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연재

인간, 동물 중의 동물


인간은 동물이다. 동물은 움직임을 전제로 한다. 식물도 움직이지만 식물은 스스로 움직임의 주체가 되지 못한다. 그래서 바람에 흔들리는 갈대도 나뭇잎도 전부 나약함의 상징으로 표현된다.

인간은 동물이기 때문에 움직여야 산다. 움직이지 않으면 쇠퇴하고 나약해진다. 이것은 만고불변의 진리이다. 너무 당연한 원리이기 때문에 산소가 눈에 보이지 않지만 모든 생명을 영위하게 하듯 그저 잊고 살아갈 뿐이다. 인간은 자연과 조화하며 살아가는 또 다른 자연인 것이다.

그래서 쇠해지고 약해지면 소멸하고 강해지면 살아 남는다. 이렇게 인간을 쇠퇴하게 하고 소멸하게 하는 것이 바로 질병이다. 식물은 햇볕을 받지 않으면 말라죽게 되고, 동물도 저항력이 떨어지면 병에 시달리다 죽게 된다.

식물은 죽지 않으려면 햇볕과 물과 양분을 잘 받아야 하지만, 반면에 동물은 영양과 운동이 필요하다. 그래서 식물은 뿌리를 내려야 하지만 동물은 뿌리를 내리면 죽는 것이다.

동물이 병에 걸리는 것은 저항력, 즉 외부에서 침입하는 나쁜 환경에 견디는 힘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흔히 면역 기능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에 포함된다. 물론 신체적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어차피 인간의 몸은 신체와 정신의 조화 속에서 영위되기 때문이다.

저항력은 사람에게 똑같이 주어지는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각각 다르다. 스스로 저항력을 길러 저항력이 튼튼한 사람이 있고, 저항력이 약해 병에 잘 걸리는 사람도 있다. 특히 어린 시절에 길러놓은 저항력은 평생 건강의 밑거름이 된다.

인간의 몸은 외부 환경의 자극을 받으면 그 자극에 반응을 하게 된다. 이런 자극이 몇번에 그치지 않고 반복되면 우리 몸은 그 자극에 대하여 저항하게 되고 결국은 그 자극에 적응하게 된다. 이렇게 적응하게 되면 저항력이 그만큼 커지고 몸이 변하게 되는 것이다.

몸이 변하면, 이전의 자극은 더 이상 아무런 영향을 끼치지 못하게 된다. 그래서 운동으로 자극을 높여 나가는 것이다. 우리 몸은 사용하면 할수록 튼튼해지고 사용하지 않으면 않을수록 약해지기 마련이다.

일단, 태권도는 저항력을 기를 수 있는 가장 좋은 운동이다. 우선 태권도는 환경을 극복할 수 있는 저항력을 길러준다. 추울 때나 더울 때나 도복을 입는 것은 추위에 저항할 수 있게 하고 더위에 저항할 수 있게 한다. 추워지면 옷을 하나 더 입고 더 추워지면 더 옷을 껴입는 것은 우리 몸의 저항력을 약하게 할 뿐이다.

따라서 태권도는 옛부터 겨울에는 가장 추운 시기에 추위를 이기는 모한수련(冒寒修鍊)을 하고, 가장 더울 때는 모서수련(冒署修鍊)을 했다. 모한수련에는 냉수마찰도 하고 도복만으로 추위를 이기는 수련을 했고, 모서수련에는 더위를 이기는 인내와 집중력을 길렀다.

이것은 단순히 추위를 이기는 것이 아니라 어떤 병원균이 들어와도 몸이 끄덕 않고 그것을 견디는 저항력이 강해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만큼 우리 몸의 잠재능력을 키워주는 것이다.

또 태권도는 외부자극을 이길 수 있도록 몸의 저항력을 기른다. 근육을 튼튼하게 하고 모든 대사가 원활하게 하여 건강하고 튼튼하게 성장하도록 한다. 그래서 몸이 자극에 오래 견딜수 있게 하고 웬만한 자극은 극복해 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흔히 우리 어머니들은 태권도와 공부를 반대의 것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공부를 위해서 태권도를 그만둔다는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공부는 무엇으로 하는가? 라는 질문의 가장 정확한 답은 몸으로 한다는 것이다.

공부라는 자극은 움직이지 않고 앉아서 뇌에 지속적으로 자극을 주는 것이다. 이것은 시간과의 싸움이며 이 시간과의 싸움은 머리가 하는 것이 아니라 몸이 하는 것이다.

책상에서 오래 버틸 수 있도록 하는 힘을 기르는 것은 근육과 뼈대와 인내의 정신이 하는 것이다. 몸이 버티지 못하면 머리는 힘을 쓸 수 없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훌륭한 공부를 위한 가장 중요한 밑받침은 튼튼하고 저항력 있는 몸인 것이다. 공부하는 좌뇌가 팽팽 잘 돌게 하려면 운동하는 우뇌의 활성화가 중요하다는 것도 상식이다.

태권도는 단계적으로 저항력을 길러준다. 태권도 수련은 외부의 물리적 자극을 극복할 수 있는 근력을 길러주고, 연속적 움직임은 어떤 운동 못지 않게 심폐 능력을 길러준다. 이 심폐 능력의 향상은 우리 몸의 효율이 좋게 해준다. 적은 에너지로 우리 몸을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자동차로 말하면 엔진의 성능이 좋아지는 것이다. 또 수련은 추위와 더위에 대한 저항력을 키운다. 이것은 감기나 각종 질병에 대한 저항력을 강화시키고 궁극적으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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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권인 2001.01.14