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견으로 '대인기피증' 이겨낸 이건희

동아리 형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자신감 얻어

이건희가 우승 직후 상장과 트로피를 들고 기뻐하고 있다
“택견전공으로 학교를 입학했지만, ‘무대공포증(대인기피증)’ 때문에 대회에는 출전하지 못했다. 하지만 내가 좋아했던 동아리 형들의 격려와 응원으로 2007년 택견배틀에 처음 출전하게 됐다. 첫 출전임에도 불구하고 ‘올킬’을 기록했고, 나는 자신감을 얻었다. 지금은 그 형들에게 너무 감사하며 살고 있다.”
이건희가 지난 13일 인사동 문화마당에서 열린 천하제일 택견꾼 결정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직후 한 말이다. 이날 이건희는 4경기(3전2선승제)에서 1패만을 기록하며 최고의 자리에 올랐다.
과거 이건희는 ‘대인기피증’으로 택견대회 출전은 꿈꾸지도 못했다. 병적인 수준은 아니었지만 심리적인 부담으로 대회에 참가할 수 없었다. 스스로 ‘무대공포증’이라고 말하며,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했다. 이런 가운데 용인대에 진학했고, 택견동아리 ‘북새통’에 가입하게 됐다. 이후 동아리 형들은 이건희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 줬다. 택견을 재밌게 수련할 수 있게 해줬고, 사람들과 어울리는 방법을 가르쳐줬다. 이로 인해 이건희는 형들과 모든 것을 함께 하고 싶었다. 결국 2007년 택견배틀에도 형들과 함께 처음 출전하게 됐다. 이건희는 첫 경기에서 상대의 모든 선수를(5명) 꺾는 올킬을 기록하게 됐다.
이후 이건희는 자신감을 되찾았다. 택견배틀에 매년 출전하게 됐고, 신예상, 최우수기예상 등을 휩쓸었다. 지난해에는 용인대를 3위로 끌어올리는데 큰 공헌을 했다. 또 사람들을 만나는 것도 두려워하지 않았다. 현재 이건희는 인라인과 스노우보드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사람들 앞에 나서기를 꺼려했던 그가 사람들과 어울리며, 자신이 가진 ‘능력’을 나눠주고 있다.
현재 이건희는 호주유학을 준비 중이다. 자신이 몰랐던 넓은 세상을 알기 위해서다. 세계를 통해 여러 사람을 만나서 그들의 삶을 엿보고, 배우려한다. 이건희는 “택견배틀에 참가한 이후 내 생활의 많은 것이 바뀌었다.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싶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고 싶어졌다. 이번 천하제일 택견꾼은 올해 한국에서의 마지막 추억이 될 것 같다. 이제 한국을 벗어나 세계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 나누고 싶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이번 우승상금 중 30만원은 부모님께 드릴 예정이다. 왜냐하면 비행기값이 너무 비싸니까(웃음). 그리고 나머지는 응원해준 나의 후배들을 위해 베풀 것”이라며 후배들을 향해 큰 소리로 말했다.
이어 가족들에 대한 감사인사도 전했다. 그는 “부모님들은 항상 나에 대한 걱정이 많다. 그 걱정이 지금은 믿음으로 변했다. 오늘 아침에 가족들이 보낸 응원의 메시지가 우승의 원동력이었다. 항상 많은 기대에 부흥하지 못했음에도 불구하고 항상 나를 믿어주는 가족이 있어 든든하다”고 말하며 눈시울이 붉어졌다.
대인기피증을 이겨낸 이건희는 모든 것을 긍정적으로 생각하며 웃음을 잃지 않는 진정한 택견꾼이었다. 대인기피증을 이겨낸 후 유학까지 결심했고, 호주에서도 택견의 우수성을 알리려고 한다. 이건희의 세계를 향한 도전도 우승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상금을 받아 기뻐하고 있는 천하제일 택견꾼 이건희
[김성량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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