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특집

[최종전 파헤치기]①'예측불허' 핀급

[최종전 파헤치기]①'예측불허' 핀급

남자 핀급 최연호 VS 김재헌


오는 10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개최되는 제19회(여자 12회) 세계태권도선수권대회 출전을 위한 최종 관문인 ‘2009년도 국가대표선수선발 최종대회(이하 최종전)’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대한태권도협회(KTA)는 이번 최종전에서 2007, 2008년 국가대표선발전에 출전한 선수들의 체급 별 세부 체중 기준을 남자 최대 3kg, 여자 2kg씩 변화를 줬다. 선수 개인이 자신의 출전 체급을 결정할 수 있게 한 것으로(±1체급 정도) 선택의 폭을 넓힌 조치다. 아직 최종전에서는 전자호구 사용과 차등점수제 도입이 확정 발표되지 않은 상태다.<무카스>는 다른 여느 때보다 치열한 승부가 예상되는 이번 최종전의 출전선수 전력 분석을 매주 두 체급씩 나누어 게재할 예정이다. 첫 시간으로 이번 주는 체중 조절이 승부에 큰 영향을 미치는 경량급, 그중에서도 가장 가벼운 ‘핀급’의 경기를 집중 분석했다. <편집자 주>

지난 2007년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을 차지한 뒤 포즈를 취하는 최연호


남자 핀급은 지난해 국가대표를 지낸 최연호(한국가스공사)와 2진 김재헌(용인시청)의 각축전이 예상된다. 최연호와 김재헌을 지도한 황영갑 전 국군체육부대 감독은 “핀급은 전 선수의 실력차가 종이 한 장이다. 당연히 특정 선수가 승리할 것이라고 점치기 힘들다. 최연호와 김재헌은 핀급에서 높은 평가를 받고 있는 선수다. 하지만 고등학생들의 패기에밀려 경기를 그르칠 수도 있다. 섣부른 예상은 금물이겟지만 최연호와 김재헌이 노련미를 앞세워 침착하게 경기를 풀어간다면 두 선수 중 한 명이 선발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두 선수를 한 명씩 따져보자. 먼저 세계선수권 3회 우승에 빛나는 최연호(28,한국가스공사)는 부상을 딛고 통산 4번째이자 두 번째 연속우승을 꿈꾼다. 최연호의 장점은 오른발 단타가 빠르고 정확성이 높다는 것이다. ‘득점 타이밍’ 포착 이후 오른발 돌려차기는 최연호만의 전매특허다. 최연호는 “가끔 스텝을 활용하지 못하고 공격시에 득점을 빼앗기는 것이 나의 단점이다. 지난 해 무릎 부상을 당해 올해 세계선수권에 출전하지 못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지금은 무릎이 거의 완쾌됐다. 몸도 많이 가벼워졌다. 최종전까지 컨디션조절만 잘하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최연호는 지난해 국군체육부대를 전역하고, 한국가스공사로 복귀했다. 최연호는 2001,2003,2007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정상에 올랐다.

이런 최연호에게도 무시할 수 없는 선수가 바로 용인시청의 김재헌이다. 2년 후배인 김재헌은 국군체육부대에서 최연호와 한솥밥을 먹었다. 때문에 둘은 ‘눈빛만 봐도 아는 사이’다. 물론 지금까지는 선배 최연호의 시대였다. 김재헌이 최연호를 넘어선 적이 없다. 특히 김재헌은 지난 해 최연호가 빠진 국내대회에서 매번 4강에서 무릎을 꿇기도 했다. 최연호를 넘지 못한 것이 슬럼프로 연결된 것이다.

김재헌은 “최근 몸 상태가 좋지 않았다. 선발전에 맞춰 컨디션을 최고로 끌어올리고 있다"라며 “최연호는 불필요한 움직임이 없는 선수다.타점이 좋다. 그의 스피드는 국내 최고다. 최연호와의 경기는 항상 한 수 배운다는 입장으로 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반드시 이길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다. 좌우 스텝으로 최연호의 타이밍을 흔들어 기회를 노릴 것”이라고 각오를 다졌다.

국내 핀급의 최강자 자리는 두 선수의 맞대결로 인해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이들의 발목을 잡으려는 후배들의 기세 또한 만만치 않다. 특히 물러서지 않는 패기와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한 무명의 고교생생들이 최대 변수다. 최연호와 김재헌 모두 기술이나 경기운영 면에서는 한 수 위라고 자신하면서도, 한편으로는 “고등학교 선수들은 무슨 발차기가 튀어나올지 예측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다. 한번 경기가 꼬이기 시작하면 헤어날 수 없을 정도”라며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여자는 한체대 김민지의 강세 예상


지난해 11월 열린 국가대표선수선발 예선대회 플라이급 경기 모습


한체대는 여자부 핀급에서 국가대표 선수 선발을 확신하고 있다. 문원재 한체대 감독은 “지난해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와 전국체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김민지와 대표선발전 예선대회 1위 박효지, 그리고 국내에서 꾸준히 상위 입상하고 있는 이서희 등 총 3명이 여자 핀급에 출전할 예정이다. 이 세 선수 중 한 명이 대표로 이름을 올릴 것”이라고 자신했다. 여기에 지난 해 국가대표 1진이었던 경희대학교 홍혜지가 감량실패로 플라이급으로 옮겨, 최종전에 출전하는 '한체대 3인방'의 우승 확률은 한층 높아졌다.

반면 관록의 이슬기(제주도청)와 김수양(고양시청)의 기세도 만만치 않아 보인다. 박선미 제주도청 코치는 “이슬기와 김수양이 모든 면에서 한체대 선수들에게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실업팀의 강점인 경기경험을 앞세워 승리를 거둘 것”이라며 “이번 여자 핀급은 결국 누가 컨디션을 조절에 성공하느냐, 즉 누가 감량에 성공하느냐가 승패의 관건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많은 일선 지도자들은 상대적으로 김민지가 유력하다고 조심스레 예측하고 있다. K대학의 한 감독은 “한체대의 박효지와 이서희 그리고 제주도청의 이슬기는 실력을 갖췄지만 체격조건이 좋지 않다. 이에 비해 김민지와 김수양은 신장도 좋고, 발차기가 유연하다. 또 굳이 둘 중 한명을 고르라면 최근 물오른 기량을 보이고 있는 김민지가 유력하다. 김민지는 평소 체중이 많이 나가지 않는다. 그는 단 2~3kg의 감량만으로 경기에 출전한다. 일반적으로 체중 변화의 폭이 적은 선수가 경기에 임할 때에는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다. 게다가 김민지는 170cm 가량의 큰 키를 이용해 거리를 두고 득점을 뽑아낸다. 상대적으로 신장이 작은 핀급선수들이 김민지와의 경기를 가장 꺼려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0.01초의 발차기 스피드로 승부가 갈리는 핀급 경기는 체중감량과 컨디션 조절이 승패의 관건이다. 많게는 10kg까지도 체중을 고무줄처럼 늘려도 버텨낼 수 있는 중량급(라이트급 이상)과는 확연히 다르다. 따라서 태극마크의 주인공은 시계제로의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이번 국가대표선수선발 최종대회는 오는 5월 25일부터 27일까지 전북 김제실내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성량 기자 / sung@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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