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현철의 복싱인사이드]④한국 프로복싱의 기대주 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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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페더급에서 수퍼라이트급

지난 2월 신인왕전에서 수퍼페더급 최종윤이 KO승을 거두고 기뻐하고 있다
현 한국 수퍼페더급챔피언 김택민, 11전 9승(6KO) 2패
지난 3월 30일 김택민(록키)은 한국타이틀 1차 방어에 성공한 후 링에서 거칠게 포효했다. 그는 2라운드에서 오른쪽 눈 밑의 연골이 부러지는 부상을 입은 상황에서 고통스런 시합을 치러야 했다. 앞이 잘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도 도전자를 5회에 KO시키고 벨트를 지켜냈다. 경기 후 성공적인 수술로 현재 부상은 회복단계이지만 자칫 시력을 잃을뻔 했던 중상이었다. 더구나 상대 김태석(인천대우)은 2005년 신인왕 준결승전에서 동문선배 문병주(록키)를 꺾은 강자였다. 경험면에서 만만히 볼 수 없는 선수였기에 기쁨은 컸다.
1985년 11월 서울에서 출생한 김택민은 2004년 1월 14일 조재영을 2회 KO로 꺾고 프로에 입문했다. 이후 두 번의 신인왕전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세 번째 도전에 나선 제33회 전국신인왕전에서는 파죽의 4연승(3KO)으로 우승을 차지했다. 좋은 경기내용으로 MVP 후보 물망에 오르기도 했다. 그러나 심사위원단은 3수생보다는 순수 신인에게 상이 돌아가야 한다는 이상한 논리로 김택민을 후보에서 제외시켰다. 그 해 5월 필리핀의 베테랑 소니 곤잘레스에게 판정승을 거뒀다. 당시 KBC(한국권투위원회)에서는 그를‘이 달의 복서’로 선정했다. 이후 그는 군에 입대했다.
2년 7개월 뒤. 전역과 함께 한국타이틀 도전 기회가 찾아왔다. 문병주가 동양타이틀에 도전하면서 벨트를 반납해 공석이 된 챔피언의 주인을 가리는 자리였다. 작년 12월 20일 연천에서 열린 이 경기에서 김택민은 남성우(광명신도)를 4회 KO로 누르며 타이틀을 따냈다. 3개월 후 있었던 방어전에서도 승리를 거뒀다.
김택민은 왕성한 체력을 바탕으로 끊임없이 파이팅을 펼치며 벌써 많은 팬들을 흥분시키고 있다. 6월 김성태(안양미래)와의 방어전과 9월의 3차 방어전을 넘어서기만 하면 12월부터 개런티 500만원의 진정한 한국챔피언으로 거듭나게 된다. 김택민은 현재 7연승(5KO)을 달리고 있다.
현 한국 수퍼페더급 3위 최종윤, 3전 3승(1KO)
아마추어 전적 68전 57승(30KO.RSC) 11패. 전국대회 5관왕, 지역대회 11관왕의 국가대표 상비군. 이 화려한 성적표의 주인공은 지난 3월 제35회 전국신인왕전에서 라이트급 우승과 동시에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최종윤(삼성)이다. 프로 경력이라고 해봤자 불과 4개월, 전적은 3전으로 일천하다. 하지만 깔끔한 기량과 스피드, 승부근성으로 일찌감치 주목을 받고 있다.
1983년생 최종윤은 2003년 은퇴 이후 프로 전향을 결심하고 불과 1개월의 훈련 끝에 신인왕전에 출전, 우승을 차지했다. 그는 올림픽의 금메달 대신 세계챔피언을 선택했다. 프로에 뛰어든 최종윤은 금년 1월 29일 신인왕 예선전을 겸한 프로데뷔전에서 김진수를 판정으로 누르고 라이트급 4강에 진출했다. 준결승 상대는 미래의 세계챔피언으로 각광을 받던 신도체육관의 ‘뉴페이스’ 김판수로 5승(3KO) 1무를 기록한 강자였다. 최종윤은 펀치력이 좋은 김판수를 상대로 아웃복싱을 펼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예상을 깨고 접근전을 택했다. 반 박자 빠른 스피드로 상대의 인사이드를 점령, 깨끗한 판정승을 거뒀다. 3월 4일 신인왕 결승전. 킥복싱 한국챔피언에서 복싱으로 전향한 정병호를 맞아 2회에서 통렬한 TKO승을 거두며 찬사를 받았다. 경기를 거듭 할수록 더욱 기량이 업그레이드되고 있는 최종윤은 현재 허병훈 관장의 지휘아래 플라이급 한국챔피언 전진만과 합숙하면서 훈련에 몰두하고 있다.
현 한국 라이급 1위 김지훈, 22전 17승(14KO) 5패

