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심리교실]김연아의 ‘매사마골(買死馬骨)’
최상수행을 위한 구체적인 목표설정
김연아는 2009년 국제빙상연맹(ISU) 세계피겨선수권대회에서 세계최고기록(207.71점)으로 당당히 1위에 올랐고, 시상대에서 기쁨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녀는 그동안 오서 코치와 세계대회를 준비하기 위해 수년 전부터 오랜 시간 동안 단계적으로 계획을 수립했습이다. 그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함으로써 값진 결과를 만들어 낸 것이죠. 그리고 수상소감에서 자신의 최종목표는 세계대회가 아니라 ‘2010 벤쿠버 케나다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부문에서 금메달을 획득하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김연아와 코치진은 이 장기간의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특기를 분석하여 최대한 살리고, 가산점을 획득할 수 있는 구체적인 전략을 수립하여 단계적으로 실천해 연습에 임하고 있습니다. 물론 지금도 자신의 목표를 향해 차가운 빙판 위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매일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는 순간을 마음속에 그리고 있을 것입니다.
목표를 설정하는 것만으로는 최상수행을 담보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세계적인 스포츠 선수들을 보면 그들 모두는 가고자 하는 목적지를 구체적으로 정했고, 그곳에 닿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며 무엇이 필요한지에 대하여 항상 고민했습니다.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 신체적인 수행능력 뿐만 아니라 정신까지 무장할 수 있는 전략을 짜고 계획하여 끊임없이 실천했습니다. 이처럼 목표설정은 가야할 길과 방향을 제시해 줍니다. 그리고 자신이 해내야 하는 과제에 집중할 수 있게 하고,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게 할 뿐만 아니라 중간에 포기하지 못하게하는 채찍이 되며 무엇보다 난관에 처했을 때 헤쳐 나갈 수 있는 큰 힘이 되어 줍니다.
인간은 누구나 꿈 또는 목표를 가슴에 품고 살아갑니다. 하지만 꿈과 목표의 의미는 서로 다른 것 같습니다. 꿈은 개인이 막연하게 상상하고 바라는 마음으로서 현실과 동떨어져 있는 것을 말하지만, 목표는 개인 또는 집단이 어떤 계획이나 행동을 통해 달성하거나 도달하고자 하는 현실적으로 실현 가능한 것을 말합니다.

김연아(사진출처 공식홈페이지)
우리는 목표를 통해 인생을 살고 있고, 이것을 달성하기 위해 되건 안 되건 무언가를 실천하려고 합니다. 일부 스포츠 현장에서는 이러한 목표설정을 체계적이고 과학적으로 적용하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많은 스포츠 현장에서는 과학적인 정보와 지식에 기초하기 보다는 코치진의 경험이나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 등 막연한 무언가를 참고하는 것이 현실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한 가지 사례를 들어볼까 합니다. 어떤 지도자가 선수들을 불러 모아 놓고 “너희들은 꿈이 뭐냐?” 또는 “너희들은 미래에 목표가 뭐냐?"고 물어 보았습니다. 이러한 질문에 선수들은 대부분 ”태권도를 잘 하는 거여“, ”시합 나가서 금메달 따서 좋은 대학에 가는 거여“, ”국가대표가 되는 거여“라고 대답했습니다. 그 지도자는 다시 ”그렇다면 그 꿈을 이루기 위해서는 구체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까?“라고 선수들에게 돼 묻습니다. 이때 선수들은 한결같이 말합니다. ”열심히 해야 합니다“, ”최선을 다해야 합니다“, ”코치님 말씀을 잘 들어야 합니다“라고 대답합니다. 이러한 대답들이 맞는 말이기는 하지만, 목표설정의 측면으로 봤을 때는 구체적인 대답으로 보기 힘듭니다. 무엇보다 선수가 자신의 목표를 단계적으로 습득하고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는 목표 체크리스트, 약점은 살리고 강점은 더욱 부각시키는 전략적 목표설정이라고 하기는 어렵기 때문입니다. 즉 금메달을 따기 위해서 나에게 주어진 시간에 기초하여 내가 습득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체계적인 계획을 세워야합니다.
태권도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많은 스포츠 현장에서 선수들은 자신이 무엇을 위해 운동하고 있는지에 대한 동기나 구체적인 목표 없이 어렸을 때부터 운동을 해왔으니까, 혹은 부모나 주변의 권유 등의 이유로 운동을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다행히도 위의 사례는 선수들 자신이 최종적으로 도달하고자 하는 목표를 어느 정도 가지고 있다는 것에서는 매우 고무적이라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나 특히, 실천전략에 대해서는 고민해 보지 않은 것 같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목표달성을 위해서 열심히 그리고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왜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목표를 달성하지 못할까요? 그 이유는 바로 자신의 목표에 대하여 어떻게 달성할지에 대한 단계적인 절차와 이것을 실천하기 위한 전략들이 올바르게 수립되어 있지 않기 때문입니다.
중국 고사에 ‘매사마골(買死馬骨)’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이것은 자신이 바라는 것을 손에 넣으려면 먼저 공을 들여야 한다는 뜻입니다. 목표는 설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설정한 목표에 도달할 수 있는 실천이 뒤따르는 것이 더욱 중요합니다.
여기까지는 목표설정이란 무엇이며 그 필요성에 대하여 소개하였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그렇다면 목표는 과연 어떻게 설정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과 몇 가지 사례들에 대하여 소개 하도록 하겠습니다.
심리기술은 선수 개인의 기량이나 특성에 따라 그 기법과 수행 프로그램 접근이 매우 달라질 수 있습니다. 본 칼럼에서는 심리기술이 무엇인지에 대해서 쉽게 이해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기 때문에 구체적인 내용과 실제 사례에 대해서는 기회가 된다면 칼럼이 끝나기 전에 소개하는 시간을 가져 보도록 하겠습니다.
(임태희 교수의 칼럼은 격주 목요일 연재됩니다.)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