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승단심사 질서유린에 대한 제도권의 직무유기
천안시협회 자체 심사 파동. 용인대, 경희대 심사권 문제

3월에 열린 천안시태권도협회 승단(품) 심사 현장(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태권도가 타 무도에 비해 급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관 통합과 승단심사를 통합하여 재정자립과 일사분란 한 행정체계를 구축한 것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그런데 이런 과정을 거치며 40여 년 동안 통일, 통제되었던 심사체계에 대한 파열음이 일고 있다. 충남협회와 천안시협회의 갈등으로 불거진 심사권 문제 그리고 경기도태권도협회와 용인대학교 동문 간에 있었던 무등록도장 심사가 빌미가 되어, 경희대학교 연합회가 승단 심사권을 요구하면서 불거진 사태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경희대연합회 측이 용인대 동문과 동시에 경기도협회에 심사권을 요구했지만, 경기도태권도협회는 수용불가 방침을 내렸다. 이에 경희대연합회는 타 시도에 심사를 요청하기까지 이르렀다.
문제는 상황이 이런데 국기원과 대한태권도협회가 ‘강 건너 불구경’ 하고 있다는 것이다. 또 공정거래위원회에 경기도협회가 고발당하고 경기도 지역에 타 시도 협회 측에서 파견한 심사감독관이 심사를 집행하였는데도, 협회나 국기원은 속수무책이다. 이는 명백히 심사권을 유린한 것이다.
태권도 제도권이 존재하는 이유는 회원들의 권익을 보호하는 것이 첫째 임무다. 일선 도장의 생명줄이나 마찬가지인 심사문제에 대해 사회적 약자 편이 아닌 같은 제도권의 편을 들어 방치하는 것은 직무유기의 전형이다. 특히 이런 문제가 발생하도록 방치한 대한태권도협회의 직무유기에 대한 책임이 가장 크다 할 것이다. 자리 보신을 위해 눈치나 보고, 줄 세우기에 급급한 현 제도권은 무책임과 직무유기에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물론 광역협회를 무시하고 심사를 집행한 천안시협회나 대학동문을 모아 심사를 강행한 경희대 연합회에도 분명 문제가 있다.
만약 용인대, 경희대 심사권의 문제를 계속 방치할 경우, 전국에 퍼져 있는 약 43개의 태권도 관련학과 동문회가 유사한 문제를 제기해 올 것이 눈에 훤하다. 나는 제도권에 세 가지 질문을 던지고 싶다. 하나, 16개 시도협회와 국기원, 대한태권도협회는 과연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둘, 16개 시.도 협회가 심사수익을 목적으로 자기 지역과 연고가 있는 타 지역 지도자들을 활용해 심사 유치 활동을 하거나 심사를 강행할 경우 대책은 있는가? 셋, 심사권이 무너지고도 과연 제도권이 지금처럼 온전할 수 있을까?라는 것이다.
심사권의 원천 소유자인 국기원은 대한태권도협회에 심사권을 위임했다. 다시 KTA는 16개 시도협회에 심사집행권을 위임해 집행하고 있다. 하지만 심사권으로 통제해 오던 태권도 제도권이 협회의 무책임과 방치로 심사권을 유린당한다면, 국기원 단증시대도 대단원의 막을 내리게 될 것이다. 분명 ‘개인단증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최악의 경우에는 대한태권도협회, 16개 시도 협회를 무시하고, 공정거래위원회의 평결에 의해 국기원에 직접 심사를 신청하게 되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이할 수도 있다.
태권도의 승품단심사가 이전투구가 되지 않기 위해서는 지금이라도 심사권의 위계질서를 확립하기 위한 책임 있는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며, 그동안의 직무유기와 무책임한 행동에 대해서도 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심사권에 대한 어떠한 예외도 있을 수 없으며, 이를 지키지 못할 시 태권도 제도권의 공멸은 시간문제라는 사실을 직시하고 이 문제에 대한 협회의 책임 있는 행동을 촉구한다.
심사수익으로 꾸려가는 제도권이 무슨 문제만 발생하면 "우리는 경기단체라 한계가 있다", "우리는 국제기구다", "협회에 이야기해라”는 식으로 발뺌해서는 안 된다. 더 이상 구구절절한 변명이나 늘어놓지 말고 ‘환골탈태’해야 한다. 지금이라도 일선 지도자나 약자의 하소연에 귀 기울이고, 봉사하는 자세로 찾아가는 서비스를 본분으로 행하고 태권도의 미래 비전 개발과 회원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
*외부 기고문은 본지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무카스미디어 / http://www.mookas.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