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바뀐 체육대학의 여행문화, 우린 이렇게 논다!

단국대 스포츠사회문화연구회, 가라홀 문화제 참가로 이색 체험

1일 강원도 고성군 문화의 집에서 열린 가라홀 문화제 현장
2009년 3월 23일, 미국 하버드대 로스쿨 대학원생 28명은 신라의 천년고도 경주를 찾았다. 아시아지역에 관심이 있거나, 한국 문화를 몸으로 체험하기 위한 자발적인 참여였다. 일정을 마무리한 저녁, 혹시 모를 ‘주(酒)’모임이 있다 치더라도 이들의 여행에는 분명한 목적이 있다. 아침 일찍부터 술판을 벌이는 국내 상당수 대학(원)들의 ‘망가져’ 문화와는 거리감이 있다.
이에 질세라 국내 대학의 석학들도 여행문화의 폐습을 버리고 의미 깊은 2009년 여름을 보냈다고 해 화제다. ‘스포츠 + 사회문화’, 이 두 관계를 단국대학교 체육대학 생활체육학과 스포츠사회문화연구회(담당교수 이유찬, 이하 단대연구회)가 소화해냈다.
단대연구회는 1일 늦은 7시, 강원도 고성군 문화의 집에서 열린 ‘가라홀 문화제’ 참가를 위해 한국시인협회 소속의 인사들과 함께 관광버스에 올랐다. 오전 한 차례 시인협회 회원들과 축구경기를 통해 살을 맞대 본 터라, 체육대학원생들과 문인들과의 북적임이 낯설지 않았다.
“금구도가 광개토대왕릉일 것이라는 가능성과 이를 소재로 한 연극, 시 낭송을 감상한다고 합니다. 대학 생활을 시작하면서부터 지금까지 무언가 가슴에 새길 수 있는 여행을 한 적은 처음인 것 같습니다.” 좌석 중간께 자리를 잡던 단대 연구회 정상옥(32) 박사의 말이다. ‘고성 나들이’에 나선 10명의 단대연구회 회원들 모두 중앙에 자리를 차고앉았다.
찾아가는 연극이 만드는 가라홀 문화제는 이선국 고성군의회 사무과장의 ‘화진포 금구도의 광개토대왕능설’에 대한 연구발표로 시작됐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유찬 교수는 1부 순서 ‘화진포 거북섬과 광개토 대왕능에 대한 고찰’이 시작되자 내심 원생들의 반응을 살폈다. "처음 시도인데, (대학)원생들이 잘 적응 할 수 있을까요." 우려와 달리 20여분에 걸쳐 발제를 하는 동안 원생들의 집중도는 깊었다.
이어 이준기의 색소폰연주, 강신태의 플롯 등 음악연주회와 플라밍고댄스, 한국시인협회 5인의 대표 시인들의 시낭송이 이어졌다. 수십일 전부터 고성에서 작품을 구상 중이던 김왕노(화진포에서), 김요일(밀항), 김상미(그리운 화진포), 전윤호(아버님 전상서), 고영(물결편지) 시인이 마이크를 잡았다. 문화제의 피날레는 연극 ‘대왕의 약속(연출 최치언)’이었으며, 금구도(金龜島)에 대한 역사의 재해석이 전달될 때에도 원생들의 초점은 한 곳이었다.
이날 하루 태양아래서 ‘땀’을 나누고, 어둠 아래 ‘문화적 교감’을 갖은 시인협회 문인들과 단대연구회 원생들의 공식 일정은 이렇게 저물었다. 교암항의 소금 향을 맡으며 문화제 관계자들과 원생들이 마주앉아 담소를 주고받을 즈음, 이유찬 교수는 이런 말을 하나했다. “분명 낯선 상황에 고개를 저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스포츠만으로 생각의 틀을 가두어 놓는 것 보다는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눈을 갖도록 하는데 교육의 초점을 맞추고 싶었습니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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