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항의, 소청, 경기포기 “지도자들 뿔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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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된 판단 선수들의 경기력 떨어뜨려

대통령기 경기장 코치석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지도자들(본 기사와 관련없음)
20일부터‘제44회 대통령기 전국단체대항 태권도대회 및 2010년 국가대표 선수선발예선대회(이하 대통령기)’가 시작됐다. 대한태권도협회(회장 홍준표, KTA)는 이번 대통령기부터 결승진출자에게 국가대표 최종선발전(이하 최종전)의 출전권을 부여했다. 이로 인해 대통령기의 참가자는 지난해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다. 당연히 경기의 질도 향상됐다. 속칭 ‘밀어주기(상대방이 경기를 치르지 않고 기권하는 행위)’가 사라졌고, 이는‘실력 대 실력'의 진검승부로 이어졌다.
하지만 경기장 분위기는 최악이었다. 선발전 티켓 때문이었을까. 경기장 내에서는 지도자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보란 듯이 수건을 던지는(경기 포기) 일도 허다했다. 심지어 경기 도중 지도자가 코트에 난입해 감점패를 당하는 일도 있었다. 물론 최종전 출전권이 걸린 탓에 지도자들이 예민했을 수도 있다. 하지만 과연 심판들의 행동도 옳았다고 말할 수 있는가. 지도자들의 ‘이유있는’ 항변. <무카스>가 속내를 들어봤다.
“몸통은 잡아주지 않아요”
태권도경기에서 몸통공격은 일명 잡아주지(판정번복을) 않는다. 반면 얼굴공격은 심판의 합의에 의해 점수가 변동 될 수 있다. 만약 몸통득점이 정확한데도 불구하고 부심의 실수로 점수가 주어지지 않았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대통령기 3일 째 경기. 한 선수가 경기에서 10 대 9로 패했고. 지도자는 울분을 토했다. 상황은 이렇다. 청 선수가 돌개차기(턴)로 홍 선수의 몸통을 가격했다. "뻥" 누가 보더라도 정확한 득점이었다. 하지만 2명의 부심은 2점, 나머지 부심들은 1점을 체크했기에 점수는 올라가지 않았다. 전광판에 확연히 드러났다. 이는 청 선수가 턴을 한 뒤 양발을 땅에 붙인 다음 돌려차기를 했기 때문이다. 지도자는 1점이라도 줘야 한다고 항의했다. 심판들은 모여서 합의를 했고, 판정 결과는 “몸통 공격이기 때문에 잡아줄 수 없다”였다. 결국 청 선수는 10-9로 패했다. 상식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판정임이 분명했다.
경기 직후 해당 팀의 A감독은 경기부에 강력히 항의했다. 소청도 불사하겠다는 의사까지 밝혔다. 결국 경기부는 비디오를 판독했고, 청 선수의 승리로 판정을 번복했다. A감독은 “심판들이 악의가 있어서 그런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분명한 득점을 아니라고 판정할 경우 선수는 경기력에 큰 영향을 받는다. 좀 더 신중한 판정을 내렸어야 한다”고 말했다.
선수의 흐름을 끊는 심판들의 행동

여자 실업부 경기에서 10초룰을 적용하고 있음 주심(본 기사와 관련없음)
“경고로 선수 죽이기”
KTA는 이번 대통령기 대표자회의에서 경고를 대폭 감소한다고 밝혔다. 경고로 경기 흐름을 끊는 것을 방지하고, 경기의 질을 향상시키기 위해서다. 경기 당일. KTA의 발표가 무색하게 할 감점패가 나왔다. 물론 악질적인 반칙 때문은 아니었다. 해당 코치(당시 세컨드)의 경기장 난입으로 주심이 감점패를 선언한 것이다. 당사자인 B코치는 “1라운드에 경고를 두 개를 주면 어떻게 경기를 뛰라는 것이냐. 그것도 홍 선수가 넘어졌는데 우리에게 경고를 줬다. 이해가 안 된다. 대표자회의에서 경고를 줄이겠다던 발표와 너무도 상반되는 행동이다”라며 “8초룰을 적용한 것도 마찬가지다. 꼭 우리가 밀리고 있을 때만 8초를 선언하는가. 상대가 사이드에 있을 때도 같이 적용해야 정당한 것 아니냐”고 비판했다.
해당 주심의 말을 들어봤다. “청 선수는 ‘8초’ 만 선언하면 상대를 껴안았다. 상대를 껴안을 경우 ‘갈려’가 선언되고, 동시에 8초룰은 해제된다. 청 선수가 룰을 교묘히 이용한다고 판단해 경고를 준 것”이라고 해명했다.
물론 보는 관점에 따라 선수의 행동이 다르게 보일 수 있다. 자신의 선수일 경우 더욱 그렇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경고로 인해 청 선수의 밸런스 즉, 경기 흐름이 무너졌다는 것이다. 청 선수는 경고 두 개에도 불구하고 3 대 2로 앞서 나갔다. 하지만 심판의 계속되는 “8초” 선언이 이어지자 마음이 다급해졌다. 결국 5대 3으로 역전당했고, 보다 못 한 코치가 코트로 난입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결과는 감점패였다. 심판과 코치 누구를 탓해야 할까.
태권도,“새로운 승부조작 의혹(?)의 핵심은 '갈려'”
최근 심판들의 승부조작 의혹(?)이 예전에 비해 현저히 줄었다. 심판의 판정이 모두 전광판에 표출됨은 물론, 소청 시 비디오 판독으로 잘못이 인정되면 심판들에게 중징계가 주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감독들은 새로운 승부조작 의혹(?)을 제기한다. 바로 선수의 타이밍을 뺏어 버리는 ‘갈려’다.
실업팀의 C감독은 “요즘 ‘갈려’ 때문에 죽겠다. 솔직히 심판들은 태권도를 전공한 사람이 대부분이다. 이로 인해 선수들의 공격 타이밍을 어느 정도 깨고 있다. 한 선수를 밀어주는 것쯤이야 일도 아니다. 공격하려고 스텝을 뛰고 있으면 “갈려”로 타이밍을 뺏고, 다시 재고 있으면 이번엔 8초를 선언해 버린다. 도대체 어떻게 시합을 뛰라는 것이냐”며 “요즘 이런 일들이(갈려로 밀어주기) 부쩍 많아졌다. 보이지 않지만 지도자들끼리는 다 알고 있는 상황이다. 심판위원장과 부위원장이 노력하면 뭐하냐. 밑에서 받혀주지 않고, 딴 짓 하는데…”라며 열변을 토했다.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웅덩이를 흐리게 한다’는 말이 있다. 태권도 지도자들 사이에서는 이런 이야기들이 오고간다. “심판에게 항의하면 다음 경기에 꼭 불이익을 받는다.”, “심판에게 밑 보이면 죽는다.” 아직도 이런 말이 나도는 이유는 온 웅덩이를 흐리는 '미꾸라지 한 마리' 때문이 아닐까.
[김성량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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