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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혜미, “황경선 경기 달달 외웠다”

박혜미, “황경선 경기 달달 외웠다”

세계대회 2위의 아픔이 동기 부여


“1등한 것 같지도 않아요. 세계대회 예선일 뿐이라고 생각했어요. 예선 탈락할 수 없다는 생각으로 매 경기마다 모든 걸 쏟았어요. 자신감을 잃지 않으려고 괴성을 질렀죠. 지금 생각해보니 정말 미친 사람처럼 경기했어요.”

‘2009 국가대표선수선발 최종대회(이하 최종전)’가 끝나고 28일 경기도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에서 만난 박혜미(23,삼성에스원)가 한 말이다. 박혜미는 이번 최종전에서 웰터급에 출전해 ‘올림픽금메달리스트’ 황경선을 꺾고 오는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되는 제19회(여자 12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출전 티켓을 따냈다.

박혜미가 지난 26일 열린 최정전에서경기하고 있다


박혜미의 세계선수권 도전은 이번이 두번째다. 지난 2007년 세계선수권 여자부 라이트급에 출전해 은메달을 획득한 바 있다. 당시 결승에서 패한 직후 박혜미는 코트에서 설움의 눈물을 흘렸다. 박혜미는 “세계대회에서 찍은 사진들은 모두 눈물을 흘리거나 눈이 퉁퉁부어 있어요. 지금도 그 사진을 보면서 다시는 (경기에 져서)울지 않겠다고 다짐했어요. 이번 최종전을 앞두고 그 사진을 또 봤어요. 이를 악 물었죠”라며 당시를 회상했다.

‘라이트급’ 선수 박혜미는 이번 세계선수권을 위해 체급을 웰터급으로 올렸다. 2012년 런던올림픽을 겨냥한 새로운 도전이었다. 웰터급에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황경선이 버티고 있었다. 이에 박혜미는 웰터급 전향을 결심한 이후 자신의 방에 황경선의 경기를 매일 틀어놓았다. 운동이 끝난 후 멍한 상태에서도 황경선의 경기를 모니터링 했다. 최종전을 몇일 앞두고는 황경선의 경기를 달달 외우다시피했다. 여기에 팀 동료 모두가 황경선이 되어줬다. 훈련뿐 아니라 장난을 치면서까지도 “황경선 발차기”라고 말할 정도였다. 박혜미는 “(황)경선이와 경기 도중에도 ‘경선이는 끌어내서 받아찬다. 들어가지 말자. 저건 미끼야. 저건 미끼다’를 되새겼다”고 말했다. 결국 박혜미는 예선 첫 경기에서 황경선에게 승리를 거뒀다. 2대 2 연장 서든데스 접전 끝에 말이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고 했던가. 박혜미는 지난 2008년 실업팀 선택을 놓고 힘든 시간을 보냈다. 박혜미는 “대학을 졸업하고 실업팀에 오는 과정에서 너무 방황했어요. 주위 사람들에게 안 좋은 소리도 많이 들었죠. 태권도가 지긋지긋했고, 이렇게까지 운동해야 하나 생각했어요. 하지만 부모님과 주위 사람들에게 뭔가 보여줘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라며 “돌이켜 보면 큰 시련을 겪고 난 뒤에는 항상 좋은 결과가 따라왔어요. 그래서 그때 생각했죠. 고통과 시련은 내가 목표치의 바로 앞까지 도달했다는 신호”라며 “지금도 감기몸살에 걸렸는데도 인터뷰하고 있잖아요. 비싸고 맛있는 거 사준다는 징조인가(웃음)”라고 너스레를 떨었다.

반대가 심했던 에스원행에 대해서도 솔직한 자신의 속내를 털어났다. 박혜미는 “처음 에스원을 택했을 때 주위에서 '가지말라. 힘들다'라고 말렸어요. 하지만 막상 와보니 너무 행복했어요. 마사지, 재활, 웨이트트레이닝, 치료 등 모든 부분에 전문가들이 선수 개인을 돌봐주고 있더라고요. 또 에스원 선수들 너무 열심히 해요. 솔직히 잠깐 쉬려고 한눈 팔고 싶어도 주위를 보면 동기부여가 되서 더 열심히 운동을 하게 된다니까요. 진짜 환경이 사람을 만드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6회 연속 국가대표와 국제대회 그랜드슬램이 목표


