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는 '왜?' 해동검도를 하는가

이승형 관장의 철학, "태권도와 해동검도는 뿌리가 한국이다"

이승형 사범(앞줄 왼쪽에서 세번째)과 김정우 교육부장(네번째)과 함께 단체사진 한 컷
태권도와 해동검도. 이 두 개의 한국 무술은 얼핏 보면 전혀 연관성이 없다. 하지만 미국에서는 그야말로 ‘찰떡궁합’이다. 물론 태권도가 해동검도를 받아들인 건지, 그냥 도장에서 가르치는 것인지는 알 수 없다. 분명한 것은 “한국의 무술을 미국에 알리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2009년 7월 15일. 오랜 비행 끝에 미국 캘리포니아 주 얼바인, 터스틴, 코스타메사 시에 각각 위치한 세 개의 ‘텔리움 태권도장(관장 이승형)’을 찾았다. 도장에 도착했을 때 밤낮이 뒤바뀐 터라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 같았다. 하지만 정갈하게 도복을 입고 배움의 손길을 기다리는 사범들을 보자 생각이 달라졌다.
텔리움 태권도장은 2007년 초 처음 해동검도 유단자 수련 프로그램을 받아들였다. 솔직히 당시에는 큰 기대를 하지 않았다. 하지만 모든 도장의 유단자들이 현재까지도 해동검도를 수련하고 있었다. 놀라웠다. 이유는 이승형 관장의 ‘한국적’인 철학 때문이었다. “해동검도는 대한민국의 무술입니다. 미국 대부분의 도장들은 한국의 무술 중 태권도를 가르칩니다. 동시에 한국의 문화도 함께 전파하고 있죠. 하지만 미국의 일부 도장은 한국과 전혀 상관없는 무기술과 체조 등을 가르치기도 합니다. 제 생각은 다릅니다. 태권도를 가르치는 도장은, 한국의 문화를 전하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적어도 한국의 무술, 즉 한국에서 만들어진 무술을 가르쳐야 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희 도장은 태권도에서 다루지 않는 검의 사용법을 배우기 원하는 수련생들을 위해 해동검도를 가르칩니다. 쉽게 말해 한국 태생의 무술을 저희도장에서 가르치는 것이죠.”
얼바인 시 텔리움 태권도장 수석사범과의 인터뷰

설규현 수석사범이 해동검도 베기 연습에 한창이다.
이승형 관장의 말을 듣는 순간 궁금했다. 다른 해외 지도자들의 생각도 이 관장과 같을까. 20일까지 계속됐던 강행군 가운데 얼바인시 텔리움 태권도장의 설규현 수석사범(36)에게서 좀 더 구체적인 얘기를 들을 수 있다. 솔직히 시켜서 하는 건 아닌가하는 의구심도 들었기 때문이다.
설규현 수석사범과의 인터뷰
- 도장에서 해동검도 프로그램을 언제부터 시작했죠?
“2007년부터 했으니까, 올해로 꼭 3년이 되어갑니다.”
- 다른 무술도 많은데 왜 해동검도를 선택했을까요?
“태권도 유단자 교육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무도적 가치가 있다고 판단해서 입니다. 솔직히 많은 커리큘럼을 찾아보았습니다. 하지만 초창기 관장님은 ‘대한민국의 태권도 이외에는 절대로 가르치지 않겠다’고 확고한 방침이었고, 이로 인해 조금 부딪히기도 했습니다. 그런 가운데 불현듯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습니다. 태권도와 뿌리를 같이하는 한국의 해동검도라면 분명 태권도의 영역을 침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 해동검도를 지도하면서 어떤 효과를 거두었나요?
“항상 동경해 온 검의 정신과 운용 법을 배워 큰 만족감을 느낍니다. 태권도 이외에 한국의 무술을 접하게 함으로서 수련생들에게 신선한 자극을 줄 수 있었습니다. 이는 수련생들이 장기 수련을 하게 되는 이유 중 하나가 되었습니다. 동시에 지도자는 자기 발전의 기회와 사기 진작의 계기가 되어 주었습니다.
- 태권도를 수련하면서 해동검도를 배우는 것은 힘들지 않나요?
“매주 1회 씩 수련회를 통해 합동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세계해동검도연맹으로부터 파견된 지도자가 정기적으로 교육세미나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정확한 커리큘럼에 의해서 진행되는 교육이라 매번 기대됩니다.
- 지도 하는데 있어 어려운 점은 없나요?
“검을 사용하는 관계로 태권도에 비해 공간 제약을 느낍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고 검법이 익숙해짐에 따라 지도자와 학생들이 동작에 따른 공간을 염두하고 수련하게 되었습니다.
- 해동검도와 태권도의 공통점과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먼저 공통점은 다 같은 한국의 무술이라는 것입니다. 모두 무도의 바탕이 되는 인내심과 자기 조절 능력이 필요한 것도 같습니다. 태권도와 다른 점이라면 검이라는 무기가 사용된다는 겁니다. 검을 사용할 때는 동작에 제한이 따르므로 신중하고 사려깊은 움직임과 몸짓이 요구됩니다. 태권도는 동적인 비중이 크고, 해동검도는 정적인 면이 크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7월 20일 미국 얼바인에서의 마지막 밤. 미국 현지 태권도 지도자들은 저녁만찬 자리에서 “정통 해동검도의 정확한 술기 보급이 절실히 요구됩니다. 더불어 지도자에게는 무도 정신과 행동 철학, 확고한 책임감을 갖도록 하기 위한 교육이 필요합니다”라는 조언을 받았다.
세계해동검도연맹(총재 김정호,WHGF) 미국 세미나는 20일 캘리포니아 모든 일정을 마무리지었다. 이어 뉴욕 버팔로에서 두 번째 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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