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초 남기고도 역전 가능해야" USTU 이상철 회장

미국태권도연맹(USTU) 이상철 회장은 미국 태권도를 대표하는 인물답게 태권도 경기규칙 개정을 미식축구에 빗대 설명했다. 미식축구는 단 10초를 남기고도 터치 다운 하나로 큰 점수를 내면 역전이 가능하기 때문에 선수도 끝까지 최선을 다하고 관중들도 끝까지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본다는 것이다.
21일부터 23일까지 서울 올림픽파크텔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연맹 경기규칙 개정 세미나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에 온 그를 세미나 현장에서 만났다.
그는 이번 세미나 개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해야할 일이고 와서 보니까 준비도 많이 한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번 세미나에 대한 아쉬움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는 "세계 각국에서 참가한 사람들이 한국에 오기 전에 자료를 다 살펴보고 올 수 있었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또 하나 그가 세미나 시간에도 직접 발언권을 얻어 말한 내용이 있다.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사람도 있고 독일어를 사용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한국어와 영어로만 세미나가 진행되어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그는 멕시코나 스페인에서 온 참가자들은 거의 발언을 못하지 않느냐고 지적하면서 세미나를 준비할 때 그런 점도 미리 대비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런데 그가 여기서 주장하는 것은 언어의 차이에서 오는 문제만은 아니다. 그가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끼리 따로 의견을 취합해 한 자리에 모이자고 주장하는 것에는 더 깊은 뜻이 있다. 바로 정서가 다르다는 것이다.
미국 사람들 정서가 다르고 유럽 사람들 정서가 다르고 아시아 사람들 정서가 또 다르니 태권도경기가 어떠해야 재미있어 하는지를 비슷한 문화권 사람끼리 먼저 논의해 보는 것도 좋지 않느냐는 것이다.
그래서 그렇다면 미국 사람들은 어떤 태권도 경기를 원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대해 이상철 회장은 "내가 말하는 것이 미국 사람들의 정서를 대변한 것"이라고 답했다. 그는 미식축구에 빗대 태권도 경기규칙의 필요성을 말하면서 동시에 이런 예도 들었다.
두 선수가 시합을 뛰는데 3회전에서 5대 3으로 점수 차이가 난다. 그런데 현행 태권도 경기규칙으로 보면은 이 정도면 이기고 있는 선수가 적당히 도망다녀도 이기게 된다. 하지만 3점을 한번에 득점할 수 있다면 지고 있는 선수는 3점을 얻기 위해 끝까지 최선을 다할 것이고 만약 공격이 성공해 6대 3으로 경기를 뒤집을 수 있다면 얼마나 재미있겠느냐는 것이다. 미국 사람들은 이런 경기를 좋아한다는 것이다.
외국에서 온 사람들이 과연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적극적으로 들어봐야 한다는 것이 이상철 회장의 또 하나 세계태권도연맹에 바라는 사항이다.
"외국에서 느끼는 것은 세계태권도연맹이 한국 선수들만 대상으로 시험해 결론을 낸 것이기 때문에 다르다. 문제가 있다. 한국 분들은 또 모이기가 쉬우나 외국 사람들은 이렇게 모이기 힘드니까 많은 이야기를 하게 해 좋은 의견을 들어야 한다"
이상철 회장은 만약에 말이 잘 안 통해 주저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지목해서라도 의견을 내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워낙 한국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는 세계태권도연맹의 행정 관행을 봤을 때 이 회장의 지적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이 회장은 아울러 미국 선수들이 새로운 경기규칙, 즉 차등점수제에 대비할 수 있도록 미국 내에서 새로운 경기규칙을 도입한 시범 경기를 열어 볼 용의도 있다고 밝혔다.
이상철 회장은 지난해 미국태권도연맹 회장으로 재선돼 앞으로 4년간 미국 태권도를 이끌게 됐다. 그는 앞으로 4년간 미국 태권도 사범들에게 공인 자격증을 부여하는 사업과 미국에 태권도전당을 세우는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세계 태권도인들이 시드니 올림픽의 성공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가장 인기 있는 무도스포츠로 태권도가 발전해 나갈 수 있도록 노력하자"고 강조한 그는 "우리 모두 공동운명체라는 생각을 가지고 최선을 다하자, 우리 미국도 일조하겠다"고 다짐하며 인터뷰의 끝을 맺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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