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태진 실신 KO패, 2,000관중 경악

남자 -68kg급에서 박형진에게 KO패

손태진이 실신 KO패를 당한 뒤 코트 위에 누워있다.
충격이었다. 지켜보던 2,000여명의 관중들은 일제히 “악” “어떻게”를 연발했다. 급히 의료진이 투입됐지만, 5분여 동안이나 의식을 찾지 못했다. K-1이나 UFC에서나 봄직한 광경이 태권도 경기장에서 펼쳐졌다.
22일 울산 동천체육관에서 열린 제44회 대통령기 전국단체대항 및 2010년 국가대표 선수선발 예선대회 남자 -68kg급 결승전에 출전한 베이징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손태진(21,삼성에스원)이 실신 KO패를 당했다.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패배였다. 경기 초반 손태진의 몸은 깃털처럼 가벼웠다. 지켜보던 관계자들 모두 손태진의 우승을 예상했다. 준결승전에서 베테랑 김세효(용인시청)를 맞아 접전 끝에 특유의 반박자 빠른 왼발 돌려차기와 오른발 내려찍기를 연달아 성공시키며, 10(감점 -1)대 8로 승리했다. 그동안의 부진을 털어내려는 듯 손태진은 승리와 동시에 양 손을 치켜들며, 부활을 예고했다.
하지만 결승전에서 복병 박형진(수원시청)에게 덜미를 잡히고 말았다. 그것도 태권도 선수들이 가장 당하기 싫어한다는 KO패, 아니 실신 KO패로 말이다. 7점 이상 차이로 경기가 종료되는 치욕의 RSC 패 보다 선수들에게는 더 고통스러운 패배였다.
양 선수는 1회전 초반까지 2대 2로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하지만 2회전 시작 이후 공방 없이 스텝만을 교환하던 찰나, 왼 폼을 잡고 있던 손태진의 얼굴을 향해 박형진이 오른발 뒤 후려차기를 꽂아 넣었다. 복싱의 법칙 중, “뒤로 넘어지면, 다시 경기 할 수 있지만, 앞으로 넘어지면 다시 일어날 수 없다”고 했던가, 손태진은 자세를 잡은 오른손을 호구에 댄 채로 그자리에서 앞으로 쓰러졌다.
반대편에서 박혜미(삼성에스원)의 세컨을 봤던 까닭에 뒤늦게 소식을 알고 온 김세혁 감독은 “정말 열심히 노력했는데, 아쉽다. 손태진 본인도 올림픽 이후 마음의 평정을 되찾기 위해 노력했다. 이번 대회를 앞두고는 반드시 우승하겠다 다짐을 수차례 하기도 했다”며 “더 큰 꿈을 이루기 위한 지독한 성장통이라고 생각한다. 반드시 이겨낼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손태진은 병원으로 옮겨 링거를 맡고 있다. CT촬영 결과 아무 이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울산 = 정대길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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