인의 지능지수가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결과는 학계에 많은 파장과 논란을 불러왔다. 하지만 추후에 밝혀진 사실은 이러했다. 그 연구에 사용된 지능검사 유형은 백인의 교육환경에 초점이 맞추어진 것이었다. 당시 백인과 흑인 사회에서 이루어진 교육 형태는 조금씩 달랐다. 즉 지능지수 수준을 검사하기 위해서는 다른 유형의 검사도구를 사용했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이에 대한 고려 없이 실험이 강행되었던 것이다.
우리는 이들 사례들을 통해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을까? 태권도가 한국을 대표하는 무도, 세계에서 가장 인정받고 있는 무도라는 애칭(nickname)으로 계속 불리기 위해서는 우리 자신의 윤리의식을 진단할 때이다. 책임이 결여된 채 논문을 쓰는 것은 경기결과의 오판으로 인한 한국태권도 위상을 실추시키는 것과 태권도의 정체성을 상실한 상업성 위주의 도장경영과 같이 태권도의 명성을 떨어뜨리는 것 이상으로 심각한 문제를 낳게 할 것이다. 그리고 도장에 석사 태권도장이라는 간판을 걸기위한 방편으로 치부하는 사례 또한 하루 빨리 사라져야 할 병폐 중 하나이다. 내가 하면 로멘스 남이 하면 불륜이란 사고방식을 버리지 않는다면 태권도의 위상은 머지않아 대중들로부터 외면당하고, 결국 끝없는 나락으로 떨어지게 하는 주범이 될 것이다.
무턱대고 태권도를 수련하면 사회성이 좋아질 것이라는 터무니없는 가정은 타당한 논리 없는 개인의 주관적 주장내지 울부짖음에 지나지 않는다. 이것은 아이들이 부모에게 장난감을 사달라고 조르는 감정적 주장이나 표현에 지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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