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개 도장, 수련의 지속성 1.5배 상승시킨 '태권도 CMS'

관원, 출결, 회계 관리, SMS전송 등으로 지원사격에 수련생지킴이 노릇까지

외부에서 공개심사를 하고 있는 한 태권도장
#장면1
태권도장을 개관한지 올해로 3년째인 인천 계양구의 박 모 관장(31)에게는 세 가지 고민이 있다. 하나는 70명의 수련생 중에 10명이 회비를 제때 내지 않는 미납 수련생이기 때문이다. 심지어 10명 중 일부는 3개월째 수련비를 내지 않고 있다. 두 번째는 카드결재 수수료에 대한 부담감이다. 신용카드가 생활화돼 있는 요즘같은 세상에 노골적으로 현금으로만 달라고 하기에도 난감한 상황이다. 세 번째는 통장에 잔고가 없다는 점이다. 현금으로 수강료를 받다보니 '주머니 속 돈'이 금세 동이나는 것이다. 오늘도 박 관장은 지갑 속 두둑한 현금을 술한잔의 유혹에 털어 넣고 있다. “수련비 1, 2개월 밀리는 건 예사지요. 관장들에게 돈 받는 것은 가장 힘든 일이죠. 가뜩이나 요즘 학부모들이 신용카드로 결재를 해서 남는 게 없습니다.”
#장면2
경기도 과천의 K 도장에 두 자녀를 보내고 있는 학부모 김영숙 씨(35). 그는 매달 5일이 ‘결정의 순간’이다. 10만원 상당의 돈을 현금으로 내려고 하니, 솔직히 요즘 같은 불경기에 심각하게 퇴관을 고민하고 있는 것이다. 김 씨에게는 요즘 매번 회비봉투를 만지작거리는 새로운 습관이 하나 생겼다.
앞선 두 상황은 대부분 태권도장의 일선 관장과 학부모 간에 반드시 풀어야 할 ‘난제중의 난제’를 살펴 본 것이다. 간단하게 ‘돈을 받는 자’와 ‘돈 내는 것이 아까운 자’ 사이에서 벌어지는 일종의 신경전이다. 이를 해결하고자 기껏 생각해 낸 것이 ‘계좌이체’ 인데, 이 역시 직접 은행으로 또 인터넷뱅킹에 접속하는 것이 귀찮아 지면, 회비봉투와 별반 다를게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국내 1만여 개 태권도장(2009년 예상 집계)들 모두가 이같이 ‘돈 돈 돈’의 고민에 빠져 허우적거리고 있다는 말인가. 이에 최근 골머리를 앓던 전국의 50개 태권도장의 두통을 잠재운 ‘도장회비 해결사’가 등장해 태권도계에 신선한 충격을 주고 있다. 전자금융 전문업체인 효성에프엠에스(대표 류필구)가 지난해 7월부터 50개의 도장을 우선 시범적으로 선정해 '태권도CMS'를 보급한 것이다.
결과는 한 관장의 말이 보여준다.“다소 놀라운 조사결과가 나왔습니다. 회비봉투에서 수납의 자동화인 CMS체제로 도장운영을 바꾸면서, 정확히는 수련의 지속성이 1.5배가 증가했습니다.”
태권도뿐 아니라 무술도장에 새바람 예고

한 태권도장에서 수련생들이 지도자로부터 교육을 받고있다.
원리는 간단했다. 태권도장과 학부모의 중간에 ‘태권도CMS’라는 새로운 매개체가 등장해 금융기관의 역할을 대신한 것이다. 간단하게 태권도장의 수련비, 심사비, 특별활동비 등을 학부모의 사전 동의 하에 자동 출금해주는 서비스였다. 편리성으로는 ‘무조건 한 개 통장’으로 통일한 초,중,고등학교의 스쿨뱅킹과는 달리 국내 19개의 국내 금융 기관과 연계돼 있어 등록의 번거로움이 없다. 관장들도 딱 한번 말만 꺼내면 상황종료다. 신규 입관 수련생에게는 납부신청서 한 장, 기존 수련생에게도 별도의 신청서 한 장이면 끝이다. 그 뒤로는 태권도CMS가 관원, 출결, 회계 관리, SMS전송 등으로 지원사격에 들어간다. 시쳇말로 통째로 도장을 관리해 주는 것이다. 효성에프엠에스의 허원회 상무는 “미술,음악,영어 등의 일반 사설학원에서도 출결관리를 학부모들에게 문자로 전송하고 있다. 뛰어나지는 못하더라도 태권도장이 지역사회에서 뒤처질 수는 없는 것이다. 회비 납부 이외에 도장에서 발생하는 모든 일을 CMS가 돕는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태권도CMS 적용으로 50개 도장에서 거둔 가장 큰 성과는 ‘수련의 장기화’다. 현재 태권도CMS 사용 도장의 관장들은 “퇴관을 하려고 생각했던 학부모들이 자동이체로 미리 결재된 수련비 때문에 울며 겨자 먹기로 한달 더 수련을 하게 되는 경우가 빈번합니다. 자연스럽게 1개월간 고민하는 학부모들과 수련생의 마음을 돌릴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주어지게 되는 것이죠. 회비봉투 시절에는 돈 안 주면 그만이었지만, 지금은 상황이 틀려졌죠. 관장들에게 CMS가 일종의 수련생지킴이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입니다”라고 입을 모은다.
물론 이들에게도 태권도CMS를 선택할 당시에 고민이 하나 있었다. 자신의 도장 수입내역이 적나라하게 노출될 것이라는 우려 때문이었다. 하지만 면세사업자인 태권도장에서 자동이체는 현금 항목으로 신고되는 까닭에 회사원들이 겪는 ‘유리지갑’ 걱정은 막상 뚜껑을 따보니 먼 나라 얘기였다. 또 기존 타 업체의 출결관리 시스템을 이용하고 있는 몇몇 관장들은 이중으로 비용이 들 것이라며 꺼려하지만, 이 역시 태권도CMS가 전 시스템을 호환하고 있어 업체의 이동에도 문제가 없었다.
현재 효성에프엠에스는 태권도 도장뿐만 아니라 국내 무술도장 전체로까지 통합도장관리시스템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유수의 도장프로그램 업체들이 1년이 멀다 하고 나자빠지는 상황에서 대기업다운 장기 플랜으로 국내 무술계에 일대 혁신을 예고하고 있는 것이다.
처음 CMS사업을 구상한 허원회 상무는 당당하고 자신에 차 있다. 기업이라는 것이 모름지기 이윤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것인데도 허 상무는 “제 날짜에 회비를 받으시고 도장 운영상에 전혀 문제가 없으신 관장님들은 저희 태권도CMS를 사용하면 안 됩니다”라고 이색 주문을 한다. ‘돈에 눈이 멀면 고객도 멀어진다’는 그의 지론 때문이다.
*2009년 무술도장에 꼭 필요한 통합도장관리시스템의 등장, 이를 도입한 성공도장 탐방, 급부상하고 있는 '태권도 CMS' 기사는 3편을 마지막으로 종료합니다.
1부(월) - 회비봉투를 버리자, 이제 무술도장 스쿨뱅킹이다!
2부(수) - 아쉬운 소리 이제 그만! '관장은 교육, 운영은 시스템'
3부(금) - '태권도 CMS', 성공 도장 필수조건
[정대길 기자 / press02@mook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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