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발언대]국기원에 대한 정부의 직접 관여 옳지 않다

[발언대]국기원에 대한 정부의 직접 관여 옳지 않다

정부는 대화와 협상을 이끄는 다리역할 정도가 바람직


* 이희섭 미국 태권도고단자회 사무총장의 글은 본인의 요청으로 무카스에 게재하는 것으로 본지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태권도의 세계 본산인 국기원에 대한 한국정부의 직접 개입과 관장은 안 된다. 그리고 정부가 좌지우지 하려고 하는 것은 더욱 옳지 않다. 국기원은 한국의 한 단체에 불과하지 않고, 세계 각지 태권도인들의 마음 속 고향이자 정신적인 지주다. 국기원은 미국에서 수련하고 있는 태권도 수련생들이나 지도적인 위치에 있다. 전 세계 태권도인들에게는 생애에 한 번 반드시 방문하고 싶은 동경의 대상일 뿐 아니라 태권도 정신의 모체기도 하다.

태권도 정신을 상징하는 국기원은 정치의 영향권에서 떨어져 있어야 그 정신이 더욱 빛날 수 있다. 태권도가 한국 정부의 그늘 아래 있다는 생각이 세계 각국의 태권도인에게 확산되고 그런 인식이 뿌리 내리게 된다면 일반 시민들의 창의성과 헌신, 열정으로 성장한 태권도의 정신을 심각하게 손상할 수 있다. 가뜩이나 국가주의적 경향이 짙어가는 태권도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또 한 민족의 자랑스러운 정신과 함께 보급된 태권도의 앞날에 먹구름을 불러 올지도 모른다.

스포츠는 스포츠를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들에 의해서 그 운명이 결정되어야 하고 운영의 정상화도 스스로 모색되어야 한다. 물론 정부당국에서도 국가적 위상과 세계 체육계에 영향을 미칠 태권도계의 바람직하지 않은 모습에 불안감을 느꼈을 수 있다. 그러나 도와주는 입장이라면 모르지만 직접 나서서 운영하려는 발상은 자발적이고 자율적인 태권도계의 여론을 무시했거나 정부가 성급하게 해결하려고 했다는 비판에 직면할 수 있다. 태권도계에는 어떤 역경이라도 극복할 수 있다는 정신으로 무장된 태권도인과 원로가 얼마든지 있고, 세계 태권도 종주국으로서 위상을 지키며 태권도계의 혁신을 위해 몸을 바칠 지도자들도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정부 당국에서는 국기원이 세계 태권도의 행정본부일 뿐만 아니라 ‘태권도정신의 본산’이라는 인식을 깊이 할 필요가 있다. 한국 태권도인들이 그동안 심혈을 기울여 닦아 온 세계 태권도계에서의 지도력을 고려해야만 한다. 정부가 직접 감 놔라. 대추 놔라 한다면 한국 태권도인들에 대한 이미지가 스스로 사고하지 못하게 된다. 제 자신을 주체하지도 못하는 열등감을 가진 존재로 전락시켜 한순간에 세계 태권도인으로부터 존경심을 잃게 될 수밖에 없는 사태에 직면하게 될 것이다. 정부의 지시에 의해 움직이게 되는 태권도계를 상상할 수 없다. 그런 상황이 닥친다면 태권도인의 위상은 어떻게 될 것이며 세계 각국에서 열심히 태권도 보급에 앞장서고 있는 한인 지도자들이 “태권도정신!”을 운운할 수 있겠는가. 정부가 안타까운 마음을 가지고 진정으로 도와주기 원한다면 서로 타협할 수 있도록 다양한 다리를 놓아 주거나, 대화와 협상을 통해 문제가 해결 되도록 만남을 주선하는 선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한다.

“존경심!”은 태권도 정신의 핵심부분이고, 이 정신을 통해 태권도는 그 지평을 넓혀 왔다. 태권도의 한 부분인 존경심은 선진국에서도 수련생의 인격을 도야하고, 수련생 부모들의 마음을 사로잡는 매력 포인트로 자리매김했다.

