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과후 태권도’ 시행하면 도장 차량 총 출동하겠다!

고수회, 청태협, 태사모 핵심인사들에게 들어 본 방과후 태권도 시행

김포의 한 도장 관장이 수련생을 지도하고 있다.(기사 내용과 무관함)
‘한나라당 경제위기극복 상황실’의 김용태 의원은 지난 18일 깜짝 발표를 하나했다. “총 798억원의 예산을 들여 1만6천명의 태권도, 농구, 미술 등 예체능 강사에게 60~65만원의 보조금을 지급하겠다”는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내놓은 것이다. 현재 이 같은 추가경정예산 통과는 마무리 단계에 이르렀다. 김 의원의 홈페이지에는 예체능 자영업자들의 항의성 댓글이 쇄도하기 시작했고, 관련 기사 하단에는 일선 지도자들의 절규 섞인 글들이 올라오고 있다. 이에 <무카스>는 500여명 이상의 회원수를 보유하고 있는 국내 사설 태권도 단체의 의견을 청취해 봤다.
태권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
“시행만 되면 해당 학교장을 찾아갈 것이다. 우리 모임의 600명 지도자들은 이미 마음을 굳혔다. 도장 차량이 총출동하는 광경을 보게 될 것이다. 태권도인들의 무서움을 모르고 있다. 가만히 앉아서 당할 수만은 없다. 아이들에게 태권도의 ‘첫 맛’을 방과후 학교에서 경험하게 한다면 결과는 참담하다. 성의 없는 교육에 인원수 늘리기에 급급한 방과후 학교에서 아이들이 겪게 될 태권도에 대한 인식이 솔직히 두렵다. 최악의 경우에는 방과후 태권도를 거쳐, 검도나 합기도 등올 옮겨 가는 양상이 벌어질 수도 있다. 김 의원이 내놓은 정책을 살펴보자. 금번 청년실업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은 멀리 봤을 때, 태권도의 문화를 지탱하는 ‘스승과 제자’ 사이를 돈(교육비)를 빌미로 갈라놓는 상황을 야기할 것이다. 저소득층을 위한 정책이라고 한다면 조금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사교육비 경감 대상 목록에 월 9만원, 10만원의 태권도장 수련비가 타깃이 됐다니, 이런 취급을 받을 바에야 차라리 영어, 논술, 수학 같이 30만원 정도로 회비를 올려 받아야겠다. 솔직히‘탁상공론 식’의 발상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태권도 고수회
“일선 도장별로 최소한 15~20% 정도는 피해가 갈 것이다. 거의 한 클래스(수업)가 사라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일선 도장이 타격을 받게 되는 이유는 간단하다. 정부에서 매달 60만원 가량의 지원을 받고, 최소한의 운동 시설에 정부가 보증하는 강사까지 더해지게 된다면 인근 도장과 경쟁이 가능해지는 것이다. 주 2회 한 시간 교육이라는 짧은 교육 시간과 많아야 월 5만원(수도권 월 수련비 10만원)밖에 하지 않는 값싼 수련비가 학부모들의 구미를 당긴다. 김 의원이 말한 예체능 계열 졸업자들의 실업 문제 해소에도 다소 문제가 있어 보인다. 현재 태권도만큼은 전공자들 중에 노는 인력이 거의 없다고 봐도 된다. 되려 사범이 모자라는 게 일선 도장의 현실이다. 현재 이미 일부 학교에서는 방과후 태권도가 시행되고 있다. 심지어는 한 명의 강사가 두세 군데의 학교를 돌며 가르치고 있다고 한다. 그 결과 질 낮은 교육을 받은 수련생들이 이에 만족하지 못하고. 인근 태권도장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한다. 그래도 긍정적인 면을 찾자면, 처음에는 수련생이 감소하겠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는 현재의 태권도장으로 발걸음을 돌릴 수도 있다는 것이다.”
청년학사태권도연합회
“의사협회나, 약사협회 처럼 정부를 상대로 싸워 우리의 의견을 개진해야 한다. 현 일선 도장 중에는 자체 경쟁력을 가진 지도자들이 그리 많지 않다. 그렇다면 다른 단체의 협회들처럼 정부에 대응해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역할이 중요한 것이다. 현재 학부모들이 태권도장에 자식들을 보내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자신감, 발표력, 포용력 등을 채워줄 수 있는 수준 높은 교육의 효과를 기대하는 것이다. 일주일에 많아야 두 번 정도하는 방과후 학교로는 정상적인 교육이 힘들어진다. 이게(방과후 태권도) 태권도의 전부인냥 인식되는 것은 전체 태권도 이미지에 큰 타격이다. 자칫 ‘태권도의 고급화’를 위해 새벽 4시까지 잠 안자고 연구하는 우리 일선 지도자들의 노력이 물거품이 될 수 있다.”
지난 21일 대한태권도협회(회장 홍준표, 이하 KTA)는 양진방 전무이사 주최로 도장분과긴급위원회 회의(이하 긴급회의)를 열고 대응책 마련에 돌입했다. 하지만 여기에서도 뾰족한 대책을 내놓지 못했다. KTA 사무국 전 임직원이 고심하고 있지만 솔직히 명쾌한 해결책이 없다. 고수회의 이송학 회장은 인터뷰 말미에 이런 말을 하나 했다. “국가가 하는 일에 자칫 ‘밥그릇 싸움’으로 비쳐질 것 같아 마음이 불편합니다. 아마 저희가 그동안 지켜온 태권도 사범이라는 특별한 직책 때문이겠지요.”
확실한 것은 2009년 봄 국내 일선 태권도장들에게는 '잔인한 4월'이 예고되고 있다.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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