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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사들 할리우드 `무력점령`



올 겨울 개봉한 `미녀 삼총사` 에서 세 명의 여전사(카메론 디아즈.드류 베리모어.루시 리우)가 태권도와 합기도로 건장한 남자들을 일격에 쓰러뜨리는 장면은 최근 할리우드에 불고 있는 여전사 바람의 서곡이었다.

이 작품은 구성이 엉성함에도 불구하고 속을 후련하게 하는 액션으로 여성들의 체증을 단번에 뚫어주며 흥행에 대성공을 거뒀다.

올 아카데미 10개 부문의 후보에 오르며 ‘리안(李按)신드롬’이란 말을 낳은 ‘와호장룡’에는 하늘을 나는 여성 무사 장쯔이(章子怡)가 있다. 저우룬파(周潤發)와 공중으로 떠올라 대나무 숲을 가르며 휘젓는 우아한 칼 솜씨는 감탄을 자아낸다.‘에이리언’의 여전사 시거니 위버나 ‘G I 제인’의 데미 무어가 남자보다 더한 끈기와 힘을 앞세워 보여준 전형적인 여성 전사상과는 또 다른 강인함을 표출했다. 이 여세를 몰아 장쯔이는 ‘러시 아워2’에서도 전사로 나설 예정이다.

‘처음 만나는 자유’로 지난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은 후 인기가 급상승하고 있는 앤젤리나 졸리는 사이먼 웨스터 감독의 ‘툼 레이더’에서 한 단계 강도를 높인 여전사로 등장한다.


특수효과를 극대화한 만큼 액션의 파괴력이 상상을 초월한다. 졸리의 옆발 휘둘러차기는 남자의 머리를 날릴 정도다. 아마 웨스터 감독은 졸리에게 최강의 여전사 칭호를 주고 싶었던 모양이다. 비디오 게임 ‘툼 레이더’를 토대로 만든 이 영화는 6월 개봉할 예정이지만 이미 인터넷을 통해 촬영장면 등을 보여주면서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이밖에 올 겨울 개봉한 ‘레드 플래닛’에선 ‘매트릭스’의 여전사였던 모델 출신 캐리 앤 모스가 날렵한 몸놀림을 선보였고 ‘2020 파이터’에서도 대니얼 번하트 등 미녀전사들이 초강력 액션을 연기했다.

이렇듯 요즘 할리우드에는 여전사들의 활약이 눈부시다. 아널드 슈워제네거·실베스타 스탤론 등 남성 액션 스타들이 지나간 자리를 젊고 섹시한 여성 전사들이 점령하고 있는 것이다. 여성 액션이 새로운 장르로 자리잡을 것이란 얘기도 나온다.

이들 할리우드 여성 액션물은 아시아 영화의 영향을 받아 동양 무술과 와이어 액션을 잇따라 도입하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조철현 시네월드 상무는 “곡예에 가까운 여성 액션이 인기를 끌자 할리우드에서는 그런 작품들을 집중적으로 기획하고 있다”며 “그 덕에 장쯔이나 양쯔충 같은 중국 배우들의 몸값이 올라가고 있다”고 말했다.

여 자들이 강한 이미지를 얻는 것과는 달리 남성들은 갈수록 부드러워지고 있다. ‘브레이브 하트’에 전사로 출연한 멜 깁슨은 올해 선보인 ‘왓 위민 원트’에서 여자들에게 아양을 떠는 바람꾼으로 변신했다. 그는 여자들과 어울려 에어로빅을 하는가 하면 얼굴에 화장을 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멜 깁슨과 더불어 할리우드 남성상을 대표한다고 할 수 있는 ‘다이하드’의 브루스 윌리스도 요즘 싸움꾼이란 딱지를 떼고 싶어하는 듯하다. 로맨틱 코미디 ‘스토리 오브 어스’, 가족 영화 ‘키드’에서 오히려 자상하고 섬세한 연기에 몰두하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평론가 김의찬씨는 “여전사 바람은 할리우드 제작진 내의 여성 파워가 막강해지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며 “이 바람은 성의 고정관념을 깨려는 사회적 속성과 흥행이란 상업적 의도가 맞물리면서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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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석 2001.03.03
박명수버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