김지훈과 김영빈
김지훈(일산주엽)의 경기를 지켜보면 끓는 피를 주체하지 못하는 한 마리 야생마가 연상된다. 거칠면서도 화끈한 공격력, 상대를 쓰러트려야만 직성이 풀리는 사나운 눈빛과 호흡은 단연 관중들의 시선을 끌어모은다. 김지훈은 ‘한국 복서들의 무덤’ 라스베이거스에서 한국인 최초로 승리를 거머쥔 선수다운 카리스마를 지녔다. 그는 17세에 프로로 뛰어들어 잡초 같은 여정을 거치면서 대물로 성장했다. 2006년 7월 일본 원정에서 스기타 마사노리에게 10회 판정패를 당했지만, 그 이후로 현재까지 승승장구하고 있다. 그 해 10월 배수명을 2회에 KO시키고 한국 페더급 타이틀 2차 방어에 성공했다. 그의 연승행진은 9경기째 계속되고 있다. 그 중 무려 8번이 KO승이었다.
2008년 PABA(범아시아복싱협회) 페더급챔피언이던 김지훈은 재미교포 에이전트 폴 리(이현석)씨의 도움으로 미국 굴지의 배너 프로모션과 정식 계약했다. 그 해 5월 16일 한국 복서로는 여섯 번째로 프로복싱의 메인스트림이라 불리는 라스베이거스 링에 오른다. 상대는 그루지아 국가대표로 올림픽에도 참가했던 세계적인 복서 코바 고골라지였다. 고골라지는 영국에서 세계타이틀에 도전했다. 10회 TKO패한 경력을 가졌다. 복싱의 본고장에서 20승(8KO) 2패를 기록한 고골라지는 그를 재기전의 상대로 여겼다. 특유의 까다로운 복싱스타일로 인하여 상대를 구하기 쉽지 않던 고골라지는 한국의 어린 선수에 크게 신경쓰지 않았다. 고골라지는 1라운드 공이 울리기 전까지는 만면에 웃음을 띤 채로 여유 있게 선수 소개를 받았다. 하지만 고골라지는 경기 시작 147초 만에 링 바닥에 드러누웠다. 초반에 한차례 위기를 극복하고 두 차례의 다운을 뺏은 김지훈이 통쾌한 KO승을 거두는 순간이었다. 1982년 김득구의 비극으로 시작되어 백인철, 이승순, 김광선, 최재원 등 국내 톱 복서 들이 모두 KO패한 라스베이거스의 악몽이 26년 만에 막을 내리는 감격적인 순간이었다.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금년 3월 20일 미국 텍사스에서 길버트 살리나스를 상대로 또다시 8회 TKO승했다. 미국에서 2연승을 거둔 그의 도전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현 한국 수퍼라이트급챔피언 김영빈, 8전 7승(4KO) 1패
김영빈은 천안충의대 소속이다. 충의대는 천안소년교도소 내의 복싱부다. 2002년 신인왕전에서부터 선수를 출전시켜 박명현, 현주환, 유명구, 오성탁, 송일우 등의 거물급 복서들을 배출해냈다. 한 순간의 실수로 소년원에 수감되긴 했지만, 글러브를 끼고 샌드백을 두드리며 갱생의 길을 걷는 선수들에게 복싱은 청량제였다.
2005년도 제33회 신인왕전에 출전한 김영빈은 2005년 12월 15일 우정엽, 16일 김성용, 18일 최동혁을 내리 판정으로 격파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그는 2006년 1월 5일 준결승전에서 문마초를 3회에서 KO시키고 강력한 우승 후보로 부상했다. 결승에서는 복병 정다운을 만나 난타전 끝에 카운터펀치 연타를 허용하고 4회 KO패, 준우승에 머물렀다. 자신감이 지나쳐 너무 서두른 것이 화근이었다.
이후 소년원에서 출소한 김영빈은 2007년 8월 박동화를 69초 만에 KO로 꺾고 재기에 성공했다. 2008년 7월 김창일과의 한국챔피언 결정전에서는 8회 KO승하며, 한국 슈퍼라이트급 챔피언에 등극했다. 이어 지난 1월 ‘코리안 챔피언십 퍼레이드 2009’에 출전하여 이선행을 1라운드에서 KO시키고 첫 방어에 성공했다. 김영빈은 갑작스런 간염 증세로 4월 27일의 방어전이 5월 25일로 연기되며 정호평과 2차 방어전을 치르게 됐다. 그는 충의대 해체로 인하여 현재 스승 최한기 감독과 이 곳, 저 곳을 떠돌아다니며 훈련에 매진하고 있다. 아직 다듬어지지는 않았지만 파워와 파이팅이 좋고 인파이팅에 능하다. 최한기 감독은 무보수로 충의대 선수들을 지도하며 다섯 명의 신인왕과 두 명의 한국챔피언을 배출해낸 명장이다.
한국 복싱 라스베가스 패배 일지

[김성량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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