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격투기 흥행도구로 전락한 최홍만

드림서 전 메이저리그 홈런타자 호세 칸세코와 대결

최홍만과 칸세코의 대결 홍보하는 FEG (사진출처 = 드림 공식 홈페이지)
‘테크노 골리앗’ 최홍만(28,프리)이 5개월 만에 링에 오른다. 그런데 대결 상대가 이상하다.
최홍만은 오는 26일 일본 요코하마 아레나에서 열리는 드림(DREAM)9 대회에서 전 메이저리그(MLB) 홈런타자 호세 칸세코(44,미국)와 대결한다. 칸세코는 MLB 팬이라면 모르는 사람이 없는 유명 선수다. 통산 462홈런 1407타점을 기록한 강타자이며, 1988년에는 메이저리그 최초로 40홈런-40도루를 달성해 아메리칸리그 MVP를 차지한 바 있다. 하지만 은퇴 후 약물파동, 마돈나와의 염문설 등 좋지 못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런 칸세코를 드림 주최사인 FEG는 최홍만의 대결 상대로 링 위에 올린다. 사사하라 케이이치 드림 프로듀서는 "야구선수는 전체적으로 체력과 힘이 대단하다. 다른 스포츠 선수들보다 격투기에 근접해 있다"라고 칸세코를 평가했다. 하지만 객관적인 전력을 떠나 상식적으로 칸세코는 최홍만의 상대가 되지 않는다. 칸세코는 격투기 전적이 전무하다. 2001년 야구를 그만둔 이후 8년 만에 다시 운동을 그것도 격투기를 한다는 것은 코메디에 가깝다. 그것도 최홍만의 삼촌뻘 되는 나이로 말이다.
FEG가 이런 어이없는 대진카드를 선택한 것은 ‘흥행’ 때문이다. 드림 9는 공중파 저녁시간에 방영된다. 그동안 자정을 넘긴 새벽시간에 주로 방영됐던 터라 FEG는 이번 대회 흥행을 위해 ‘필승카드’는 모두 꺼내들었다. 이를 위해 준비한 것 중 하나가 ‘슈퍼 헐크 토너먼트’다. 체격과 체중 제한이 없는 무차별 대결이라는 뜻이란다. 이제는 야수에서 격투코메디언을 자처하고 있는 밥 샙도 이 쇼의 주연배우 중 하나다. 밥 샙은 자신보다 체중이 80kg이상 가벼운 미노와맨을 상대한다.
비록 패배하긴 했지만, 2007년과 지난 해에 에밀리아넨코 표도르와 미르코 크로캅을 상대해 종합격투기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최홍만이다. 그런데 올해 첫 상대가 노쇠한 전 MLB 선수라는 것은 FEG가 최홍만을 철저히 흥행도구로 밖에 생각하고 있지 않다는 의혹이 들게 한다. 해외 유명 격투기 칼럼니스트 제이크 로센은 최근 ESPN 인터넷에 공개한 글에서 “이 매치는 호세 칸세코의 최악의 악몽이다. 최홍만은 월등한 신체조건으로 K-1에서 어느 정도의 성적을 기록한 파이터다. 이 대진은 완전한 넌센스”라고 꼬집었다. 또 미국 야후 스포츠 매기 헨드릭스는 이들의 경기를 ‘서커스 파이트’라고 폄하했다.
사사하라 프로듀서는 최근 기자회견에서 “J.Z. 칼반과 카와지리 타츠야의 경기나 호나우도 자카레와 제이슨 밀러의 경기처럼 알찬 대진이 있기 때문에, 나머지 부분에 엔터테인먼트적 요소를 채워 넣었다”고 밝혔다. 일본 무대에서 최홍만은 격투기 선수가 아닌 엔터테인먼트적 선수로 치부되고 있는 것 같다.
[김성량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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