최정전 시상식이 끝난 후(왼쪽)와 결승전에서 결의를 다지는 박혜미


최근 박혜미를 두고 차등점수제에 적합한 선수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그의 상단 발차기를 두고 하는 말이다. 이에 대해 박혜미는 “말도 안돼요. 차등점수제는 나에게 가장 큰 고통을 주는 룰이에요. 솔직히 제가 체력이 조금 안되거든요. 전 가끔 체력이 바닥나면 3회전에서 정신을 놓아버려요. 그래서 동료들이 ‘박혜미, 또 총 맞았네’라고 놀린 다니까요. 이번 선발전에서도 한 번이라도 졌다면 1등 못 했을꺼에요. 결승전이 끝나고 체력은 바닥났고, 감기몸살까지…. 이제 늙었나 봐요”라고 농을 던졌다.

현재 박혜미의 목표는 국제대회 6연속 진출과 동시에 그랜드슬램 달성(세계대회, 아시안게임, 올림픽 우승)이다. 박혜미는 이번 세계대회 우승을 시작으로 아시안게임 그리고 올림픽을 석권하겠다는 각오다. 그는 “지금 어느 때보다 열심히 하고, 훈련이 잘되고 있어요. 이 상태라면 저의 최종 목표인 그랜드슬램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해요”고 자신했다. 이어 그는 “사실 가장 큰 목표는 연금이에요. 올림픽 연금도 타고, 키 187cm에 몸무게 82kg에 다정하면서 재밌고 든든한 남자만나 사이좋게 아이스크림 먹으면서 행복하게 살거에요. 제가 연금타면 기자님한테도 한 방 쏠게요(웃음).”라며 엄지와 검지를 펴보였다.

‘시련과 고통은 행복을 위한 도구’라고 말하는 박혜미. 그녀는 아시아대회에서 팔이 골절됐음에도 불구하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단순 골절도 아니었다. 뼈가 어긋나 자칫 큰 수술로 이어질 뻔 했을 만큼 심각한 상황이었다. 도핑테스트 때문에 고통이 극심했음에도 진통제 한알 먹지 못했다고 한다. 그는 어긋나 있는 팔을 부여잡고 경기 내내 바르는 소염제와 테이핑을 감고 다니며 견뎌냈다. 아무리 큰 고통과 시련이 있더라도 자신의 큰 목표를 위해 참아내겠다는 박혜미가 당장에는 10월 세계선수권 제패에 이어 멀게는 2012년 런던올림픽 금메달을 향해 뛰고있다.

[김성량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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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8

캬 캬 캬 2009.05.29
경기 도중 총 맞는거 지대다. 혜미는 총 맞는 것만 안하면 에이스야~~
축하혀 2009.05.30
팬입니다. 정말 축하드립니다.
화이팅 2009.05.31
박혜미선수 화이팅~!
정인철 2009.05.31
혜미양 ! 먼저 그 어렵다는 태권도 국가대표선발을 진심으로 축하해. 힘들고 외로운 과정을 잘 극복하고 영예의 자리에 오른 것이 너무 대견 스러워. 누구보다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으신 자네 부모님이 너무 좋아 하셨을줄 믿어. 당부하건대 다시 시작 한다는 각오로 초심을 잃지 말고 목표를 달성 할 때 까지 정진하길 바래.나도 열심히 성원 할게. 롯데호텔에 다니면서 식당을 자주 이용하는 아저씨가
박혜미선수 화이팅 2009.06.01
경기 하는 모습이 너무 멋있어요. 남자 못지 않은 파이팅.. 잊을 수가 없습니다. 힘내시고 6년 연속 국가대표 꼭 달성하시길........
김영식 2009.06.01
사실 그 동안 한체대 오다가 좀 있었지 멀 그래... 오다로 컸으니 오다로 죽는 황경선 ㅋㅋㅋ
김영식 2009.09.22
내가 무카스 댓글전문이야... 일명 개영식이라고도 하지...무카스 기사에 지금껏 많은 댓글들을 달아왔지. 모두 반말로...흐흐흐
오호 2009.10.31
김영식 자네는 아직도 인생이 안 펴지는감...자네 인생은 언제쯤 펴질겐가...이대로 늙어가는겐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