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어로 무도태권도를 추구한다' 블랙벨트 분당센터

인성 교육에 영어 수업으로 '귀 트임’ ‘입 트임’ 까지

수련에 앞서 수련생들이 줄을 서고 있다.
“태권도의 철학을 영어로 가르칩니다.” US블랙벨트 태권도 분당센터의 제임스 리 관장의 말이다. 지난 2월 분당에 미국 US블랙벨트 한국 최초의 직영법인으로 개관한지 3개월 만에 현재 수련생만 80명이다.
수업은 시종 영어로만 진행된다. <무카스>가 찾은 7일 저녁 7시, 20명 수련생이 도복을 갈아입고 한 줄로 늘어섰다. 사범이 수련생 개인에게 “What did you do?”라고 물으며 스스럼없이 대화를 이끌어내는 가운데 수련은 시작됐다. 리 관장의 구호 아래 일사 분란하게 품새 교육과 타깃 발차기 수업이 시작됐다. 절대로 태권도 동작을 표현하는 데 있어 “영어로만 말해”라고 강요하지 않는다. 흰 띠부터 검은 띠까지의 10살 남짓 된 아이들은 40여 분간 이어지는 훈련에도 한 점 흐트러짐이 없다. 도복에서 “쉭 쉭”소리가 흘러나올 정도로 열심이다. 미국 캘리포니아 지역 내 12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 블랙벨트 센터를 그대로 대한민국 땅에 옮겨 놓았다는 표현이 딱 어울린다.
일선 도장에서 흔히들 하는 줄넘기, 축구 등은 교육프로그램에서 찾아 볼수 없다. 다만 한가지 ‘염치(廉恥,Modesty)’를 가르쳐 인성교육의 틀을 잡아겠다는 데 초점을 맞췄다. “세계의 태권도가 한국에서는 유독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잃어버린 무도 태권도를 찾는 것이 목표입니다.” 리 관장은 품새, 겨루기, 격파만을 수련하는 무도 태권도를 한국에 다시 정착시키고 싶다는 작은 포부를 밝혔다. 아이들 ‘시간 때우기 용’ 태권도가 아닌 단련하고 인내하는 무도를 배워보게 하고 싶다는 것이다.
이런 리 관장의 의지는 학부모와의 상담 과정에서 쉽게 엿볼 수 있다. “제가 파랑색이면 학부모님들은 적어도 하늘색은 돼야죠.” 리 관장은 개관 초기에 있었던 비하인드 스토리를 들려줬다. “한 학부모가 찾아와 '우리 아이는 그냥 재미있게만 해주세요'라고 부탁을 했어요. 보통 개관 초기에는 수련생도 얼마 없고 해서 '예 알겠습니다'하고 입관시키고 싶었지만 저는 주저하지 않았습니다. 단호하게 말했죠. 어머님 저희 도장은 아이들을 재밌게 해줄 수 없습니다. 저희가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강한 아이’, ‘염치를 아는 아이’로 만드는 것입니다. 한참을 생각하시더니 본인이 실수했다며 그 자리에서 등록을 하셨죠(웃음)."

블랙벨트 분당센터의 수련 모습
이렇듯 블랙벨트 센터 도장은 ‘사람다운 사람을 키우는 것’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있다. 하지만 학부모들을 끌어당기는 블랙벨트 센터만의 장점이 또 하나 있다. 바로 'ENGLISH'다. “제 아이가 이제는 사범님 말을 전부 이해해요. 처음에는 어려워했는데, 먼저 말을 붙이고 또, 훈련이 끝나고 이어지는 프리토킹 시간에도 적극적이에요.” 수업을 지켜보던 한 학부모의 말이다. 매 수업 시간마다 사범자격증을 소지한 2~3명의 미국 사범들과 땀흘리며 소리 지른 덕에 일종의 ‘귀 트임’, ‘입 트임’이라는 부가효과를 얻게 것이다.
블랙벨트센터는 차량운행이 없다. 또 월 회비도 7만원 정도의 적은 액수다. 그렇다고 추가비용이 드는 것도 아니다. 머리, 몸통, 팔 다리 보호대에 도복까지 한마디로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공짜’다. 당연히 지금은 수지가 맞지 않는다. 그래도 큰 걱정을 하지 않는다. 블랙벨트 분당센터는 5~6년 뒤를 내다보고 있기 때문이다. “서두르지 않습니다. 저는 수련생을 돈으로 보기 싫습니다. 돈을 쫓다보면 돈으로 망합니다. 무너져 버린 태권도의 무도정신을 되 살리는 방법은 하나뿐입니다. 돈에서 멀어져야 합니다.”제임스 리 관장의 표정은 밝았다.
[정대길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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