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눈] 운영미숙 드러낸 무신, ‘시작이 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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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 앞서 3명의 주요선수 결장, 하지만 국내격투기 활성화 예고

국내 태권도선수로 유일하게 대회에 참가한 김일권(뒤쪽)의 경기 장면
MXM은 지난 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격투기대회인 무신을 개최했다. 국내에서 2년 여간 격투기메이저대회가 없었기 때문에 기쁜 소식이 아닐 수 없었다. 여기에 국내 최고의 문화 컨텐츠인 태권도를 기반으로 한다기에 더욱 관심이 쏠렸다. 하지만 이번 무신대회는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결과를 낳았다.
가장 빈축을 산 것은 경기 직전 주요 선수들의 결장 소식이었다. 처음 출전이 무산된 것은 김재영이었다. 이는 MXM이 김재영과 출전계약을 맺기 전 이전 소속단체와 협의를 끝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결국 MXM은 경기 직전까지 이전 단체와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끝내 김재영은 출전을 못했다. 그래도 경기 전날 출전포기 소식을 전한 김재영은 나은 편이다. 경기 당일 황당하게 경기가 취소되는 사태가 발생했다. '카타르 왕자 출전'이라는 화려한 수식어로 팬들과 언론에 상당한 관심을 끌었던 모하메드 알타니가 경기 직전 손목부상을 이유로 경기를 포기했다. 또 독특한 외모로 K-1에서도 활약한 바 있는 버터빈은 오론쪽글러브가 손에 맞지 않아 출전을 못하는 해프닝이 연출됐다. 한마디로 이번 무신대회는 경기운영 미숙의 극치를 보여줬다고 할 수 있다.
여기에 태권도선수들의 부진도 문제였다. 이날 유럽에서 출전한 태권도선수들은 링에 적응한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태권도기술만 사용하지 않았다. 태권도를 베이스로 킥복싱, 무에타이 등의 기술을 받아들였다. 이에 상대와 대등한 경기를 펼칠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아시아 선수들은 달랐다. 펀치를 보완하지 않았고, 단지 태권도로 링에 올랐다. 킥을 위주로 사용하다보니 체력소모도 컸고, 펀치가 약해 들어오는 상대를 견제할 수도 없었다. 결국 패배를 기록하며 쓸쓸히 링을 내려와야 했다. 무신은 이번 대회를 통해 태권도의 강함을 증명하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준비되지 않은 선수들을 출전시키며, 태권도는 더욱 비난을 받게 됐다.
대부분의 격투기대회 초창기에 시행착오를 겪는다. 미국 최고의 격투기대회인 UFC도 초창기에는 많은 실패를 경험했다. UFC는 1회 대회 때 옥타곤에서 시간 제한없이 ‘막싸움’ ‘길거리싸움’으로 불리는 무(無)규칙경기를 열었다. 이에 관중들은 UFC를 ‘야만인의 경기’라며 등을 돌리기도 했다. 이후 대회를 개최한 그레이시일가는 조금씩 룰을 개정해나갔고, Zuffa가 UFC를 인수해 상업적인 부분이 가미되었다. 결국 UFC는 현재 세계 최고의 종합격투기대회로 자리매김했다.
일본의 K-1은 무신대회와 비슷한 성격을 띠고 있다. 무신이 태권도라고 하면, K-1의 출범취지는 가라테의 강함을 증명하기 위해 열린 것이다. 하지만 K-1이 개최된 이후 가라테는 매번 타 무술에 패했다. 일본팬들은 가라테가 최고라는 생각이 내재되어 있었기에 실망감은 더욱 컸다. 하지만 가라테는 조금씩 격투기 링에 적응을 해나갔다. 가라테만을 고집하지 않고 타 무술을 조금씩 받아들인 결과였다. 비록 일본인은 아니지만 가라테는 앤디 훅, 세미 슐츠 등에 의해 K-1의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 또 무사시, 글라우베 페이토자 등도 좋은 성적을 거둔 바 있다.
‘시작이 반’, '첫술에 배부르랴'는 말이 있다. 무슨 일이든 시작하기가 어렵다는 뜻이다. 무신은 이제 막 국내격투기 시장에서 걸음마를 시작한 것에 불과하다. 걷기 시작하는 무신에게 뛰기를 바라는 것은 무리일지도 모른다. 물론 실수는 지적해야 하고 호된 질타도 필요하다. 대신 위로와 격려도 아끼지 말자. 무신대회가 계속 대회를 이어갈 수 있게 힘을 실어주자. 그럼 언젠가 무규칙대회를 최고로 만든 UFC처럼, 가라테의 강함을 증명해낸 K-1처럼 크게 성장한 국내 격투기브랜드 무신을 볼 수 있지 않을까.
[김성량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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