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칼럼] 주먹에 의한 얼굴공격 허용해야
본 사이트에서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주먹에 의한 얼굴공격을 허용해야 하는가에 대한 온라인투표를 진행했다. 결과는 총 139명이 투표에 참가한 가운데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이 94명으로 67%를 차지했고 허용해서는 안된다는 의견이 45명으로 32%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예상했던 것보다 매우 많은 수의 사람들이 주먹에 의한 얼굴공격을 허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가지고 있었다. 물론 적은 수의 인원이 참여한 투표결과이고 왜 그런 의견을 가지고 있는지가 투표결과에 정확히 나타나지 않은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 결과를 진지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태권도는 초기에 가라데 그 자체였고 그에 따라 태권도는 당연히 손기술 위주의 무술이었다. 지금도 물론 태권도 품새는 손기술 위주다. 그러나 태권도는 자체 진화 과정에서 경기화를 추구했고 그 과정에서 많은 발차기 기술이 발전했다.
현재 태권도 경기규칙은 주먹에 의한 얼굴공격을 금지하고 있으며 주먹으로 몸통을 공격하는 것은 인정하고 있으나 실제 경기에서 득점으로 잘 인정해주지 않고 있다. 따라서 태권도 경기에서 주먹은 점점 퇴화하고 있다. 이것은 매우 좋지 않은 일이다. 일종의 기형적인 발전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지난 시드니올림픽에서 태권도가 처음으로 정식종목으로 채택되어 올림픽 무대에 선을 보인 뒤 많은 사람들이 태권도 경기가 너무 재미없다고 지적했고 현재 세계태권도연맹은 차등점수제를 골간으로 한 경기규칙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 그러나 차등점수제나 득점범위 확대 뿐만이 아니라 주먹에 의한 얼굴공격도 허용되어야 한다.
현재 경기규칙 개정의 주요 방향은 재미 추구다. 관중들이 더욱 재미있게 태권도 경기를 관람하게 하자는 것이다. 발차기 일변도의 경기보다는 주먹으로 얼굴도 공격하는 식의 경기가 훨씬 더 흥미로울 것이라는 점은 깊이 생각해보지 않더라도 분명히 알 수 있는 사실이다.
현재의 태권도 경기를 비판하는 많은 사람들은 비하하는 표현으로 "WTF 태권도 경기는 닭싸움"이라고 말한다. 태권도 경기를 한번이라도 본 사람은 알겠지만 현재 WTF 태권도 경기는 마치 닭싸움하듯이 두 선수가 경기장 내에서 폴짝폴짝 뛰어다니다가 끝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러한 WTF 태권도 경기와는 달리 현재 ITF 태권도 경기는 주먹에 의한 얼굴공격을 허용하고 있다. ATA(미국태권도협회)도 그렇고 많은 태권도 단체들의 경기방식에서는 주먹에 의한 얼굴공격을 허용하고 있다.
본 사이트에서 ITF 태권도 경기를 방송했을 때 네티즌들의 반응은 아주 뜨거웠다. 평소보다 3배 가까운 사람들이 방송을 봤던 것이다. 보고 난 사람들의 반응은 WTF 태권도 경기보다 더 재미있다는 것이었다.
태권도의 무도성 회복과 관련해서 봤을 때도 태권도 경기에서 주먹에 의한 얼굴공격은 허용되어야 한다. 어떤 경기 지도자는 주먹에 의한 얼굴공격을 허용하는 것이 어떠냐는 얘기에 "그렇게 되면 태권도의 정체성을 상실하게 된다. 그래서 반대한다."고 말했다. 다른 격투기 종목과 구별하기 어려워진다는 것이다.
그러나 태권도의 정체성은 오히려 현재의 WTF 태권도가 헤치고 있다. 발차기 위주의 제한된 기술만을 사용하게 만들어놓은 WTF 태권도 경기가 태권도의 기술적인 발전을 가로막고 있고 주먹을 자유롭게 사용하지 못하게 함으로써 태권도를 기형적인 무술로 변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관중들은 태권도 경기가 더욱 역동적이길 바라고 화려하기를 원한다. 좀더 박진감 넘쳤으면 바라고 격렬했으면 한다. 격투기의 일종이고 강함을 추구하는 태권도가 좀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으려면 지금의 이것도 저것도 아닌 상태에서 벗어나 명실상부한 무술로, 격투기로 거듭나야 한다. 아마도 본 사이트의 온라인투표 결과에는 이러한 태권도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바램이 담겨져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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