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홍준표 국기원 입성, ‘속전속결’이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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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 끌면 여론 악화 가능서 커
세계태권도본부 국기원이 '태풍'을 만났다. 태풍의 이름은 ‘홍준표’다. 지난해 6월 태권도특별법 발효 후 특수법인으로 전환을 해야 할 국기원은 아직까지 표류 중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의 힘겨루기는 심각한 내홍을 일으켰다. 여기에 엄운규 원장의 사표제출은 결정타였다. 국기원은 현재 내우외환의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대한태권도협회(KTA) 홍준표 회장이 해결사를 자처하고 나섰다. 지난 9일 국기원 이사 간담회(보선 이사 상견례자리)는 그동안 제기됐던 ‘홍준표 대안론’을 수면 위로 부상시켰다. 홍준표 회장의 입을 통해서였다. 이날 홍 회장은 “내게 전권을 주면 6개월안에 국기원을 정상화 시키겠다”고 자신했다. 전면에 나선 것이다. 이날 홍 회장의 거침없는 발언은 국기원을 ‘싹’ 정리해 버리겠다는 기세였다.
홍준표 회장의 국기원 입성을 주도적으로 추진한 이승완 이사는 바빠졌다. 다시 한번 ‘코뿔소’같은 추진력을 발휘 중이다. 이승완 이사는 “간담회에 참석한 이사들은 홍준표 회장을 추대하기로 결의했다. 금주 내에 이사회를 열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국기원 이사 보선이 그랬듯이 홍 회장의 추대도 밀어붙이겠다는 것이다. 게다가 지난 15일 국기원에 대한 유인촌 장관의 발언은 홍준표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날 유 장관은 “국기원의 새로운 이사 수혈에 대해 현재의 이사들이 반대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분명 문제가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진정으로 태권도를 위한다면 물러나야 한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게 흘러가자 태권도계 안팎에서는 “홍준표 회장의 국기원 입성은 막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
하지만 반대여론도 만만치 않다. 지난 4월 ‘홍준표 대안론’이 제기됐을 때만해도 꿈틀대던 반대여론이 최근 도발에 가까운 홍 회장의 발언에 폭발하고 있는 모양새다. 처음에는 몇 몇 개인이 홍준표 반대론을 펼치더니, 곧 태권도학과 교수들이 ‘국기원에 외부세력과 정치권이 개입하면 안된다’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어 사표를 제출했던 몇몇 국기원 이사들이 사표반환을 요구하고 나섰다. 여기에 강원식 원로 태권도인은 아예 총대를 멨다. 강 원로는 국기원을 사랑하는 지도자연대를 조직해 한 중앙일간지에 홍준표 회장의 국기원 입성에 대한 반대 성명서를 발표했다. 또 공개적으로 홍준표 회장 간담회를 요청하고 있다. 한 태권도중진은 “시간이 지날수록 ‘정치인은 안된다’는 태권도인들의 고집이 확산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런 상황에서 엄운규 원장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홍 회장의 국기원 입성을 반대하는 태권도인들은 엄 원장이 전면에 나서 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엄 원장은 “내 행동이 자칫 노욕으로 비쳐질 수도 있기 때문에 태권도인들의 충분한 의견을 수렴해 생각해 보겠다”고 조심스러운 입장을 보였다. 홍준표 회장을 지지하는 사람들 입장에서도 엄운규 원장이 가장 큰 변수다. 국기원 등기부등본상에 이사장으로 등재돼 있기 때문이다. 다시말해 국기원의 법적지위권은 아직 엄운규 원장이 가지고 있는 것이다. 물론 이승완 이사를 중심으로 한 홍준표 지지자들은 ‘친 엄운규 세력’의 명분없는 주장이라고 일축하고 있다.
홍준표 회장은 국기원 입성은 시간이 좌우할 것으로 보인다. 정치인인 홍 회장이 여론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엄운규 원장이 국기원으로 다시 업무복귀를 하는 강수를 둔다면, 상황은 반전될 수도 있다. 홍준표 회장과 그의 지지 세력에게 필요한 것은 ‘속전속결’로 보인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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