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전 11기 의지로 태극마크 노리는 조진호

전국체전 고등부 밴텀급 1위, 세계대학태권도선수권대회 페더급 1위, 국제군인태권도선수권대회 페더급 1위, 전국남녀우수선수선발대회 1위 등 1991년부터 지금까지 굵직굵직한 대회에서 23회나 우승하고도 한번도 태극마크를 달지 못한 선수가 있다. 이 불운의 주인공은 바로 삼성에스원의 조진호.
조진호의 기량은 자타가 공인하는 세계 최정상급이다. 그러나 그는 국제무대에서 자신의 기량을 선보일 기회가 없었다. 항상 준결승전이라는 고비를 넘지 못하고 좌절해왔던 것이다. 어느덧 국가대표선발전에서 3위에 그치고 마는 것이 징크스까지 되어버렸다. 그런 그가 10전 11기의 의지로 오는 4월 열리는 2001년도 국가대표최종선발전에 나선다.
그는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대표선수들과 태릉선수촌에서 함께하는 합숙훈련에 참가했었기 때문에 이미 국가대표최종선발전에 출전할 티켓을 확보해 놓은 상태다. 그는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다"는 그의 말에서 알 수 있듯이 이번이 마지막이라는 절박한 마음으로 훈련에 훈련을 거듭하고 있다.
조진호가 오는 11월 제주도에서 열리는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로 가는 길목에는 많은 복병들이 도사리고 있다. 영원한 라이벌 강남원(한국가스공사), 99년 캐나다세계선수권대회 금메달리스트 고대휴(제주대), 대학의 강호 김의철(조선대), 떠오르는 샛별 권기덕(성균관대) 등이다.
삼성에스원의 김세혁 감독은 남녀 16개 체급 중 조진호가 출전하는 남자 밴텀급이 가장 치열한 체급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강남원은 조진호가 고등학교 시절부터 함께 성장해온 라이벌로 조진호와 마찬가지로 지난해 시드니올림픽 최종선발전에서 3위에 머문 아픈 기억을 가지고 있다. 그렇기에 더더욱 이번 국가대표최종선발전에서 조진호가 강남원을 만난다면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펼칠 것으로 보인다.
조진호는 강남원의 스피드와 고대휴의 힘을 높이 평가했다. 그리고 최근 떠오르는 샛별 권기덕을 경계해야 할 선수로 꼽았다. 하지만 절박한 심정만큼이나 훈련에 성실히 임하고 있고 그 선수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조진호는 자신 있다는 표정이다. 징크스만 극복할 수 있다면 국가대표 자리는 내 것이라는 것이다.
조진호의 주특기는 나래차기다. 그는 과연 올해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에서 자신의 주특기인 나래차기를 세계인들 앞에서 펼쳐 보일 수 있을 것인가. 그를 지도하고 있는 김세혁 감독은 "조진호는 화려한 테크닉을 가진 선수로 평소 훈련이나 생활에 임하는 자세가 모범적이어서 좋은 결과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번 국가대표최종선발전에서 10전 11기의 오뚝이 신화를 일궈내고 내년 부산아시안게임, 2002년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까지도 석권해보고 싶다는 포부를 밝히는 조진호의 음성은 조용하지만 결의에 차 있었다.
그의 결의는 과연 준결승 징크스를 깰 수 있을 것인가? 2001년도 국가대표최종선발전의 최대 관전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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