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권도계의 ‘뚝심’, 이승완 국기원정상화추진 위원장

파행 운영되던 국기원 이사회 정상화 일궈내
지난 3월 12일 열린 국기원 정기이사회에서 이승완 이사는 국기원 정상화추진위원회 위원장으로 선임됐다. 이를 두고 말이 많았다. 중립적인 인물이 아니라는 평가 때문이었다. 이에 이승완 위원장은 “결과로 평가해 달라”며 굳은 의지를 보였다. 하지만 이 위원장은 두 달이 넘도록 위원회 구성 외에는 이렇다 할 결과물을 내놓지 못했다. 그 사이 엄운규 원장을 등에 업은 국기원의 모 직원과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는 서로 손발을 맞춰 국기원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13명의 이사에게 사표를 받아냈고, 임시이사 선임을 위해 명단을 조율했다. 판은 끝나가는 듯 보였다.

1일 개인사무실에서 국기원 현 정관을 펼쳐보이며, 문제점을 설명하는 이승완 위원장
하지만 ‘뚝심’의 이승완 위원장은 누구도 예상 못한 ‘역전홈런’을 때려 판세를 뒤집었다. 이승완 위원장은 지난 22일 열린 이사회에서 7명의 이사를 보선했다. 5명만(엄운규 원장 제외) 남아있던 이사회가 정상운영이 가능해 진 것이다. 더욱이 이사 중에는 대한태권도협회 홍준표 회장이 포함돼 있다. 소문으로만 떠돌던 ‘홍준표 대안론’의 실체가 드러난 셈이다.
1일 개인사무실에서 만난 이승완 위원장은 “이대로 가다가는 국기원이 공중분해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들었다. 정부가 그동안 한 일은 국기원에 대한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단지 점령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더욱이 문체부는 대화채널을 닫아 놓고, 특정인만을 접촉해 객관성이 결여된 상태였다. 태권도인의 한 사람으로서 세계태권도본부가 이대로 무너지는 꼴을 볼 수 없었다. 그래서 내 개인 돈 써가며 부지런히 발품을 팔았고, 국기원 정관이 닳도록 보고 또 봤다. 그리고 가장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방법을 찾은 것”이라고 이사 보선 이유에 대해 설명했다. 또 이 위원장은 "이사회 정상화 이후 자신을 대하는 문체부의 태도가 많이 변했다"고 귀뜸했다.
이 위원장은 엄운규 원장에 대한 서운함도 내비쳤다. “엄운규 원장은 모든 태권도인이 존경하는 분이다. 나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이번 국기원 사태만을 놓고 본다면 일개 직원에게 휘둘리며, 놀아난 것 같아 안타깝다. 직원은 직원으로 있게 했어야 했는데, 엄 원장께서 판단을 잘못한 것 같다. 특히 13명의 이사에게 사표를 받은 것은 자충수였다. 엄 원장은 1년 가까이 단 한번도 이사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앞으로 어떤 주장을 펼친다고 해도 명분이 없다.”
국기원 정상화를 위한 나름의 해법도 내놓았다. “만약 현재 상태에서 문체부 주도로 국기원이 특수법인으로 전환된다면 태권도진흥재단처럼 정부가 쥐락펴락할 수 있는 곳으로 전락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이사회를 통해 국기원을 정상화 시켜야 한다. 그래야만 특수법인 이후에도 주도권을 잡고 정부에 당당하게 요구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이 위원장의 주장은 홍준표 KTA 회장이 국기원 이사장으로 취임한다면, 설득력을 잃을 수도 있다. 홍준표 회장은 실세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이승완 회장은 “이사장 선임은 이사회에서 정할 문제다. 홍준표 회장이 후보 중 한명인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결정된 것은 없다. 그리고 만약 홍 회장이 이사장이 된다고 해도 국기원이 정치권력으로 움직이지는 않을 것이다. 일단 국기원은 대한체육회 산하 경기단체인 KTA와는 환경이 다르다. 또 나를 비롯한 이사들과 태권도인들이 이를 가만히 두고 볼 리 없다. 더욱이 홍준표 회장은 그동안 KTA에서 합리적으로 일을 처리해 왔다”고 답변했다.
태권도인들은 이승완 위원장을 ‘코뿔소’에 비유한다. 하나의 목표가 보이면 한눈팔지 않고 돌진을 하기 때문이다. “태권도계에는 말만 많지 이를 행동을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이해관계를 떠나 옳다고 생각하는 것은 행동에 옮기는 것이 진정한 태권도인이라고 생각한다. 태권도인으로서 국기원 원장에 욕심이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자격이 안된다고 하면 미련을 갖지 않고 정상화 이후 깨끗하게 물러나겠다.” 뚝심의 이승완 위원장이 과연 어떤 모습으로 국기원 정상화를 일궈낼지 결과가 기대된다.
[신준철 기자 / sjc@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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