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세계태권도연맹의 진실, 그리고 왜곡
김홍래 미국 무도위원회 사무총장의 황당한 주장에 대한 아쉬움
지난 17일 미국무도연맹(MAC) 김홍래 사무총장이 <무카스>에 게재한 ‘낫 인드라파나는 말에 책임을 져라!’는 글을 읽게 됐다. 너무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MAC의 김홍강 회장이 조정원 총재 특별보좌관을 맡고 있기에 낫 인드라파나를 공격해 조정원 총재를 노골적으로 지원하는 것은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김홍래 사무총장의 주장은 객관성을 상실했다.김 사무총장은 지난 7월 6일 낫 인드라파나가 “2016년 올림픽 잔류가 불투명하다. 나는 태권도의 잔류를 위해 WTF 총재선거에 출마를 결심한 것이다”이라는 발언을 문제 삼았다. 2016년 태권도의 올림픽 잔류가 결정된 마당에 출마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또 낫 인드라파나가 IOC위원으로 한달 뒤에 발표될 IOC의 결정사항도 예견치 못했다고 비난하며 후보 사퇴를 종용했다.
인드라파나는 1990년부터 지금까지 IOC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IOC 내에서 상당한 기반을 다지고 있는 인물로 현재 프로그램위원회 위원이기도 하다. 이런 그가 WTF 총재 선거에 나서면서 한달 뒤의 결정 때문에 태권도가 불안하다고 말한 것일까. 내 생각에는 그의 발언은 2013년 IOC 총회에서 결정될 태권도의 올림픽 영구잔류를 의미한 것이라고 본다. 태권도의 2016년 잔류는 이미 2005년 싱가폴 총회에서 결정된 사안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후 WTF의 미숙함으로 인해 IOC에게 불신감을 심어줬다. 이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인드라파나가 구원투수를 자청하고 나선 것이다.
WTF의 지난 행적은 태권도인으로서 부끄러운 일 투성이다. 대표적인 것이 베이징올림픽 때 터진 심판폭행과 판정번복 등이다. 더욱이 IOC가 태권도에 대해 지적한 심판판정의 공정성, 재미 등은 지난 4년간 크게 개선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니 IOC 내부에서 태권도를 달갑게 볼 리 없다. 여기에 가라테를 비롯한 타 종목들의 무시무시한 로비도 한몫했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IOC가 일단 원안대로 2016년에는 태권도를 잔류시켰다. 그런데 현 WTF는 이를 자신들의 업적처럼 떠들고 있다. 이런 상황을 알기에 인드라파나는 “2013년 총회에서 결정되는 태권도의 2020년 올림픽 잔류가 불안하다”고 한 것이다.
IOC 내부에서는 ‘안티 조정원’이 강하게 작용하고 있다. 이는 조정원 총재가 IOC위원 후보자격에 3번이나 연달아 실패한 것만 봐도 알 것이다. 조정원 총재가 다시 WTF를 맡는다면 태권도의 올림픽 영구잔류는 상당히 불안하다고 할 수 있다. 한국정부도 이를 감지하고 있는 것 같다. 코리아오픈에서 홍준표 회장의 “WTF 총재를 꼭 한국인이 할 필요는 없다. 이는 대통령의 뜻이기도 하다”는 발언은 장기적인 안목에서 정부가 태권도의 나아갈 방향을 정했음을 시사했다고 할 수 있다. 기사화 된 것처럼 낫 인드라파나 IOC위원이 기자회견에서 “8월 17일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만났다. 내가 세계태권도연맹의 총재가 되더라도 본부를 이전하지 않을 것”이라는 뜻을 분명히 전했고, 또한 총재로 당선되면 서울에 WTF의 본부를 지을 것임으로 부지를 마련해 달라고 부탁했다. 그러나 조정원 총재를 지지하는 세력은 이러한 말에도 불구하구 WTF를 이전한다는 헛소문을 퍼뜨리고 있다는 사실이다.
차기 WTF 총재를 누가 맡아야 하는지 객관적으로 판단하자.
지난해 양진석 사무총장과 관련한 사건에 대한 주장도 적반하장이라고 할 수 있다. 김홍래 사무총장은 “맨체스터 돈 봉투 사건을 IOC에 보고한 사건 역시 이제는 의심이 간다. 그의 보고가 부패 척결을 위한 올림픽 헌장에 따른 행위라 할지라도 이는 현 WTF 집행부를 의도적으로 흠집을 내려는 아주 치밀하고 계산된 행동이라고 밖에 볼 수 없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이를 IOC에 보고함으로서 조직의 명예 실추는 물론 전 세계 8,000만 태권도 수련인에게 막대한 이미지 훼손을 했다 이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엄청난 손실과 상처를 냈다”는 논리를 폈다. 정상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이라면 낫 인드라파나와 양진석 사무총장 중 누가 태권도인의 이미지를 훼손했지는 쉽게 판단할 수 있다. 현 WTF는 이 사건에 대한 IOC의 수위 높은 징계 문서에 대해서도 “영어는 해석하기 나름”이라는 괴변을 늘어놓으니, 이들을 지지하는 세력들도 이에 못지않을 것 같기는 하다.
마지막으로 김홍래 사무총장의 주장 중 가장 황당한 부분은 “WTF의 수장을 외국인이 맡으면 대한민국의 위상에 문제가 생기며, 태권도가 불이익을 받을 것”이라는 부분이다. 이에 대한 예로 김 사무총장은 ‘WTF 본부 이전’,‘태권도 경기용어 한국어에서 영어로 전환’을 내세웠다. 급하게 생각한 티가 많이 난다. 인드라파나는 지난 7월부터 WTF 본부를 한국에 두는 것을 첫 번째 공약으로 내세웠고, 앞에 말 한바와 같이 이미 한국정부 관계자들과 만나 부지까지 부탁한 것으로 알고 있다. 경기용어의 영어 전환은 거론조차 되지 않은 내용이다. 이미 태권도 경기용어에 한글로 세계에 보급이 됐으며, 올림픽에 정착이 된 상황이다. WTF 총재 개인이 쉽게 바꿀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더욱이 세계태권도본부인 국기원과 뿌리라고 할 수 있는 대한태권도협회가 한국에 탄탄하게 존재하고 있는 상황에서 WTF가 독단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
김홍래 사범의 글의 마지막 부분을 읽어 보면 뭔가 큰 착각을 하고 있는 것 같다. 그는 “언젠가는 WTF 총재자리도, 태권도도 한국의 손을 떠나겠지만 무도 태권도로서 전 세계적으로 조직되고 안정될 때까지는 안된다. 이르다. 그때까지만이라도 WTF 본부와 총재 자리는 한국에 있어야 된다. 한국인이 맡아주어야 한다. 필자가 국수주의자로 원성을 받는다 해도 쾌히 감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WTF는 국제경기단체다. 무도 태권도로서 전 세계에 뻗어나가는 일은 국기원이 할 일이다. 또 총재 자리가 한국인이 맡아주어야 태권도가 탄탄해 진다는 발상은 국수주의자를 떠나, 조정원 총재를 의식한 편협한 주장이다. 차기 WTF 총재가 짊어져야 할 일은 올림픽의 영구잔류다. 이를 위해 차기 총재가 누가 되느냐에 따라 태권도의 운명이 좌우될 것이다.
권덕근 사범
현 미국국제태권도연맹(UNITED STATES NATIONAL TAEKWONDO FEDERATION) 회장
현 미국 시카고태권도위원회 위원장
전 미국 시카고 한인회 회장
2009년 태권도인의 날, 해외개척 공로 사범 수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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