왜 태권도를 가르치는가?


미국의 한 태권도장 전경(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함)


자기 방어와 심신단련, 타인에 대한 존경심 증진, 불굴의 정신 함양 등이 태권도 정신의 핵심이 되고 있다. 경기 위주의 태권도는 태권도의 일부일 뿐이다. 태권도 정신을 배양해 성숙한 인격체로 다듬어 주는 것이 바로 태권도의 존재 이유다. 태권도의 자율성과 존경심이 타율적 개입 등으로 인해 물든다면 한국 태권도의 앞날과 세계화에 막대한 지장이 초래될 수 있다. 한국의 고유 무술로서의 태권도가 발전함에 따라 한국인의 위상이 높아갔던 점을 깊이 인식한다면 정치성이 배제된 자율적인 태권도계의 앞날을 위해 문체부는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 권력과 돈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또 다른 파당적 인선을 통해 국기원과 태권도계에 영향력을 행사하려고 해서는 안 된다.

정부당국은 태권도가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독립적으로 자립 성장하며 오늘날과 같은 태권도를 세계화를 이루었다는 사실을 심각하게 고려해야 한다. 태권도는 다른 스포츠와 달리 한국 역사 속에서 오랜 전통을 이어가는 문화적 무술로서 지난 50년간 자립 성장하여 다져진 단체인 만큼 정부 공권력이 개입한다고 해서 과연 원만하고, 태권도인들이 수긍할 수 있는 해결책이 나올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든다.

본인은 지난 20여 년간 미국올림픽위원회 산하 미국 태권도협회 임원으로 봉사한 경험이 있다. 거대한 미국 올림픽위원회도 자율단체로서 정부의 재정지원이나 관섭을 받지 않는다. 자체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의회 상원위원회에서 운영을 감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국기원도 태권도본산지로서 외국인들에게 성스러운 선망의 대상이 되려면 태권도인에 의한 자체 운영이 바람직하고, 태권도의 세계화와 한국의 국위 선양에도 더욱 유익할 것이다. 정부의 관여는 미국과 같이 국회 분과위원회를 통한 감독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태권도의 세계 본산 국기원이 한국 정부기관 산하 단체로 전락한다면 정치성에 민감한 세계 스포츠계로부터 신뢰를 잃게 됨은 물론 세계 각지에서 심혈을 기울이는 한국 사범들을 경계하고 배척하며 그들만의 협회를 결성, 운영하려는 움직임이 노골화돼 한국의 태권도 지도력이 크게 위협 받게 될 우려가 크다.

태권도계를 염려하는 정부 당국자들의 노고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리며 정부당국의 국기원 운영개입과 장악은 한국 태권도의 위상에 득보다 오히려 해가 막대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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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5

국기원이 2009.04.07
한국정부의 손아귀에 들어간다면 세상사람들이 좋아할까?
태권도 2009.04.07
어느것 한자 손댈것이 명문으로서 태권도를 수련하신 선배다우신 글이십니다. 옳습니다. 국기원의 법정법인은 모양새가 좋지를 않습니다만 작금의 사태는 그렇지를 못하니 안타깝습니다.
스스로 자처한일 2009.04.08
국기원의 사태는 국기원 스스로의 선택이 아니었던가? 이렇게 큰 일의 결과도 예측못하고 추진했더란 말인가? 그리고 이제서야 태권도 인들이 그건 아니라고 말을 하고 있구나.
TKD man 2009.04.08
아무리 읽어도 오직 탁상 공론 같은 이론이군요. 국기원이 세계태권도의 총관 답지 않은 행동들을 하기때문에 정부가 관리하려는게 아닌가요? 즉 국기원이 제 구실을 똑바로 한다면 정부가 나설리가 없겠지요. 현재 국기원의 형태를 잘 모르시고 하시는 이론 같군요.
자업자득 2009.04.08
글자 그대로 國技이며 한국의 문화유산인 태권도를 말아 먹는꼴을 가만히 앉아 바라보고만 있으라는 얘기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