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기원 연수원, “지헌류 교본, 직접 해 보겠다”

국기원, 태권도 기술 동작 토의 열고 조증덕 관장 측과 심도 깊은 논의

조증덕 원로(공인 9단) “국기원 태권도 동작에 대한 전면 재검토가 필요하다. 내 이론을 한꺼번에 다 수용해 달라는 것이 아니다. 지난 5년간 애타게 국기원에 움직임을 촉구했는데 답이 없었다. 나를 하대하지 마라. 국기원은 새로운 변화를 두려워하지 말아라. 국기원에서 추천하는 태권도인사들과 함께 나의 지헌류 태권도 동작을 같이 해보는 자리를 만들어 달라.”
이종관 교육부장(국기원) “그동안 (조증덕)선배님의 노력에 무조건적으로 반론을 제기하고, 마음의 벽을 쌓은 것이 아니다. 다만 국기원을 서로 보호해야 한다는 입장을 견지하자는 과정 중에 서로간의 이견이 커진 것 뿐이다. 앞으로 국기원 강사들과 지헌류 동작들을 직접 시연해 보는 시간을 갖겠다.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생기거나 설명이 필요할 경우 직접 선배님을 모시거나 연락을 드리겠다.”
오대영 연수처장(국기원) “국기원의 몇몇 관계자가 좋은 이론과 원리라고 해서 당장에 적용, 그동안의 교본을 전면 수정하는 절차를 밟을 수 있는 것이 아닙니다. 충분한 시간이 필요합니다. 또 지금의 국기원 태권도 동작을 카라테라고 치부하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20일 서울 삼정호텔 봉은룸에서 열린 ‘태권도 기술 동작 토의’에 참석한 인사들의 말이다. 지난 2007년 3월에 열린 ‘지헌류 태권도 교본 공청회’ 이후 2년여 만에 자리를 마주한 ‘조증덕 관장 VS 국기원’의 대립구도이기도 하다.
이날 만남은 지난 첫 번째 토의와는 다르게 사뭇 차분한 분위기 속에 진행됐다. 설명에 나선 조증덕 관장(78) 역시 자신의 의견을 충분히 피력했다. “준비동작 사진 1,000여매와 본 동작 사진 1,000장을 저자가 직접 찍을 정도로 열정이 담긴 교본이다. 학문적, 인체공학적, 물리학적, 수학적인 원리와 공식을 동원해 지헌류 교본과 국기원 교본, 가라테 교본을 비교했다. 태권도에도 상대성 원리와 1/2의 원리, 180°도의 법칙, 상체 작용각도 45°등의 법칙등이 존재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내 나이가 조금 있으면 80살이다. 다급하다. 지난 5년간 공들인 이 이론을 많은 태권도인들과 공유하고 싶다. 또 훗날 이 지헌류 교본이 국기원의 공인까지도 받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덧붙였다. 조 관장은 토의 내내 “단 한번이라도 지헌류 교본의 동작을 따라 해 볼 것”을 참석자들에게 강조했다.
국기원측 역시 이전과는 달리 마음을 열고 적극 수용 자세를 취했다. 물론 이 자리에서 확답을 줄 수 없었지만, 어느 정도 수용할 수 있는 부분은 있다는 반응을 보였다. 오대영 처장은 “우리는 한번도 조 관장이 주장하는 지헌류를 무시하지 않았다. 100% 틀렸다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교본 작업과 태권도 기술 개발 등을 위한 정부 지원 사항에 지헌류를 포함시킬 정도로 관심을 가지고 있었다. 태권도계에 필요한 이론이라면 시간이 걸리더라도 분명 인정받을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당장은 지헌류 교본을 국기원 교본에 적용, 수정 할 수 없다는 뜻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토의 말미에 김형오 국회의장의 한 보좌관은 “골프에도 이론이 있고, 원심력 등의 설명 가능한 법칙이 존재한다. 하지만 태권도에는 그런 것이 없다. ‘따라해’, ‘이렇게 하면 돼’ 라는 등의 지도방법 만이 있는 것 같다”면서 “신체 조건이 다 틀려 이론에 100% 맞추어 갈 수는 없다. 하지만 기준점이 세워지면 최대한 그것에 맞추기 위한 하나의 목표 지향점이 되어 줄 것이다. 또 수련생들에게는 ‘이런 원리로 이런 동작이 나와야 한다’라는 설명을 가능하게 도울 수 있다. 태권도에는 더 없이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생각된다”고 강변했다.
한편 이날 토의에는 조증덕 관장의 제자인 세계택견본부의 이용복 회장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어떤 것이 합리적이냐를 논하는 자리였기를 바란다. 각도가 어느 시점일 때, 스피드와 파워가 최상인지를 알게 해 주는 이론이다. 그런 면에서는 합리적인 부분이 있다”는 입장을 전했다.

[정대길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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