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붙는 품새 용어 논쟁
과연 품새가 품세로 다시 바뀌는 일이 생길까? 지금 태권도계에는 현행 품새라는 용어 대신 80년대 말 이전에 사용되었던 품세라는 용어로 다시 바꾸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이런 움직임의 선두에 선 이종우 국기원 부원장은 현재 사용되고 있는 품새라는 용어 대신에 품세라는 용어로 다시 바꿔야한다고 최근 태권도 신문의 지문을 빌어 주장했다.
태권도 신문에서 이 부원장은 "모양새를 뜻하는 새는 생명감이 없고 고착된 형태를 나타내는 것"이라며 품새라는 용어에 반론을 제기하고 나섰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품새라는 용어는 품세라는 용어에서 바뀐 것으로 지난 80년대 말 한국 전역에 일었던 한글전용화 운동에 발맞춰 국기원이 한글학계의 자문을 구해 1987년 2월 현행의 품새라는 용어로 바꿨다. 바로 이렇게 바뀐 용어를 다시 원래대로 되돌리자는 것이다.
이 부원장은 "품세의 세(勢)는 기술적 접근에 따라 얼마든지 예술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하면서 "품세의 세(勢)에는 기품과 기세 등 형태적 변용과 생명력의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고 역설했다.
국기원 연수원 이종원 연구부장은 "80년대 말 품세를 품새로 바꾼 이유는 한글전용화 때문으로 이는 그냥 가져다 붙인 것일 뿐 아무 의미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우리말을 사용하는 것도 좋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용어인 품새는 눈으로 보여지는 형태인 겉모양만 나타낼 뿐이기 때문에 태권도 동작과 동작이 연결되어서 생기는 기세와 기운을 담아 낼 수 있는 용어인 품세로 바뀌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이종우 부원장의 의견을 뒷받침했다.
새는 순우리말로 생김새, 꼴이라는 뜻이기 때문에 현행의 품새라는 용어는 태권도 동작이 내포하는 심오한 뜻을 담아내지 못하고 단지 태권도 동작의 겉모양만을 뜻할 뿐이라는 것이다.
고수회의 강신철 관장도 "지난 80년대 말 품세라는 용어가 품새로 바뀌었을 때 거부감이 있었다"며 "개인적으로 품새라는 용어보다는 품세라는 용어를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현재 사용되고 있는 용어인 품새를 지켜야한다는 의견도 만만치 않다. 태권도 철학에 정통한 충청대 이경명 교수는 "지금 사용되고 있는 품새라는 용어를 바꿀 하등의 이유가 없다"고 못 박았다.
이 교수는 "한문을 쓰면 태권도 철학의 뜻이 살아나고 한글로 쓰면 그렇지 않다는 것은 어불성설로 지금 사용되고 있는 품새라는 용어에는 과거에 사용되었던 품세라는 용어가 뜻하는 것을 모두 포함하고 있다"며 "순우리말로 고친 것을 굳이 다시 한자어로 고친다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정작 중요한 것은 용어에 있는 것이 아니라 현재의 품새에 철학적 의미를 부과해 반복 수련함으로서 자신의 인격을 가다듬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 자리에서 당장에 품새 혹은 품세가 옳다고 말하는 것은 무의미한 일인 것 같다. 다만 현행의 품새라는 용어가 많은 태권도인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있다면 굳이 품새를 품세로 바꿀 이유가 없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용어가 아니라 바로 태권도 발전을 위한 태권도인의 하나된 노력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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