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정치와 국기원장의 자리
국기원장은 전문 태권도인의 자리

정순천 사범
과거 국기원 사범교육을 이수하면, 마지막 날 의례적인 행사가 김운용 원장(당시 WTF 총재, KTA 회장 겸직)과의 사진촬영이었다. 명실상부한 태권도계를 섭렵한 수장과의 촬영은 영광 중에 영광인지라 사범들은 그 사진을 체육관의 사무실 가장 좋은 위치에 자랑스럽게 걸어 놓고 체육관 운영에 공신력을 과시하기도 했다.1973년 국기원 개원 이래 법과 도덕적인 조치가(김운용의 구속)있기 전 까지 국기원장 자리는 김운용씨 개인의 무소불위 자리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운용씨는 처음부터 태권도를 통해 정치적으로 대성한 인물로서, 정치권이 좌우파가 바뀌면서 영욕을 한꺼번에 경험한 독특한(?) 대인이였다. 그런데 최근에 대한태권도협회(KTA) 회장인 홍준표 의원이 태권도의 성역(금전적인 성역과 태권도인의 정신적인 성역)인 국기원장 자리를 꿰차기 위해 최근 이사로 등극하고 수순을 밟았다. 이를 보니 정치인의 탐욕의 끝은 과연 어디인지 속인으로서는 감히 가늠 할 수 없게 한다.
권력의 시녀로 국민들의 미움을 독차지 하던 검찰 출신의 홍준표 의원의 정치적 출발점은 드라마(모래시계)였다. 이 드라마는 광주민주항쟁을 다루고 있다. 광주민주항쟁의 중심은 망월산 묘지에 안장된 열사들이다. 그 주인공들께서는 말없이 통곡의 하늘을 지고 지내고 계시는 동안 홍의원을 비롯해서 많은 인사들이 정치계로 입문했다. 물론 이들 중에는 과거 민주투사도 포함 되어 있으면 학생운동가도 있다.
하지만 홍 의원은 검증되지 않는 드라마 열풍을 등에 업고 정치계의 입문했다는 의혹의 눈초리가 많다. 어쨋든 이후 홍준표 의원은 여당의 원내대표까지 역임을 하며, 승승장구를 했다. 그런데 그런 분께서 무슨 욕심이 많으신지 전문태권도인의 영역인 ‘국기원장’의 자리까지 넘보는지 알 수 없는 일이다. 문체부 산하 법인체로 전환된 국기원은 바람잘 날 없는 이사진들의 투전판 같은 곳이다. 전문 태권도인이 원장의 자리에서 지휘봉을 잡아도 갈 길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는 곳이 국기원이다.
태권도의 정신적인 모체 국기원의 실세는 영원히 같은 방향으로 이어져야 하기에 전문 태권인만이 운영 할 수 있는 그런 곳이다. 전문 태권도인들이 운영하지 못한 국기원이 문체부 밑으로 들어가는 수모를 당했지만 운영의 자리는 결코 정치인들이 개입되어선 안된다. 이것은 전 태권도인을 우습게 보는 한국내 정치판에서나 가능한 일이다. 국기원은 세계 태권도인들이 지켜보는 성역이다.
존경 받으시는 홍 의원님께서는 전문 태권도인들의 영역에서 더 이상 기웃거리지 마시고 본연의 자리, 정치판으로 돌아 가주시길 태권도인의 한사람으로서 간곡하게 부탁드린다. 정치는 시간과 시대에 따라서 변화무쌍하게 바뀌어도 되지만 ‘무도 태권도계’는 무도정신으로 영원히 계승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2009년 6월 8일 캐나다 정순천 사범(WTF 5단, ITF 6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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